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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20대명산챌린지>어답산, 왕의 기운을 느낄수 있을까?
    오르다~ 山!!/山 2024. 9. 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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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즐기면서 만난 이들에게 인사를 할때, "산 대신 가족에게 자신을 양보하는 시간 보내세요~"라고 명절인사를 남기고는 한다. 그런데 컨디션도 엉망이니 한가위 연휴기간 친구들과의 술약속을 일부러 잡지않고 조용히 지내려는데...... 본성이 어딜 가겠나? 가만히 있질 못하고 옆지기는 영업을 하겠다는데, 이몸은 산을 향한다. 가을이니 버섯이라도 채취하면 다행인데, 그마저도 까막눈이니~ ㅎㅎ

    산행일시 : 2024. 9. 16(월)일, 날씨 맑음(덥다)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갑천면 일대 어답산(御踏山, 786m)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에 있는 산(고도:789m)으로 병풍을 두른 듯 솟아 있다. 진한의 태기왕을 쫓던 박혁거세가 이 산에 들렀다 하여, 혹은 태기왕 자신이 이 산을 밟았다고 해서 어답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태기왕이 이곳에 와서 평상(어탑)을 놓고 앉았다 하여, 어탑산(御榻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횡성군읍지』에는 어탑산으로 나온다. "군 북쪽 3리에 있다. 산 모양이 왕의 걸상과 같아 그렇게 이름 붙였다.

    어떤 사람은 태기왕이 전쟁을 피해 땅을 가려 이 산에 머물러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하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듯 싶다."라고 쓰고 있다.                                                                                      - 한국지명유래집   참조 -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횡성온천(폐점) -(1.3km, 45분)- 선바위(구멍바위) 기점(갑천리 갈림길) -(0.4km, 15분)- 전망데크(장송) 

                        -(0.9km, 35분, 낙수대 경유)- 정상 -(0.6km, 30분)- 약물탕 -(1.4km, 30분)- 삼기리(마을끝 안내표지판)

                        -(1.6km, 20분)- 원점회귀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6.2km, 총 3:00분(휴식 및 인증 25분 포함) 소요

    어쩌다보니 "강원20명산챌린지" 24년도 대상의 산을 계속 오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왕 오르는 산행 완주까지 가보자라는 생각이 굳어진다.

    이제 남은산은 한손의 손가락으로 꼽으면 된다. 그렇기에 남은 산중에 영서지역의 몇산을 백패킹을 겸해서 한번에 오를 생각이었는데, 명절연휴 그냥 가만히 있기에 아쉬워 휙~하고 길을 나서본다.

    딱히 코스를 정하지는 않았으나, 사전정보를 통해 인지하고 있는 곳으로 무작정 달려본다. 지금은 운영을 하지않아 폐거하 된 횡성온천 앞에 차를 주차하고, 사전정보 없었으면 들머리가 어디일까 한참을 찾아 두리번 거렸을 곳을 바로 들어선다. 들머리 기점의 숲길은 어답산이 명산인것일까? 아니면 들머리를 찾기 어려우니 시그널들이 이렇게 걸려있는것일까? 라는 궁금증으로 시작된다.

     

     

    대부분의 자그마한 산들이 그렇듯, 어답산 또한 시작부터 정상까지 그리 길지않은 길이지만 쉼없이 오르막이 이어진다. 그래도 지자체에서 꾸준히 관리를 하는지 등산로의 상태는 그리 방치된 자연의 모습이 아니다.

    동해안에서 출발할때는 선선한 가을날씨를 기대하며 찾은 횡성의 어답산, 이미 들머리부터 맑음과 높은 습도가 산행의 훼방꾼이 될 것을 짐작했지만 가을치고는 너무 더운 여름날씨에 300m에 가까운 들머리에서 약 800m에 이르는 정상까지 약간의 안부쉼터를 제외하고 오르막을 오르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작은 산이라고 우습게 볼수 없고, 결코 쉬운 산행은 없음을 새삼 몸이 느끼고 있다. 올여름은 유난히도 그러하다.

    그래도 가을이라고 등로에는 이름모를 버섯류들이 자라고 있고, 다람쥐를 불러모으듯 도토리도 짙은 갈색으로 익어가며 땅에 떨어져 구르고 있다. 간혹가다 툭, 투둑~ 떨어지는 무언가(도토리겠지~)의 소리도 가을의 소리라며 인내의 발걸음을 옮긴다.

    선바위
    구멍바위
    선바위 구간도 가파른 등로가 이어진다.

    딱히 조망이 없다. 그러니 눈길은 숲의 나무들만 쳐다보며 땀을 훔치게 된다. 어답산의 숲은 적당히 참나무(신갈, 굴참나무 등)류와 소나무가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다. 그마저도 밋밋할까봐 높은 습도를 양분삼아 자라는 것은 아닐테지만 파릇한 이끼류들이 굵은 줄기에 공생하며 숲의 초록을 짙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오르다보면 횡성온천 기점에서 첫 이정표와 같은 갑천리 갈림길 아래에 선바위구멍바위가 쉼터를 제공하며 쉬어가라 한다.

    쉬어가라 잡지않아도 높은 습도와 기온 그리고 작은(?) 산의 쉼없는 오르막은 적당한 휴식처에서 발걸음을 멈출수밖에 없다. 이럴때 적당한 조망도 함께하면 금상첨화일텐데~

    횡성호수와 장송

    잠시 쉼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기다보면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오르막쯤의 데크전망대(횡성호수를 바라보며 밤하늘 별빛을 즐기는 백패커들이 간혹 찾는 곳이다.)가 나타난다. 전망대는 햇빛을 가리지 못한다. 그래서 쉬어가야함에도 쉴 생각은 못하고 전망대의 조망을 즐긴다. 오름 내내 조망따위는 무시하는 어답산의 등산로에서 만나는 전망데크 조망은 그래서 더 시원하다.

    큰 숲에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있었으면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을수도 있는 장송은 횡성호수를 바라보는 데크전망대 끝에 홀로 서서 나를 바라봐달라는듯하다.

    그럼에 횡성군에서는 평생 300년의 수령을 자랑하라는듯 "전망대 장송"이라는 이름표까지 달아준다.

    전망대에서 횡성호수의 좌측 끝으로 치악산의 봉우리가 어렴풋이 조망되고, 우측으로 용문산과 공작산까지 산그리메가 이어질까? 대충 짐작으로 가늠해본다.

    낙수대

     

     

    이제 정상이 멀지않았다. 가는 길에 낙수대라는 이름의 바위가 아름드리 나뭇잎들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밀지만, 정상에서 차량회수를 위해 다시 회귀할 것을 약속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다른 이들의 산행기에서 적당히 4시간 내외의 발걸음을 확인하였기에 혹여나 시간에 쫓길까싶었지만, 다행히 그들보다는 빠른 산행으로 하산이 될 것을 짐작한다.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서의 희열은 없다. 그러니 넓지않은 정상부에서 셀카모드로 인증샷을 남기는 시간을 잠시 할애하며 오늘의 목적지를 클리어한다. 다시 내려서야한다.

    낙수대 위에서 횡성호수 조망~
    낙수대, 그 뒤로 공작산이 운해에 갇힌다.

    늦은 산행으로 점심을 해결해야한다. 어디가 좋을까?

    오름길에 만난 전망데크는 하산길과 다른 경로, 나는 지금 낙수대를 지나 삼거리 마을방면으로 하산하려 한다.

    낙수대와의 약속을 먼저 지키려는듯 나뭇잎 사이로 보이던 암벽의 윗쪽을 잠시 올라서본다. 하산하는 길이니 일부러 오르는 일은 없다. 옆으로 살짝 발걸음만 옮기면 그만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던 횡성호수 방면의 조망과는 다른 느낌, 그러나 왜 낙수대일까? 물길이 느껴지는 곳은 없는데...... 비가 내려야 아래쪽에서 바위를 타고 흐르는 낙수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일까?

     

    낙수대를 지나 오름길에 만난 갈림길(횡성온천과 삼거리)에서 또다른 길로 내려서면서 비가 와도 낙수대의 물줄기를 확인할 일은 없을듯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까칠한 등로를 만난다.

    로프 그리고 발을 디딜수 있는 철근이 박힌 내리막의 바위구간...... 혹여나 어답산을 찾는 이들이라면 그냥 무난하게 횡성온천과 갑천리 방면의 고갯마루에서 오름을 선택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아주 위험한 것은 아니니 겁 먹을 필요는 없다. 그렇게 까칠한 로프(난간)구간을 내려서면, 일상에서도 일탈을 꿈꾸듯 잠시 옆길로 눈길과 발길을 주라는듯 이정표가 멀지않은 곳을 가리킨다.

    약물탕, 혹여나 이런 자그마한 산에도 알탕을 할만한 소(沼)가 있는것일까라는 상상을 하며 걸음을 옮겨보니, 위에서 만난 낙수대의 물이 이런 물일까싶은 쫄쫄~ 이끼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싱그럽게 반긴다.

    행여나 목이 마르더라도 괜히 나의 건강을 시험에 들게 하고싶지는 않으니, 그냥 바라만 보고 걸음을 되돌린다.

    "나에겐 아직 여분의 생수가 있다."

    삼거리 마을끝 지점(들날머리)
    삼거리에서 어답산 조망
    삼거리 보호수, 전망대장송보다 더 나이가 많아요~
    왼쪽 끝에 보이는 길이 외갑천로와 만나는 통상적인 길이다.
    그날 저녁 가족은 명절기분을 부루마블로~

    이후의 등로는 평범한 숲길, 걸음을 빨리 옮겨 지체된 속도를 조금 끌어올리며 나의 산력을 끌어올릴수 있는 구간이 이어진다. 서서히 숲속에서 푸른 가을하늘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드디어 삼거리(절대 길이 세갈래로 갈라지는 지점을 일컫는 것이 아닌 마을 이름이다.) 마을끝(어답산 방면으로~)의 안내판을 만나며 무더운 날씨에 오른 어답산 산행을 마친다. 그러나 아직 고행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삼거리의 외갑천로 지열과 길지않은 사투를 벌여야 한다.

    다행히 마을길에서 사유지로 연결되는 단축 노선이 짐작되는 지형이 감지된다. 단 몇걸음이라도 줄이며 포장된 도로를 걸을수 있음도 행운이다. 다만 단체산행이라면 주민의 일상생활을 방해할수도 있으니 그냥 삼거리의 도로방면을 이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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