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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초천>뚝방길 어둠속을 거닐다.
    일상~/일상사 2024. 4. 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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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의 일상, 대학의 선배들과 모임이 있다.

    여전히 1차 이후에는 조용히 자리를 물러나고 싶은데, 가끔은 그 성향을 모른척하며 붙잡는 경우가 있다.

    적당히 이끌리는 척 하며 2차에 합석했다가 구름과자 핑계로 밖을 서성이는 척 하다가...... 조용히 귀가의 걸음을 옮긴다.

    속초라는 도시가 본채 작으니 어지간한 거리는 걸어도 될만큼 가까운 거리의 모임장소와 집의 동선이다. 평소에도 걸을수 있다면 걷겠지만, 술이 한잔 들어가면 속과 머리가 제정신이 아니어서 맑게 하고싶어 또 걷게된다. ^^;

    장어구이집, 예전에는 추어탕집이었다.
    금호리조트, 선배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가볍게 2차를~
    청초천

    이날도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저녁의 선선한 공기가 좋다며 걷는다.

    1차모임도, 2차도 금호리조트(노학동 응골마을) 쪽이었으니, 청대산 방면의 도로를 따라 걸어도 되지만 습관적으로 조용히 걷기 좋은 길을 따른다.

    청초천은 노학동 자생식물원 인근, 설악산의 능선이 동쪽으로 갈라지며 울산바위와 달마봉쪽으로 이어지는 골짜기에서 온천로를 거쳐 청초호까지 이어지는 지방하천으로 철새의 도래지이기도 하다.

    하천의 가운데쯤에 위치한 응골마을에서 소야교 방면으로 어두운 야경을 벗하며 걷는 시간은 또다른 속초의 매력이다.

    청초천에서 바라본 금호리조트
    소야평 그 뒤로 아파트의 야경과 청대산

    청대산 방면으로 넓게 펼쳐진 평야(라고 까지 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는 오래전부터 개발의 열풍으로 역풍을 맞은 이들도 있고, 지금도 동서고속전철의 역사를 비롯해 개발의 기대감으로 누군가는 꿈을 꾸고 있을테다.

    그런 꿈의 한켠에는 소박한 부동산 투자심리를 이용한 고층의 아파트도 들어서, 청대산 방면으로 야경을 형성한다.

    청초천의 솔밭, 조경업자가 관리하겠지~

    청초천의 어둠을 넘어 도로 건너편으로 가로등이 펼쳐지고, 낮은 건물의 조명들이 빛을 발하는 풍경은 살짝 흐린 날씨여서 운치를 더하기도 한다.

    농번기를 맞은 평야쪽에서는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계절의 분주함을 더하고, 지방하천의 물소리는 오히려 어둠의 적막을 더 가라앉게 한다. 

    한잔을 하고 들어가는 미안한 아빠의 마음을 담아서~ ^^

    선배들과의 모임에서 한껏 부풀어오른 술한잔의 흥겨움도 청초천의 어둠과 주변의 옅은 조명속에서 일상의 평온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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