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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패킹>산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 나도 즐겼었는데~
    오르다~ 山!!/山 2024. 9. 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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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르파활동을 접은 후에 산에 대한 의욕이 줄어들었음은 분명하다.

    명산을 찾아다니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장거리 산행시에는 왕복으로 움직이는게 힘들어 산에서의 노숙을 겸한 자연과의 교감을 즐겼다라고 말하는데....... 실제 그러했는지는 모르겠다. 

    늘 밤하늘 아래에서 주님과 함께 어울리다보면 아침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으니~ ^^;

    아무튼 최근 운해의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어느산에서 하룻밤 머물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여, 집안 구석 어딘가에 쳐박혀있는 백패킹 장비를 잠시 꺼내어본다.

    백패킹 일시 : 2024. 8. 31(토) 맑음

    백패킹 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노학동, 설악동 일원 주봉산(382m) 헬기장

                             속초 시내권의 작은 언덕같은 청대산과 주봉산은 설악산의 대간길 황철봉 구간에서 분기되어 울산바위와

                             달마봉 그리고 목우재를 넘어 동해바다로 떨어지는 능선으로 설악산을 극한으로 즐기고자 하는 "설악태극

                             종주(약 60km)"구간에 속하며, 백패킹의 성지까지는 아니어도 편안하게 설악의 산그리메를 즐기고자 하

                             는 이들이 간혹 하룻밤 묵어가는 곳이다.

    Tip,  설악태극종주는 인제군의 모란골(내설악구간)에서 안산(m), 대승령(m), 귀때기청 (m) 에서 한계삼거리를 지나 끝청 (m) , 중청 (m) 의 힘든 코스를 지나 인내를 시험하게 하는 공룡능선과 마등령에서 저항령과 황철봉 (m) 을 거쳐 울산바위(계조암), 달마봉을 거쳐 주봉산, 청대산을 지나 동해바다(설악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최고난이도의 종주코스이다.

    카페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옆지기에게 노숙을 위한 들머리에 내려줄 것을 청한다.

    "편한 집을 놔두고 왜 동네산에서 야심한 밤을?"이라며 의아해 할 것은 뻔하지만, 내가 뭔가를 하고플때 말리면 골이 나는지라 그려러니 하며 반포기했을테다. 

    그렇게 신라샘에서 라면 하나 끓여먹을 물을 담아 본격적인 걸음을 옮긴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함이 있어 걷는데 크게 무리가 없지만, 여전히 흐르는 땀방울은 산행의 훼방꾼이다.

    그래도 뜨거운 햇살이 아닌 선선한 공기속의 숲길은 싱그러움 가득하니 좋은데, 간만에 짊어진 박배낭에 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헬기장 뒤로 달마봉과 울산바위가 노을빛에 잠긴다.
    외설악

    혹여나 어둠속의 텐트 피칭이 될까 걱정되어 걸음이 빨라지는 것일까? 주봉산에서 박배낭 짊어지고 인증샷 한컷 남기고 도착한 헬기장은 서서히 노을이 붉어지는 하늘빛과 함께 날씨 좋은날 백패킹이라는 기분에 빠져든다.

    그러나 현실은....... 오랜만의 자연속에서의 노숙을 흉내내느라, 헤드랜턴(은 얼마전부터 찾아보았지만 어디에 꽁꽁 숨겨두었는지 보이지않았고~)과 밤하늘 별빛에 취하는 것이 아닌 주(酒)님에 취하려면 기본적인 양념은 있어야되는데 양념도 챙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노는 것도 습관이어야되는데, 생각만하다가 이런저런 시간에 쫓기다보면 지나치게 되는 것이 우리의 모습 아니겠는가?

    밤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별빛이 더욱더 빛나는 시간을 기다리며 주님과 느끼한 삼겹살을 구워가며 어둠을 즐긴다.

    간간히 심심할까봐 달려드는(것인지 조용히 내려앉는 것인지~) 모기와의 사투는 이계절 자연속에서의 유희를 위한 보상이라 여겨야할 것이다. 

    적당히 주님과 어울리다보면 취기에 쓰러져 쉬고싶어진다.

    그전에 밤하늘 별을 담고싶은 욕심을 스마트폰 액정과 씨름하며 찍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요즘 스마트폰이야 성능이 뛰어나서 어느정도의 이용법만 익히면 밤하늘도 전문가처럼(보이게) 흉내를 낼수 있다.

    그러나, 적당히 준비가 있어야 그것도 가능한 것을....... 취기에 흔들리는 몸과 손각대 그리고 어설픈 스마트폰 이용기술로는 한계가 있다. ^^;

    이제 포기하고 쉬어야겠다고 텐트속으로 들어간다.

    심야의 속초(노학동) 야경
    설악태극종주 산꾼

    새벽의 속초시내
    종주산꾼 후미~
    새벽의 사이트 철수~

    오랜만의 노숙은 잠자리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왜 야심한 밤에 명산도 아닌 속초의 작은 동산까지 인기척이 들리는 것인가? 혹시 단속반?? 참고로 목우재까지는 국립공원의 단속이 빈번하다. 주봉산을 포함한 청대산까지도 국립공원구역임을 표지석과 같은 흔적으로 확인한다. 그러나 국립공원과 산림청의 숲도 일부는 지자체 관할권이다보니 야심한 밤에 단속이 있을리없는데...... 

    한두명의 인기척이 그러려니하며 지나고 얼마있지않아 또 인기척...... 잠들려하면 인기척이다.

    이미 잠을 포기했지만 텐트속에서 나오는 것도 귀찮다.

    그러다 새벽시간...... 이번엔 한무리의 산꾼들이 왁자지껄, 설악의 단속구간을 무사히 탈출했으니 도심의 작은 동산에서는 조금더 편하게 그들의 감정을 표출할테다. 설악태극종주를 하는 "부울경종주팀"의 걸음이 밤새도록 선두와 중간 그리고 후미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그들의 인내와 도전을 감탄하면서도 "왜 하필 오늘이야?"라며 산속에서의 노숙을 방해받음을 원망한다. ㅋㅋㅋ

    밤새 담지 못한 별과 밤하늘의 풍경에 뭐 볼게 있다고....... 잠못들고 깬 새벽에도 다시 스마트폰을 허공에 들이대며 찍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오랜만의 백패킹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하루는 그렇게 피곤하게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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