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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두려워하며 성인대에서 하룻밤을 즐기다.오르다~ 山!!/山 2017. 11. 8. 13:48728x90
가을 밤을 즐기고픈, 아무곳에서나가 아닌 우리가 즐기는 산에서 즐기고픈 이들의 갑작스런 의기투합이 있다.
일단 상황을 좀 보구요~라며 한발 물러서보지만 이게 그리 쉽지가않다.
평일이라는 이유로 출근하기 편하게라며 동네의 아지트로 향한다고 하니 부랴부랴 박배낭을 챙겨놓는다.
박배낭도 무거운데, 일부러 나를 위해서 가까운 곳으로 가고있으니 회까지 챙겨오라니 아니 챙길수도 없고~ ^^;
그런데 횟집 사장님이 주문하는 이의 요구사항을 그냥 무시해버린다.
부피라도 줄일려고 그냥 냉동실에 넣었다가 싸주세요~라고 하니, 신선하게 먹을려면 아니된다고 부득이 아이스박스에 꽉~꽉~ 눌러담는다.
어찌 들고 올라간다냐?? ㅜㅜ
그 편한 아지트를 힘겹게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몇차례를 쉬기를 반복, 그런데 도착해보니 이분들 아직 피칭도 끝마치지 못하고 있다니........
산행일시 : 2017. 11. 02(목) ~ 11. 03(금)
산행장소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성인대(신선대)
누구와 : 아고리 멤버 4명과 함께~
산행코스 : 화암사 매점 ~ 수바위(헬기장) ~ 쉼터(벤치) ~ 성인대(신선대) ~ 원점회귀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4.7km, 이동시간 약 2:20분(하룻밤 길게 즐기며~)
늦은 시간 출발이었기에 수바위는 형식적으로 한번 바라다보고 걸음을 재촉한다.
그저 재촉할뿐 박배낭과 회거리가 포장된 아이스박스의 무게감은 발걸음과 마음의 거리를 한참이나 멀리 떨어뜨리고~ ^^;
적당한 쉼터가 아니더라도 힘겨운 발걸음은 수시로 멈추고 흐르는 땀방울을 훔쳐내기 바쁘다.
그러나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온몸으로 느끼는 가을 바람은 청량하기만한데.......... 깜깜한 밤에는 오히려 독이 되지는 않을런지 걱정스럽다.
걱정스러움에 톡문자 한번 보내보는데 아무런 답이 없다.
설마~ 벌써 성인대에서의 가을의 오후를 즐기며 밤을 맞을 준비로 흥분의 도가니인걸까??
그러나 오후를 즐기기는 커녕, 컨디션 조금 안좋은 형님의 걸음에 맞춰 나보다 30여분 일찍 올라왔다는 일행들은 우리의 보금자리가 될 쉘터를 바람과 사투를 벌이며 피칭중........
힘겹사리 쉘터를 설치하는 동안 오늘 백패킹의 첫머리를 올리시는 분의 사이트 구축을 도와주고나니 이미 어둠이다.
나의 농협텐트는 다른 텐트보다 손길이 많이가는 불편함이 있지만, 몇차례 동고동락하였기에 어둠속에서도 헤드렌턴에 의지하며 후딱~~설치완료!!
이제 즐겨볼 일만 남았다.
본디 백패킹도 무게와의 싸움이기에 사전에 먹거리부터 사소한것까지 분담을 하여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거닐어야하거늘, 우리는 즉흥적으로 "모이~~" "Call~!!" 이런식이니 겁나게 한상 차려진다. ㅎㅎ
뭐~ 그렇게 싸왔어도 동해안의 횟감만으로도 우리의 밤은 충분히 즐길만하다.
제발 다음부터는 집안의 음식들 힘겹게 가져오지마요~~ ^^
한잔 두잔~ 그 많은 주님들을 어찌 품을까싶더니 오랜시간 왁자지껄하며, 바람이 몰아칠땐 쉘터가 내려앉을까 만세~를 외쳐가며 즐기다가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져본다.
제대로 담기지않을, 아직 익숙치않은 폰(그래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되었으면 더 잘 찍히겠지~싶었지만)으로 담은 야경은 컴에 옮기면서 확인하다가 모조리 삭제..... ㅋㅋ
그렇게 또 왁자지껄~ 즐기다 스르르 잠이 든다.
아직도 창창한 젊음이라고 말하고프나, 현실은 어르신들의 새벽형 인간처럼 어둠이 짙은 성인대의 공기를 들이마시기 바쁘다.
차라리 더 일찍 눈꺼풀이 들렸다면 밤공기가 차다는 핑계로 다시한번 텐트속으로 들어가 눈을 붙여보겠지만, 조금만 버티면 아침의 여명이 밝아올것이라며 위로와 함께 버텨본다. ㅜㅜ
약간의 미세먼지가 있는지 깨끗한 조망은 아니지만, 이곳 성인대가 아니면 느낄수 없는 설악의 울산바위 그리고 북설악(금강산 제 1봉) 방면의 가을풍경을 만끽해본다.
그렇게 홀로 출근시간이 되기까지 또 성인대의 이른 아침 시간은 오롯이 나의 것이 되어준다.
아침 하산길은 통제된 계곡방면의 등로를 이용할 계획이기에 성인대에서 충분히 수바위도 바라다봐준다.
그사이 연차까지 써가며 함께 즐기러오신 형님도 나의 시간속에, 그러나 각자의 시간을 가을속에 담아둔다.
더 즐기고싶으나 나는 또 나의 일상에 충실해야겠기에, 아직도 텐트속에서 꿈쩍을 하지않고 목소리만 전하는 인사를 받으며 하산을 서두른다.
이제는 낯설지도 않은 철없는 꽃도 한컷, 그러나 이 계절에 어울리는 솔잎 가득 깔린 성인대 등로를 이른 아침 걷는 느낌은 내가 가을이라는 공간속에 있음을 실감케해준다.
전날 늦은 시간 박지에 도착, 여유를 가질 시간도 없이 피칭작업과 함께 즐기다보니 함께 한 일행들의 모습도 없이 하산길에 홀로 셀카로 가을의 성인대에서 즐긴 시간을 인증해본다. ^^
가을, 단풍 이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그냥 출근할수 없으니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세수라도 하겠다고 양손에 물을 담다가 미끄덩~~!!
신발까지 다 젖어버렸으니 어쩔수 없이 출근시간 지각을 감수하고 집으로....... ㅜㅜ
전날 즐기며 먹은 다양한 회 한상차림으로는 부족....... 점심시간에 맞춰 또다시 합류하여 물회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마감한다.
다함께 백패킹~을 그렇게 외쳐대지만 결코 각자의 시간속에서 쉽지않은 동참, 그러나 또 언제 뭉칠까라며 기약없는 시간을 약속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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