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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설악 성인대>바람에 쫓겨 내려오다.
    오르다~ 山!!/山 2017. 5.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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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불편할 수 밖에 없을것같은 노숙을 가끔은 즐기고 싶다.

    취미라는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즐기게 만드니 참 신기하다.

    그런 맘을 알았는지 요즘 백두대간 프로젝트를 감수하고, 직업상 선거관련 공무에 시달렸던 지인께서 머리도 식힐겸 북설악에서 백패킹을 하자고......

    봄철이면 강원 영동지역(특히 영북지역)은 바람이 장난 아니게 심하게 불어댄다.

    그럼에도 바람이 불지않기를(기상청 예보로는 작은 비소식만..... 믿는다.) 바라며 당일 오후에 만나게된다.

    사실 이날은 백두대간 앵콜산행을 시작하는 지인이 진부령으로 온다는 날이었다.(그렇게 알고 있었다~~가 아니고 당연히 짐작을 했다.)

    그럼 대간팀 응원도 할겸 같이 걷다가 우리의 비박지인 성인대로 나의 걸음을 향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무슨 대간길 걸음을 일요일에~~!! ^^;

    그렇게 이른 아침 대간팀과 합류하겠다고 집을 나섰다가 속초해수욕장의 새벽풍경만 잠시 눈에 담고는 집으로 귀환,

    가족과 시간을 보내다가 흐린 하늘을 쳐다보며 백패킹 지인과의 합류를 위해 다시 길을 나선다.

    대간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동중 톡을 넣어본다.

    잠을 자는가? 답이 없다.

    어쩔수 없이 이른 시간 전화를 한다.

    자다 깬 목소리로, "남식아~ 내일이다."

    헐~~

    집을 나섰으니 무작정 귀가하기에는 아침 공기에게 미안해진다.

    결국 속초해수욕장의 백사장으로 향해본다.

    아직 여명이 대지를 붉게 물들이지도 않은 시간, 몇몇 관광객이 이른 여름을 즐기기라도 하는듯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작은 외침으로 아침을 깨우기 시작한다.

    부지런도 하시지~~!!  ^^

    그래도 아쉬운 시간은 청초호변의 엑스포공원 주차장으로 향해본다.

    청초호를 지키듯 시시각각 변하는 청룡과 황룡의 불빛도 순간 아침공기속으로 사라지지만 여전히 밤을 지키던 달빛은 하늘위에 남아 나의 어이없는 행동을 탓하듯 지켜본다. ^^;

    이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결국 가족들도 나의 이런 행동으로 인하여 휴일의 달콤한 숙면을 방해당하고 만다. ㅎㅎㅎ

    그렇게 멀쩡하던 날씨는 구라청이라고 핀잔을 듣던 기상대의 예보가 왠일로 들어맞는지 빗방울(결코 들어맞지는 않는듯 많은 양의 비가~~ ㅜㅜ)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잦아들것같은 비면 비옷도 입지않고 목적지로 향하겠구만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않고, 등로를 막아서듯 새차게 쏟아붓는 물줄기에 잠시 망설이는듯하지만 여기서 멈출 우리가 아니라는듯 걸음은 이어진다.

    드디어 성인대, 빗줄기가 우리의 백패킹을 보우하사 멈추는듯하지만 또다른 복병을 감히 예감하지못한다.

    북설악 성인대의 백패킹(이젠 성지가 된듯~) 장소로 향하는 길은 운무로 가득하니 과연 노숙을 즐긴 보람을 아침에 찾을수 있을까싶지만, 비를 피해 일찍 올라온 분들은 비가 오는동안 잠시 텐트속으로 피신해 순간을 즐기고 있더라~!!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하는 봄의 기온과 그 뒤에 갑자기 내리다 멈춘 빗줄기는 순간의 모습이지만 멋진 운해를 연출하는데~, 우리는 물론 먼저 올라온 다른 백패커들도 서로 감탄만 연출하게 된다.

    어서 사이트를 구축해야하지만 이 순간이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니 일단 울산바위와 상봉, 신선봉과 함께 어우러진 구름을 즐겨야한다. ^^

    순간의 운해를 즐기다 바라다보는 진부령(마산봉) 방면의 대간길 뒤로는 멋진 은하수는 아니어도 얕은 석양이 물들며 또다른 감동을 선사하는듯하고~

    운해의 즐거움도 잠깐, 주변이 구름속으로 잠기는 상황에 바람도 살랑이기 시작한다.

    사이트를 구축하고, 지난 2월의 불상사가 생기지않도록 팩킹을 열심히 하는데 살랑이던 바람이 심상치않다.

    빗물까지 머금은 맨바닥은 팩킹이 뽑히기 시작하고, 사이트는 비보이가 춤을 추듯이 바닥에 누웠다 일어서길 반복한다.

    혹시나 모를 탈이 발생할까~ 지인의 텐트를 통채로 낮은 소나무가 바람을 약간은 막아줄 등로쪽으로 이동을 시킨다.

    그리고 되돌아와 나의 사이트를 옮기려는데 뭔가 심상치않다.

    폴대가 부러져있고, 그 여파로 스킨(플라이)이 살짝 찢어졌다. ㅜㅜ

    함께 밤을 보내자는 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이트를 대충 구겨넣고 어둠속의 하산을 감행한다.

    익숙한 길이기에 렌턴을 비추면서도 감에 의지하며 무사히 하산완료~

    그러나 나의 맘은 열반송의 한 구절처럼, 공연히 이곳에 와서 두번이나 텐트를 훼손하니 이게 지옥의 찌꺼기인듯~~ ^^;

    다행히 성지에서 밤을 보낸 지인께서는 멋진 동해와 울산바위가 곁들여진 일출을 즐기고 일찍 귀경하셨다네~!!(부러버라~ ㅎㅎ)

    텐트가 망가진 아픔이야 어찌되었든 대간길 응원을 겸한 동행을 하기로 했던 고령동동주께서 걸음을 끝낸 다음날 오후, 다른 일행들의 뒷풀이를 뒤로하고 나와의 식사시간으로 동행못한 미안함을 대신한다.

    대간길이 힘들긴 힘든가보다.

    새찬 바람과 능선길에서 싸우며 내려와서 식사한끼하고 일행과 합류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 폭~~ 쓰러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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