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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왕성폭포 1탄>바라만 보던 폭포를 직접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다.오르다~ 山!!/山 2024. 7. 31. 18:30728x90
우리는 무엇인가 상징을 하기 위해 최고, 최대 등의 표현을 하며 손가락을 꼽기를 좋아한다.
전국의 명산에도 순위를 매기고, 그 산에서도 상징적인 기점을 선정하기도 한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폭포는 무엇일까?
금강산에 있는 구룡폭포와 개성의 박연폭포 그리고 설악산의 대승폭포를 꼽는다.
금강산의 십이폭포, 비봉폭포 그리고 조양폭포와 함께 4대폭포인 구룡폭포(九龍瀑布)는 너비 약 4m, 폭포의 길이가 약 74m에 이르는 명폭으로 일명 중향폭포(衆香瀑布)라고 부른다.
또한 익숙한 개성의 박연폭포(朴淵瀑布)는 학창시절에 귀가 따갑게 외우기도 했던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로, 폭포의 규모(너비 1.5m, 폭포의 길이 37m)로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박진사와 그의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전설이 있는 아름다운 폭포이다.
앞의 두 폭포는 우리가 갈수 없는 폭포, 그렇다면 설악산의 대승(大勝)폭포는 내설악에 위치한 규모로는 앞의 두곳보다 월등히 큰 폭포의 높이 88m의 물줄기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폭포다.
그러나 이번에 가는 곳은 대승폭포가 아닌 토왕성폭포이다.
우리나라 3대폭포를 열거하면서 갑자기 토왕성폭포? 여기서 또 짚고 넘어가자.
설악산을 대표하는 3대폭포는 당연히 대승폭포 그리고 토왕성폭포와 독주폭포가 되겠다.
대승폭포는 누구나, 체력이 된다면 가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폭포이다. 그러나 토왕성폭포는 멀리 전망대에서 바라만 볼수 있는 폭포이며, 독주폭포는 여전히 미답의 통제구간이니 언제 가볼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산행일시 : 2024. 7. 26(금) 맑음 그리고 구름~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동 외설악 일대 토왕성폭포(850m)
일명 신광폭포(神光瀑布)라 한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외설악지역에 속하며 칠성봉(七星峰, 1,077m) 북쪽 계곡 높이 약 450m 지점에 위치한다. 폭포의 이름은 토기(土氣)가 왕성하지 않으면 기암괴봉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오행설(五行說)에서 유래되었다.
석가봉·문주봉·보현봉·익적봉·노적봉·문필봉 등이 성벽처럼 둘러싸고 있어 ‘성(城)’자가 붙었으며, 물줄기가 3단으로 연결되어 떨어져 내리는 연폭이다. 깎아세운듯한 성벽을 타고 비류하는 광경은 한필의 명주천을 늘어뜨린 것과 같고,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천만음이 함께 들리는 것 같아 가시적인 경관뿐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산을 감상할 수 있는 절승지이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 -
누구와 : 친구 2명과 함께~
산행코스 : 소공원(케이블카 탑승장) -(2.2km, 30분)- 비룡폭포(감시초소) 앞 -(1.8km, 2:35분)- 토폭 우측 릿지
-(0.6km, 2:40분)- 토폭상단(휴식 및 식사) -(0.9km, 2:50분)- 숙자바위 기점 -(1.6km, 1:25분)- 소토왕폭골
-(3.9km, 1:15분)- 원점회귀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1.0km, 총 11:15분(휴식 및 식사 4:05분 포함) 소요
동창모임에도 적당히 끼리끼리문화가 있다. 술과 유희를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테이블이 형성되고, 골프를 즐기는 이들끼리 또 예약을 하거나 실력을 자랑하는 이야기가 오고간다.
나는 당연히 이쪽 저쪽 기웃거리다가 산과 관련된 이야기로 흐른다. 그러다가 갑자기 툭 던지는 친구....... 나중에서야 기억에 없다는듯 이번에 가자는게 아니였다는 이야기지만 일단 불을 지피고 본다.
민중의 지팡이로 근무하는 친구의 휴무일, 나는 이직으로 인한 연차의 제한으로 아끼고 아꼈던 휴가를 하루 내기로 하면서 설악의 익숙한 풍경을 찾아 아침을 열어젖힌다.
설악산케이블카 탑승장 부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친구 덕분에 요금결재없이 소공원 상가까지 차를 끌고 들어선다.
인적없는 설악의 또다른 속살을 찾는 걸음은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조금더 일찍 움직였어야 할까? 벌써 비룡교 너머로 보이는 하늘빛은 여명을 지나 뜨거운 열기를 뿜을 준비를 하는것만 같다.
예전처럼 토왕폭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숲길이라면 익숙하지만 꾸준히 이런저런 풍경을 담으려했을테지만, 지금은 전망대가 아닌 토폭의 상단을 범하기 위한 걸음이기에 평소 담으려던 풍경도 식상하다는듯 지나치며 육담교를 담아본다.
이 친구들과 또 이런 걸음을 이곳에서 할까싶은 마음에 뒷모습 한컷씩 그리고 그 앞에 내 얼굴 하나 들이밀며 오랜 뒤의 추억같은 이미지로 남겨보는 것이다.
그렇게 거닐다 몇해전 첫 빙벽 맛보기를 했던, 비룡폭포 직전 비탐의 문을 열어젖힌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여정이 오랜 기다림의 클라이막스를 제공하는 가슴뛰는 걸음이 될줄 알았는데, 이른 아침의 토왕폭으로 향하는 숲길의 운치를 느낄만큼 아름다운 하루가 될줄 알았는데....... 아니다. 고통은 그때 가서 느끼는 것으로 하자. 지금 이순간은 설악의 깊은 속살로 들어서는 아름다운 순간으로 남겨두자.
지난 겨울의 빙폭의 맛보기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어렴풋이 친근함을 전하는 숲길을 오르내리고,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다가 잠시 쉬어가는 시간마저 여전히 토왕성폭포를 그리는 마음만큼 벅찬 감동을 전한다.
그러다가 계곡과 숲길을 뚫고 잠시후면 만나게 될 토왕성폭포의 전경이 드러나면 또 습관처럼 한컷의 추억을 남긴다.
그렇게 숲길의 운치를 뚫고 본격적인 토왕성폭포와의 포옹을 위해 마지막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결코 마지막 휴식이 아니다. 그 짧은 거리를 그 긴시간동안 사족보행을 하고, 로프에 매달리고 그마저도 익숙하지 않다는듯 손가락 끝에 온 신경을 쏟으며 바위를 움켜쥐고........ 그래도 아직 갈길은 멀더라.
믿을 것은 대장의 리딩뿐, 그러나 친구도 오래전 희미한 기억과 스마트폰의 정보를 찾아 길을 앞서가다보니 간혹 헷갈리는 구간을 만나게 되고, 이럴땐 우리의 휴식같은 시간이 되어주지만 친구는 부담감에 더 체력적인 힘겨움을 느꼈을테다.
그럼에도 내색하지 않고 이리저리 길을 확인하는 시간, 그래도 간간히 두 눈에 들어오는 토왕성폭포는 오늘 아니면 또 못볼지도 모른다는 애절함이 더 선명하게 남는듯하다.
손에 잡힐듯 잡힐듯 하면서도, 이정도로 토왕성폭포의 희열을 마주하려 했냐는듯이 토폭의 상단은 우리의 가슴을 받아주지 않는다.
제발 이 구간이 마지막 시험의 구간이길 바라면서 선등한 친구가 내려준 로프 그리고 손끝과 발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바위 위로 올라선다.
그러나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토폭 상단이 아닌 운해를 살짝 뚫고 눈앞에 다가오는 노적봉, 이마저도 내 몸과 마음을 끌고 들어갈것만 같다. 이 유혹을 이겨내야된다. 그렇지 않으면 낙오다. ㅋㅋ
설악의 많은 유혹은 발걸음을 이끌지만, 지금의 유혹은 자칫 마지막 유혹이 될수도 있다. 친구의 리딩을 따라 토폭의 상단을 찾아간다.
분명히 설악의 유혹을 찾아 왔으면서도 익숙한 풍경과 함께 펼쳐질 운해를 상상하는 순간, 오늘 대청봉을 올랐을 이들이 부러워진다. 몇시간째 사족보행을 하며 오른 토폭의 상단지점,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는거 아닌가라는 푸념을 늘어놓으며 토폭상단에서의 알탕을 미끼삼아 마지막 힘을 내어본다.
나무 사이로 운해인지 운무인지 드리워진 장막이 걷힐때 울산바위가 얼굴을 내밀고, 그러다가 운해가 와불을 뒤덮는다.
운해의 멋드러짐은 멀리서, 산정에서 내려다볼때 그 진면목을 느낄수 있다. 지금처럼 서서히 우리의 몸을 휘감는 운해는 많은 산우들이 외면하는 풍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운해의 움직임속에서 설악의 바람꽃은 눈앞의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라며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우리가 산을 즐기는 이 순간, 우리의 가족은 위험을 내재하고 있음을 안다면 섣불리 보내주지는 않겠지만 늘 응원하며 허락함에 감사하지 않을수 없다.
이제는 토왕성폭포 상단이다. 잠시 쉬어가자.
짧은 거리 그러나 긴 시간을 계곡, 폭포를 따라 올랐으니 시원했을까? Never~
유난히 더위를 많이 느끼고, 체력적인 부담을 절실히 느끼는 올해다. 그런데 이런 거친 폭포를 탐방하겠다고 길을 나섰으니 그 결과는 날씨와 자연앞에서 넋다운이라 하겠다.
버티고 버티며 올라선 토왕폭 상단의 계곡물에서 상상에 맡길 알탕...... 행여나 낯선 누군가가 우리의 경험을 나누고자 할까봐 가릴것은 가리면서 알탕을 했으니 오해는 마시라~ ㅎㅎ
그런 와중에 토폭 상단에서 내려다보지는 못하지만, 상단의 물줄기 그 앞에서 운해를 벗어나며 머리를 내미는 노적봉의 풍경은 색다른 희열을 전한다.
물, 풍경과 함께 알탕을 즐기며 열기를 식혔으니, 굶주린 사자마냥 허겁지겁 먹거리를 해치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은 이리도 간사한 것을.......
갈망하던 풍경을 만날수 있다는 기대감에 입의 즐거움은 없어도 그만일것만 같더니, 힘겹게 올라 쉴만큼 쉬어줬다고 탐욕의 신이 꿈틀거리는 것이다. ^^;
멀리서 바라볼때는 꼭 올라봐야겠다는 욕구가 가득했지만, 막상 올랐을때는 그런 풍경의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흔히들 하는 "산은 바라보는 것이야~"라는 말처럼 토왕성폭포에 대한 일말의 동경심은 동경심으로 채워가길 바란다.
"갔다 왔으니 그런 말 하는거야~"라고 할지라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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