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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20대명산챌린지>분단의 땅을 바라다볼수 있을까? 철원으로~오르다~ 山!!/山 2024. 10. 4. 18:55728x90
당초 계획은 1박 2일로 백패킹(운해로 요즘 핫한 양구의 산에서)을 하며 타지의 남은 도전 인증지를 걸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일은 그리 계획대로만 되는 것이 아닌지라...... 당일치기로 우선 난해한 한곳의 산을 오르기로 한다.
자세히 산의 정보를 얻지는 않았지만, 대충 들날머리를 정해놓고 서울양양간 고속도로의 구간을 달리다가 춘천IC에서 화천방향의 지방도로 빠져 도착한 하오고개는 정보의 습득을 위해서인지 한눈에 알아볼수 있다.
그럼에도 계획한 들날머리를 제대로 걸을지는 의문이다.
산행일시 : 2024. 9. 28(토) 맑음~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상서, 사내면과 철원군 근남면 일대 복주산(1,152m)
복주산은 해발 1,152m의 산으로,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광주산맥에 속하는 산으로, 남서쪽에 광덕산(廣德山, 1,046m)·명성산(鳴聲山, 923m), 북동쪽에 대성산(大成山, 1,175m)이 솟아 있다. 아주 오래전 물로 세상을 심판할 때 모든 곳이 다 물에 잠겼으나 이 산만 꼭대기에 복주께(주발) 뚜껑만큼 산봉우리가 남아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한민국구석구석 참조 -
누구와 : 나홀로~(산행내내 손가락 꼽을만큼의 산객을 만난다.)
산행코스 : 하오고개 -(1.1km, 15분)- 하오현 -(1.8km, 60분)- 정상(인증) -(1.0km, 45분)- 헬기장(복계산 갈림길)
-(1.5km, 50분)- 용탕골(알바) -(1.5km, 30분)- 복주산자연휴양림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6.9km, 총 3:20분(인증 및 휴식 20분 포함)
기억력의 한계다. 몇해전 고대산(832m)을 찾았을때 굉장히 오래 도로를 달린것같은데, 복주산을 향해 달린 하오고개까지는 2:30분 언저리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같은 철원이어도 고대산은 철원읍내에 위치하고, 복주산은 화천과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니 당연한 거리감임에도 길치인 나로써는 같은 철원인데 이렇게까지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러나 하오고개에서 당황하지않고(이미 등산을 하는 이들의 차량인지 여러대가 주차되어있으니) 바로 주차를 한뒤 도로 건너편의 이정표를 따라 들머리를 향한다.
하오고개에서 원점회귀 산행을 하려고 한다면 "하오현"까지 차량을 끌고 올라도 된다. 다만, 노지의 공간이 여유가 없어 자칫 주차를 못하거나 회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하오고개에서 시작되는 복주산 산행로는 쉽고, 빠른 인증산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알려진것이 아닐까싶은 생각이다. 하오현 기점으로 "평화누리 자전거길"이라는 이정표가 더 눈에 띈다. 하오현 기점에서 본격적인 복주산 산행이 시작되는 숲길, 그러나 시작부터 군부대의 철책순찬로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폐타이어를 활용한 오르막 계단이 이어진다.
명산100이 아닌 명산100+ 그리고 이벤트의 산행지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시작부터 정상까지 오르막이다.
그러나 명산100도 이런 오르막은 쉽게 만나고 경험하면서 왜 조금은 인지도가 떨어지는 산에서 더 힘들게 느끼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산을 대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오르막을 오르더라도 명산100과 같은 풍경과 조망이 계속 이어지지 않기때문일것이다.
복주산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기에 하늘과 먼곳을 바라보기 보다는 발옆을 바라보며 가을의 야생화에 심취하며 오르막의 거친 숨을 잊으려한다.
흔하디 흔한 가을의 야생화들, 그리고 본듯하지만 이름이 기억나지않는 야생화들을 만나고 눈에 담으며 오르다보면 드디어 정상부에 다다른다.
올해는 유난히 덥고 습한 날씨였는데, 복주산의 정상부 나무들은 건조함에 말라 비틀어지며 부러지고 쓰러진듯 정상부의 모습은 모든 고난을 겨우 참아낸듯한 앙상한 나무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드디어 정상, 그 희열을 만끽하라며 사방팔방은 아니어도 조망이 펼쳐진다. 그러나 이것은 맛보기다.
물론, 원점회귀를 하였다면 정상석이 있는 정상부의 조망이 전부라고 느꼈겠지만.......
갈등, 늦은 산행으로 정상에서 빵 한조각과 음료로 허기를 채우면서 갈등하다가 충분히 시간이 될듯하여 휴양림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몇걸음을 옮기면 정상석이 있는 정상보다 조금(과장하면 몇cm) 높은 진짜 정상같은 곳의 조망이 방금전의 조망을 다 지운다. 더 가려지는 것 없는 주변의 풍경, 같은 풍경이지만 다시한번 담으며 앞으로 갈 길의 암울함을 예견하지 못한다.
조망을 벗어나자마자 정상을 오를때 만났던 앙상한 가지들의 잡목이 약 500여미터를 귀찮게 한다. 연신 손으로 밀어내고, 허리를 숙이고 잔가지를 밟아 부서뜨리며 등로를 찾아간다.
휴양림 방면의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인데 이렇게 관리되는 것이 정상일까라는 의문을 담고, 핼기장을 지나며 GPS지도를 들여다본다. 여기서 갈림길이 있는데......
늘 그렇듯 진입로, 갈림길 등에서는 초반 흔적이 사람을 유혹한다. GPS앱의 지도상에도 이곳에 길이 있음을 알려주고, 수시로 등로를 이탈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며 가상의 길을 따라가보지만 어느순간 길의 흔적은 사라진다.
그러다 만나는 난감한 구간에선 또 길과 상관없이 육안으로 무언가 흔적이 있을것만 같은 길을 찾아간다.
그렇게 알바는 시작된다.
유명한 산이 아닌 지역의 자그마한 산은 그나마 알바를 하면서도 다행히다싶은게...... 깊은 골짜기를 휘~휘~ 돌고 돌아야만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껏해야 한시간 남짓의 고생을 하면 된다. 이게 위안이라니~ ^^;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져있고, 낙엽이 수북히 쌓여 어디서 크래바스를 만날지 모르는 숲길을 찾고 찾아 계곡에 이르러서는 또 사면을 올라야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체력의 걱정이 따르기도 한다.
그렇게 시작된 알바는 끝나지 않았지만, 30여분을 긴장하며 숲을 헤짚고서야 계곡의 어느부분에 다다른다. 다행스럽게도 계곡의 한켠으로 또다른 길의 흔적이 간혹 나타난다.
그 흔한 시그널도 없음은 오래전부터 이길은 사람의 출입이 없었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어렴풋한 길의 흔적을 따라 계곡을 이리 건너고, 저리 건너며 겨우겨우 알바에서 탈출했음을 확인하며 위안을 삼는데...... 알바의 수확은 남들이 보지못한 용탕골의 계곡과 이끼를 조금 즐겼음이요, 알바의 결과는 산행시 사용하는 선글라스 분실이라는 사실이다. 평범한 길이라면 어디쯤이라 짐작하며 되돌아갈법하지만, 불확실한 알바의 길에서는 그마저도 의지가 생기지않는다. 과감히 분실처리~ ^^;
복주산 용탕골의 계곡미는 화려하지않지만, 상부보다 하류쪽의 자연미가 좋다. 적당한 폭포앞에서 인증샷 한컷 남기고 서둘러 길을 내려선다.
그러면서 알바를 할 수 밖에 없음을 확인하는 표지판, 이또한 오래전 설치했음을 증명하듯 색이 바랜 문구가 GPS앱의 온라인 지도를 믿고 모험을 감행한 나를 질책하고 있다.
용탕골은 등산로가 없음을 확인하는 안내표지판, 그 뒤로부터는 복주산 자연휴양림의 시설들이 나타난다.
이정도의 지척의 구간이라면 용탕골의 등산로도 개발, 다시 복원해도 되지않을까라는 건의를 하고싶다.
복주산을 찾을수 있는 매력이라면 복계산 방면의 헬기장 인근의 갈림길에서 휴양림으로 향하는 등산로(이또한 믿을수는 없지만~)의 지도상 풍경보다 용탕골이 더 매력적이리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또다시 GPS앱(온라인)의 지도를 믿지말고, 다른 산객들의 기록(후기)을 참고하여 산행을 해야만 함을 절실히 느낀다. 그러면서도 어느순간부터 인증산행의 폐혜같은 짧은 산행, 최단시간 산행의 기록들이 난무하고 있으니 나는 이 둘의 경계에서 또 갈등을 한다.
거리상으로는 더빨리 하산을 하여야했으나, 알바는 그 시간을 갉아먹는다. 서둘러 귀가를 해야한다.
휴양림 입구 바로앞의 463번 지방도(하오재로)에서 히치하이킹을 위해 손을 내민다. 몇몇 차들이 그냥 지나치는 순간, 고갯길을 향해 한참을 걸어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허탈감...... 그 순간 멈칫멈칫하던 차량이 서더니 태워줄듯말듯 말을 내뱉는다. 그러나 친절하게도 요즘 세상이 험악해 안태워주려다 인상이 좋아보여 태워준다며, 속초에서 왔다는 말에 놀라며 캔커피 하나까지 선물로 주신 여사님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무사히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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