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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장터>가을을 조금 일찍 만나본다.
    오르다~ 山!!/명산(강원) 2020. 10. 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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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장터는 산행이라기보다 걷기 좋은 길이다.

    그렇기에 산행이 그리울때, 도전단들과 마산봉을 거닐때 등등 몇차례 거닐어본 좋은 길이다.

    그러면서도 이곳에서의 하룻밤을 항상 기대해왔으나, 쉽게 시간을 만들지 못하였다.

    어느날 갑자기~~ 셰르파형님들 두분이 마장터에서 만나자고 먼저 제안을 한다.

    별다른 계획은 없었지만 제안을 받아들여 말어? 잠시 고민을 한다.

    이미 도전단들이 여름 백패킹을 이곳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기에 그때까지 참아야 하나~정도의 고민. ^^

    여름은 지나갔다. 그럼 1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참에 먼저 즐겨보자.

    백패킹 일시 : 2020. 9. 26(토)~

    백패킹 장소 : 강원도 인제군 마장터 일대

    누구와 : 김주영사다셰르파, 윤경현셰르파와 함께~

    가을을 앞둔 길목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며 셰르파형님께서 톡을 날린다.

    "날씨 좋고~ 그런데 길이 막힌다"고..........

    음~ 여긴 길은 여유로운데 날씨가 비를 쏫았다가 멈추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답을 남기지 못한다. ㅎㅎ

    인제천리길 이정표 - 오늘의 들머리

    마장터를 가기위해 대부분 박달나무쉼터에서 차량을 주차하고 걸음을 시작한다.

    약간의 주차비(쉼터는 사유지로 간혹 비용을 받기에~)를 아끼기 위해 수고로운 걸음을 더한다.

    박달나무쉼터 뒷편의 하천은 오락가락하는 빗줄기에 물이 조금 불어있다.

    어디로 건너야하나? 한참을 물색해보지만 답이 나오지않으니 바지단을 걷어올리고 계곡트레킹이다. 걷으나 마나한 결과였지만...... ㅎㅎ

    출발은 이정도 빗방울이야~라며 호기롭게 마장터를 향하는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거닐지만, 갈수록 심상치않은 빗줄기에 심란해질때쯤 한그루의 단풍나무가 발갛게 물들어 소근소근거리며 반겨주니 우리의 얼굴은 잠시나마 화색이 돈다.

    올해는 설악에 들어서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을까? 뒷동산이면서도 이젠 섣불리 걸음을 들이게 되지않는 설악인지라 올해의 첫단풍은 소박할지라도 반갑기 그지없다.

    샘터에서~
    소간령에서~

    오랜만에 짊어지는 박배낭의 무게도 잊을겸 쉬엄쉬엄 거니는 마장터 숲길은 오락가락하는 빗줄기에도 등에 땀이 맺힌다. 그러니 적당한 기점마다 쉬어가는 여유를 만끽한다. 뭐 일찍 박지에 도착해도 즐길거리는 주(酒)님밖에 없으니 서두를 이유가 없다. ㅋㅋ

    늘 소간령을 넘어 만나는 낙엽송 거리는 낯선듯하면서도 정감있는 풍경을 전해준다.

    두분 선배셰르파님들도 그러한 마음인듯 한컷씩 인증을 남기는 유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몇번 트레킹을 했던 이길이 유난히 낯선 느낌은 영동과 영서의 물물교류의 한 곳이었던 마장터에 석회광산이라도 있었던가 싶게 계곡물이 이국적으로 탁한 모습때문일테다. 실제 계곡의 회색빛 바위는 습한 여름의 탓인지 부서짐을 넘어서 반죽된 시멘트처럼 질퍽거리기까지 하다.

    마장터로 향하는 길목마다 넘치는 계곡물을 또 빠져야되나 툴툴거리면서 겨우겨우 징검다리를 찾아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재미는 빗줄기가 남겨준 덤이다.

    그렇게 싱그러운 여름을 지나 조금은 쌀쌀할 것같은 가을속 마장터의 박지에 도착하여 계곡의 모습을 눈에 담아본다. 오늘의 마장터는 내가 즐기는 산행에 있어 또하나의 이정표(새로운 박지의 추가~)가 되겠기에 담고 또 담아봐야한다.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마장터의 계곡 한켠에 드디어 사이트를 구축하고 이른 유희를 즐긴다.

    타프에 부딛치는 빗방울 소리는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어울려 분위기를 더해주고,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밤의 시간에는 계곡 물소리가 자장가가 된 것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모른다고 하기엔 너무 뻔한 상황속에 잠에 떨어지고 만다.

    쉽게 깨어지지않는 주님과의 시간의 후유증일지라도 가을속 마장터에 왔으니 숲길은 조금 걸어줘야겠다.

    그러다 뭐 심봤다~를 외칠 횡재를 할 일은 없겠지만, 괜히 눈에 보이는 버섯들도 귀한 산야초라도 되는냥 폰에 담아본다.

    그러다보니 예상보다는 조금 늦은 오전에 하산(?)을 하게되고, 그냥 지나치기 아쉬우니 익히 아는 숲길의 풍경도 다시 담아보기도 한다.

    사방이 서어나무이건만 유독 한 곳에 군락지라고 금줄을 띄워 보호해주십사는 조금 Over인듯 싶고,  서어나무만큼은 아니어도 간혹 눈에 띄는 투구꽃의 색감에 취해 바라보노라니 자연해설사로 둔갑한 선배셰르파님의 설명이 이어진다.

    "투구꽃은 식물중에서 뿌리를 통하여 이동하는 습성의 다년생 식물로, 그 뿌리에는 독성이 강해 옛날 며느리들이 힘들때 다른 세상을 갈때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약초로도 사용된다" - 김주영사다셰르파 감수~ ^^

    무서운 독초일지라도 내가 범하지않으면 무서울게 없으니 괜찮다만, 이렇게 길가에서 만나는 녀석은 언제나 머리털을 빳빳하게 세울법하다. 다만 모양새를 보니 독이 없는 구렁이라며 여유롭게 한컷 담아준다. ^^;

    가을이라기엔 이른듯하면서도 9월의 마장터에선 날씨탓이기도 하지만 시린 손을 비비게 만드는 다른 세상 속에서 새로운 백패킹의 성지를 경험한다.

    시린 공기속에서 즐긴 주님을 떨치는데는 이만한 녀석도 없다며, 전날 만남과 함께 먹었던 황태해장국을 또 작별의 음식으로 상차림을 받는다.

    자~ 다음엔 또 어디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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