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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송암산>가을이니 길이 아닌 길을 거닐어본다.오르다~ 山!!/山 2023. 10. 5. 20:15728x90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다 멈춘 자연은 습한 기운 가득머금어 우리의 자연이 아닌것같다.
이런저런 망상을 떨치기에는 무언가 집중하는 시간 또는 숲길을 거닐며 머리속을 하얗게 비우는 시간이 최고다.
쉽게 나를 내려놓는 시간, 그래서 숲으로 들어선다.가을비, 생소하기도 한 가을장마라는 말이 방송을 타고 전해지는 요즘이기에 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가을의 숲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특히 양양지역은 고부가가치의 송이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니, 혹시라도 숲길을 거닐다 횡재라도 한다면 땡큐라며 옆지기가 또 손님을 애타게 기다릴 카페가 있는 뒷산으로 향한다.
물론, 옆지기의 이런저런 많은 기도를 들어주지않더라도 옆지기 나름대로 복잡한 세상을 잠시 의지할 방법이 되어주는 자그마한 사찰을 가는 길에 나는 먼저 하차를 하고 가을분위기 만끽하려 한다.
숲길일지언정 나름 사람들이 드나드는 길이니 괜찮을줄 알았는데, 간간히 내리던 빗방울에 숲길의 수풀은 온통 물기를 머금어 출발부터 바짓단이 흠뻑 젖어든다.임도같지않은 임도길과 숲길을 거닐어 송암산 정상까지 가려던 계획은 출발부터 흠뻑 젖어든 몸뚱아리를 포기하고 길이 아닌 길을 만들어가며 횡재수를 노리려한다.
그러나 보고자 하였던 가을의 보물은 보이지않고, 이름 모를 버섯만~ 그래도 빗방울 머금은 버섯은 또 왜그리도 싱그러운지~^^;
그나마 안개낀 숲속의 수묵화같은 풍경에 화룡정점을 찍듯이 짙은 먹물 머금은 먹버섯(까치버섯)이 위안을 준다. 그래도 능이나 송이를 만나지못한 아쉬움은 쉬이 사라지지않는다. ㅎㅎ그렇게 길이 아닌 숲속을 헤짚고 오른 송암산, 왜 몇해전 생각이?
그때도 욱하는 성질머리때문에 앞뒤 가리지 못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뒤에 몸도 갑자기 무너지면서 힘들때, 늘 옆에서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옆지기와 함께 올랐던것같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지만 인증샷 한컷 남기고 하산~하산하는 길에는 안정적으로 기억을 더듬어 임도를 거닐 생각이었지만, 몸은 버섯에 대한 아쉬움으로 길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몇번 거닐며, 혹여나 길을 또는 카페보라여우를 향하는 방향이 크게 틀어지지는 않을지 GPS어플을 들여다보며 가파른 사면을 내려선다.가파른 사면과 지저분한(?) 숲길에 귀찮아질쯤, 이대로라면 계곡을 타고 목적지인 카페로 가자며 물기 머금은 계곡바위를 조심스레 넘어선다.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간혹 설악에서 분기된 산기슭이라고 작은 만족감에 빠지게 만드는 풍경은 뭔지?!! ^^;그러다 만나는 데크쉼터(송암농원의 쥔장님 사유공간)를 만나며, 거칠고 때론 지저분했던 숲길을 벗어났음에 안도를 하며 옆지기가 손님맞이로 한창일 카페보라여우에 당도한다.
그런 숲길을 거닌만큼 나의 몰골도 정상은 아니었지만, 옆지기는 미운 남편이 마음의 한켠에 쌓인 울분을 풀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반갑게 맞아주며 베이커리와 음료를 내어준다. ^^;저녁에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수확한 먹버섯으로 초무침하여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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