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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산100+>억새도 단풍에 물들은 민둥산~
    오르다~ 山!!/명산(강원) 2020. 11. 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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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2산의 한계, 다음 행선지를 위하여 첫걸음이 마음과는 다르게 바빠진다.

    습관적으로 말하는 삶의 여유를 찾는 걸음,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을 위한 산행은 덕분에 온데간데 없다.

    물론 전혀 힐링이 안되는 산행은 아니지만 내심 아쉬움이 남을수 밖에 없다.

    마대산의 가을과 겨울의 경계를 넘어선듯한 산행 뒤로 민둥산으로 향하는 머리속도 편안한 휴식이 있는 것인지?

    아무튼 민둥산으로 향하는 길에도 주린 배를 채워야하기에 일행이 검색한 맛집으로 먼저 향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던가? 배를 든든히 채우고 민둥산의 억새를 만나자.

    백패킹 일시 : 2020. 10. 24(토) ~ 10. 25(일)

    백패킹 장소 : 강원도 정선군 일대 민둥산(1,119m)

    누구와 : 산과길onBAC 백패킹 멤버들과 함께~

    오전에 모여 마대산 산행후 오후 늦으막히 민둥산으로 오르는 일정이기에 점심인지 점저인지 모를 식사를 한다. 민둥산역 인근의 곱창전골~ 쌀쌀함이 감도는 가을날씨에 딱 어울리는 메뉴, 그럼에도 흔히 접하던 그런 음식이 아닌 독특함이 있어 인증사진을 몇 컷을 찍게 된다. 사진 수 만큼이나 든든하게 한끼를 해결했으니 포만감에 박배낭 짊어지고 얕으막한 산을 제대로 오를수 있을까 걱정이다.

    그런 걱정쯤은 붙들어 매라는 듯이 들머리인 발구덕마을의 초입까지, 더 욕심내어 비포장 임도까지(내차는 사륜구동 기능을 집에 두고 왔기에 포기~ ^^;) 편하게도 오른다. 아무 생각없이 나는 백패킹이기에 폼나게 짊어지고 가겠다고 허언을 뱉은뒤 곧바로 후회...... 저녁을 즐기기위해 사두었던 먹거리들은 까마득히 잊고 나의 가벼운 배낭만을 생각했던 것이었다. ㅜㅜ

    짐이야 많든 적든 발구덕마을에서 오르는 민둥산 정상까지의 걸음은 쉬엄쉬엄 올라도 금새~ 떨어지는 석양은 물론, 주변의 노을빛 받은 억새를 감상하기에도 충분하다.

    그러나... 하룻밤 보낼 마땅한 자리는 이미 다른 님들이 차지한 뒤, 임도로 내려가자! 그냥 정상석 주변으로 자리를 깔자! 의견이 분분하다.

    나는 두가지의 선택 모두 싫다. 백패킹인데 임도에서? 북적대는 정상에서?? 그런 선택의 갈림길은 이미 마대산을 오름으로 인해 피곤이 몰려왔다는 증거, 자리에 주저앉고 싶은 동료들의 마음을 애써 외면하면서 나홀로 인증사진 한컷~!!

    결국 선두(여성)팀들이 먼저 찜해둔 등산로 한켠의 자리로 이동을 하며 늦은 억새를 감상한다. 서서히 저물어가는 시간 어느자리가 좋을까? 고민을 하지만 딱히 답은 안나온다. 그저 약간의 공간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밤을 맞이해야 한다.

    나도 피곤하다. 결국 조금 서둘러 일행들과의 밤을 빠져나온다. 과연 또 어느 어둠속에서 일어나게 될지? ^^;

    결국은 밤공기를 견디지 못하고 새벽의 까만 하늘과 벗이된다. 덕분에 어떤 복을 줄지 모를 유성 하나를 눈으로만 담아두며 제대로 찍히지않을 새벽하늘에 방아쇠를 당기듯 드드드득~~~

    억새의 품속에서 잠을 자는 이들이야 어찌 되었든 아침의 해는 피곤함을 잊은채 어김없이 주변을 밝힌다.

    바람이 조금 불었기에 걱정스러웠으나 생각보다 푸근했던 억새의 품속이지만, 지붕위에 내려앉은 서리는 계절의 변화를 새삼 느끼게 한다. 빨리 움직이고 싶어도 하얗게 내린 서리를 뜨거운 아침해에게 돌려줘야겠기에 시간의 아쉬움을 억지로 끌어안는다.

    텐트를 말리는 동안 일행들과 가볍게 아침해를 즐기고, 가벼운듯 가볍지않게 공복의 내장을 채운다.

    단풍만 가을을 이야기 하는가? 억새도 가을을 이야기해준다. 등산로 한켠에서는 외면받기 싫다고 화사한 색감을 수줍게 비추이는 야생화가 작은 가을을 이야기한다.

    민둥산의 가을 아침과 함께 원기를 회복했으니 아직 인증을 못한 일행들과 다시 정상으로 향하며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를 뒤로 하고 인증~

    발구덕 마을로 향하는 걸음도 어깨와 등을 압박하는 짐을 차에 옮기고 편안하게 하산을 한다.

    계획된 두위봉으로의 걸음은 전날의 피곤함을 간직한듯 모두 외면하니, 또 편안히 자리를 깔고 참새 방앗간 지나가지 못하듯 따끈한 오뎅국물과 감자전에 산행의 여운을 채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어찌 말만 살찔까? 우리의 정신은 산의 공기와 풍경으로 살찌고 몸은 살찌는 말을 질투하듯이 열심히 손과 입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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