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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 신흥사>우중산사의 적막함을 즐기다.
    일상~/기자단 2021. 6. 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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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옆지기의 산행의지가 극에 달하고 있는듯...... 빗속을 뚫고도 어딘가로 오르고 싶어한다.

    설악산 대청봉을 한번, 두번 오르더니 이제는 공룡능선을 가고파한다. 내가 산을 즐기니 막을수는 없고 함께 즐길수 있음이 행복이다. 그러니 예행연습삼아 마등령을 올라보자고~ 스텝바이스텝을 제안한다.

    그런데 쉽사리 공룡능선의 맛뵈기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듯이 빗방울이 한방울 한방울~

    멀리 설악의 산그리메를 바라보니 오지말라며 구름에 뒤덮혀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그래도 주차비(당일 5천원)도 냈으니 일단 걸음을 옮겨본다. 발걸음에 맞춰 빗방울도 투둑~ 투둑~, 일기예보에는 그리 많은 비소식이 아니었는데라며 내심 날이 개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발걸음을 더 옮기면 한방울이 아닌 빗줄기를 쏟아붓겠다는 심보를 보이니 아쉬움을 등산로에 찍어두고 신흥사라도 들러본다.

    날씨와는 달리 신흥사 외벽의 덩굴식물에 머금은 빗방울이 싱그럽게 반기고, 삼라만상을 지키는 사대천왕이 모셔져있는 곳을 지나며 경내에 들어선다.

    근엄하다기보다 험상궂다고 해야하나? 그러니 자연스레 허리숙여 인사한번 드리고 지나가자. ^^

    안그래도 사찰에 들어서면 간단한 삼배로 허리를 숙이게 되는데, 그러하지않는 중생들에게 부처님 앞에 겸손하라는듯이 보제루(普濟樓) 누각의 바닥 아래로 머리와 허리를 숙여 지나가게 만든다.

    보제루는 조선 영조46년(1770년)에 1단의 기단 위에 앞면 7칸 옆면 2칸의 규모로, 옆면에서 보면 'ㅅ'자 모양으로 보이는 소박한 맞배지붕이 올려져 있으며, 원래는 사방이 트인 누각이었으나 1971년에 모든 면을 문으로 막아 지금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궁금하지 않은 궁금한점은 보통 건물을 들어서는 정면에 현판을 걸어두는데, 보제루의 경우에는 왜 현판이 없어?라며 허리를 숙이고 극락보전 앞으로 들어서서 둘러보다가 되돌아서니 누각 후면에 걸려있다. 원래 사찰은 극락보전을 바라보며 누각의 현판을 걸어두는 것일까? 그냥 궁금하지않은 궁금증~~ ㅎㅎ

    전통가옥과 사찰의 고증을 위해 방문한 것도 아니고, 그런 지식도 없으니 빗속의 사찰분위기를 만끽하는 시간을 갖는다.

    깊은 산속 작은 암자가 되었든, 큰 사찰이든 자연속의 믿음을 발현하는 곳은 어디든 산신각이 있으니 으리으리한 사찰의 규모속에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을 전해주는 산신각이라 생각했는데,  고승들의 영정을 봉안한 진영각이 1892년 붕괴되어 선악스님이 그 목재를 모아 세운 삼성각이라고 한다. 산신각이 되었든 삼성각이 되었든 편안함을 얻으면 그만이다.

    맑은 하늘 아래 여행을 만끽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보슬보슬 내려주는 빗소리와 함께 전통건물의 지붕과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그리고 조용히 불경이 퍼지는 자연의 품속에 있다보면 이런 것이 여유이고 휴식이다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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