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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대 백패킹>누군가 온다~ 그러나 홀로 걷는다.
    오르다~ 山!!/山 2017. 2. 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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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나긴 외로움의 시간이 흐른다.

    따뜻하지만 결코 따뜻하지않은 잠자리가 반복된다.

    현찰, 카드~ 그런게 아무리 있어도 감히 쉽게 쓰여지지않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비용이다.

    포근한 날씨라면 두려움이 덜할테지만, 한겨울의 새찬 바람이 몰아치는 봉우리에서의 하룻밤은 겁이 난다.

    서울에서 한무리의 일행이 내려온다.

    이미 북설악(화암사 일대)의 성인대는 백패커들의 성지화 된지 오래다.

    그곳을 찾는 이들이 있으니, 나만의 시간을 갖더라도 두렵지는 않겠다싶어 용기를 내어본다.

    함께 걸음을 옮길수 있었으나, 그러지못하고 나만의 걸음을 옮긴다.

    산행일시 : 2017. 2. 11(토) ~ 2. 12(일)

    산행장소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성인대(신선대)

    누구와 : 김준영셰르파, 이선희 도봉점장 외 7명과 함께~

    딸아이가 보내준 캐리커쳐 사진도 들여다보고, 꼬맹이 놀이방 발표회가 있는 양양의 문화회관에도 잠시 들러 녀석의 재롱도 바라다보다가 조용히 물러선다.

    아이들에게 마냥 미안하기만 한 시간이 흐르고.........

    평소처럼 수바위가 있는 코스로 오르지않고, 시간을 되돌리려는듯 반대방향의 통제구간인 대간길과 연결되는 길로 걸음을 옮겨본다.

    서울에서 내려온 일행들과 걸음을 함께 할 수 있었으나, 나의 몸과 마음이 그런 즐거움을 쉽사리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내가 이길을 걷는것은 어둠의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감싸줄 누군가가 있음을 위안삼고자 함일뿐 홀로 걸음을 옮길뿐이다.

    반대편으로 바라다보이는 성인대(신선대)에 신선이라도 있다면 능력 발휘해 시간을 되돌려주었으면하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멀리서 노란빛의 텐트가 비추이니 일행들은 이미 올랐으리라 짐작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본다.

    성인대를 지나 헬기장에 다다르니 모두들 하룻밤을 추위에서 떨지않으려 열심히 팩킹중이다.

    함께 동참한 일행들에겐 미안하지만 나의 기운이 그리 쉽게 조화를 이루지못하니 일찌감치 텐트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왁자지껄함을 듣다가 스르르 피곤함에 잠들어간다.

    그러나 일찌감치 몸을 뉘인탓인지,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소리때문인지 새벽녘 눈이 떠지며 어둠과 조용한 싸움을 벌인다.

    새벽 바람소리와 함께 펄럭이는 텐트의 소리는 아침이 되서야 참혹한 잔상을 남겼음을 발견한다.

    아무리 허름한 집이어도 따뜻한 가족의 품과 함께라면 슬프지않을것이나, 갈갈이 헤어진 몸과 마음에 비수를 꽂듯 나의 허름한 텐트도 함께 망가져버린다.

    값비싼 텐트가 아니어서일까? 이렇게 헤진 텐트의 플라이를 보면서도 안타깝다는 감흥이 없다.

    일출이 붉게 대지를 적시기전에 일찌감치 눈을 떳음에도 일출을 바라보고픈 욕망도 없다.

    그저 주변을 서성이다가 한창 떠오른 태양의 눈부심을 뒤로하고 낙타바위, 달마봉과 울산바위를 힐끗 한번 쳐다보는게 전부이다.

    오히려 태양을 정면으로 받아 눈부시게 선명한 상봉과 신선봉의 모습이 더 차갑게 다가오고, 그런 차가움을 외면하려는듯 수바위와 그 뒤로 동해바다로 눈길을 돌려본다.

    외로운 밤의 시간을 함께 자리해준 분들과의 시간을 여유롭게 즐길수 있는 형편은 아니었지만, 성인대의 포토존에서 한컷의 인증샷은 남기고 또 외로운 걸음을 옮긴다.

    나의 감정의 순간을 온전히 공유하진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며 함께 하여준분들에게 감사하며 좀더 여유로움을 공유하지못하여 미안하기만하다.

    이런 시간의 공유가 일상의 소중함을 더 가져다 주었음일까? 용기를 내어 일상으로의 복귀를 바라며 Talk을 남긴다.

    나로 인해 힘들었을 사람은 언제나처럼 나의 존재를 힘겹지만 받아들여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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