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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 그리고 공룡능선>가을을 느끼려다 겨울을 만나다.
    오르다~ 山!!/명산(강원) 2016. 11. 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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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열흘전, 수렴동계곡에서 천불동계곡으로 이어지는 붉은 융단의 설악을 거닐었다.

    그런 설악을 더 느껴볼 생각과 함께 멀리 대구에서 설악의 가을을 찾아오는 지인이 있으셔서 계획에 없던 산행을 진행한다.

    들머리부터 날머리까지 온종일 함께 거닐어주면 좋았겠지만,

    불과 열흘만의 걸음에 올해 제대로 못거닐어본 설악의 품을 다양하게 느끼고파 소청갈림길에서 아쉬운 헤어짐과 함께 나만의 걸음이 이어진다.

    어둠속에 시간의 타이밍이 살짝 어긋나면서 오색코스의 된비알이 이어지는 돌계단을 한참 올라서야 지인과 조우하고,

    검은 하늘위에 밝게 빛나는 별을 쳐다보니 날씨는 좋겠다는 판단에 서두르면 일출을 충분히 감상할수 있으리란 기대감과 함께 걸음을 이어간다.

    그러나, 지인과 일행(대구산악연맹산하 등산학교)들의 보조를 맞추다보니 걸음이 늦어지고, 아직 여명이 밝아오지않는 동해바다 방면을 바라다보니

    구름층이 길게 드리운듯하여 멋진 일출은 힘들겠다는 판단과 함께 서두리지말고 천천히 가자라고 합의 아닌 합의를 한다. 

    이미 단풍은 중부 이북을 지나 남쪽으로 서서히 내려가며 절정의 풍경을 펼칠것이기에 정상에서의 풍경보다는 조망만을 기대하게된다.

    그러나 설악의 계절은 너무나 빠르다.

    산행일 이틀전 설악의 눈소식과 함께 쌓이지는 않아 적설량이 기록되지않았다는 보도를 접하였으나, 정상으로 오르며 여명과 함께 반짝이는 하얀 것들~

    "눈이다~~"라는 작은 외침을 내뱉는다.

    10월의 하루, 가을을 이야기하는 시간에 설악에서 눈을 만나며 속에서는 백두산 천지(최** 셰르파님의 탐방), 히말라야 ABC팀의 탐방소식은 하나도 부럽지않다.(거짓말인라는거~~ ㅠㅠ)

    산행일시 : 2016. 10. 30(일)

    산행장소 :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일대 설악산(1,708m)

    누구와 : 완등축하산행 주인공 해피트리(박춘영)님 외 대구산악등산학교 지인분들~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임시주차장) -(5.6km, 235분)- 대청봉 -(0.6km, 80분)- 중청대피소(아침식사) -(0.7km, 20분)- 소청 갈림길

                 -(1.2km, 35분)- 희운각대피소 -(0.9km, 45분)- 신선대 -(1.7km, 100)- 1275봉 기점 -(2.1km, 95분)-

                 마등령삼거리(오세암방면 통제) -(3.6km, 140분)- 비선대 -(3.6km, 55분)- 설악동 소공원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20.0km, 총 13:25분 소요(휴식 및 식사 2:10분 포함)

    남설악탐방센터 아래쪽 임시주차장(요즘 도로상의 불법주차가 극성이어서 간혹 단속촬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에 차를 주차하고는 천천히 들머리로 향하는데, 대구팀의 기사가 오라가락하다가 조금 일찍 도착하였는지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천천히 따라 나선다.

    서서히 여명이 떠오르며 설악에서의 아침에 설레임도 함께 떠오른다.

    여명의 즐거움도 잠깐, 산행 이틀전의 첫눈소식은 접했지만 눈이 쌓이지는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기에 전혀 기대하지않았던 하얀 반짝임이 시간여행이라도 하듯이 눈을 놀라게한다.

    화려한 눈과 빙화는 아니지만 즐거움과 감탄사를 연발하며 정상으로 향한다.

    설악의 앞서가는 시간과 함께 적당한 구름이 펼쳐내는 점봉산 뒤쪽으로의 운해도 여명과 얕은 눈꽃들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하기 충분하니 정상에 올라 시린손과 얼굴을 감싸며 충분히 풍경을 즐겨준다.

     

    풍경을 즐기는 시간을 시셈이라도 하듯이 많지않은 대청봉 정상석 앞의 인증행렬은 괜한 짜증을 유발한다.

    예기치않은 추위에 조금은 예민해질수 있으나, 본인들 인증만이 우선인냥 옆쪽에서 사진찍는 이에게 새치기를 한다는 식의 시비에 맞대응을 해버린다.

    사진찍는데 우리가 우스게소리를 하듯이 가건물좀 치워주쇼~ 정도였다면 죄송하다며 웃어넘길수 있겠는데.........

    작은 실랑이, 그리고는 일행이 있기에 언제 그랬냐는듯이 스리슬쩍 넘어가며 나의 행선지가 될 공룡을 한번 조망해본다.

    일단, 가을단풍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맑은 날씨가 멋지게 공룡의 등짝에서 로데오경기라도 펼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다들 이른 새벽의 산행이었기에 중청대피소의 취사장으로 추위를 피해 들어가 아침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고 걸음을 이어간다.

    완등축하산행을 했던 해피트리님은 페루트레킹의 행운을 움켜잡고 약 열흘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여 지역 산행을 열심히 다니시더니 생각지도 않은 선물도 챙겨주신다.(잘 먹겠사옵니다.)

    모처럼만의 산행에서의 만남이 아쉬운듯 소청 갈림길에서 쉽게 발걸음을 떼지못하는 해피트리님을 나는 눈대신 카메라로 바라보며 인사를 건넨다.

    대구팀들은 이렇게 소청에서 구곡담과 수렴동계곡을 즐기기위해 떠나고, 나는 계획대로 공룡의 등짝에 오르려한다.

    챙겨간 라면도 귀찮아서 끓이지않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한게 아니기에 희운각에서 잠시 쉬며 해피트리님이 건네준 먹거리를 간단히 더 섭취한다.

    공룡능선의 본격적인 등짝위를 올라섰음을 알리는 신선대에서의 화려한 조망을 즐기느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그러면서도 갈수 없는 용아장성의 날카로운 이빨을 탐해본다.

    정상에서는 겨울의 모습으로 시간을 잊은듯하더니, 공룡의 등줄기에서는 산행하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아직 봄인줄 착각이라도 하듯이 진달래가 꽃잎을 펼치고 일광욕을 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이렇게 설악의 품속에서 계절을 뛰어넘은 두계절을 체험하고, 늦은감은 있으나 더 즐기려했던 가을의 모습은 못보는가싶다.

    공룡의 등짝에서 능선봉우리들을 타고 올랐다 내렸다를 수차례 반복해야 로데오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로데오를 즐기지않고서야 공룡의 등줄기를 어찌 넘을수 있을까!!

    공룡의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주변의 풍경을 너무 즐겼던것일까? 움켜쥔 스틱이 슬쩍 미끄러지며 손톱이 살짝 꺾이는 불상사가~~~

    바위를 모르는 나는 나대로 능선을 오르내리며 설악을 즐기고, 바위꾼들은 또 직벽을 오르내리며 설악의 숨결을 즐긴다.

    낙석사고로 오세암방면의 출입이 통제된 마등령삼거리를 지나 마등령기점, 이제는 편하게 하산만하면된다.

    그러나, 손톱에 신경쓰느라 못느꼈던것일까? 멀쩡하던 무릎이 말썽을 부린다. ㅜㅜ

    구조대를 부르거나 누구에게 의존할 정도는 아니지만 설악의 험한 산줄기를 장시간 거니느라 체력도 조금 소진된 상태에서 무릎까지 신경을 거슬리게하니 영 속도를 내지를 못한다.

    힘들고 지칠땐 주의를 기울이되, 주변의 풍경을 즐기려고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된다.

    그렇게 두계절을 보여주던 설악이 금강문을 지나며 빨갛게 물든 단풍잎을 애써 붙잡고 가을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언제나 설악이 그자리에 있듯이, 바위 곳곳에는 언제나처럼 바위꾼들이 땀방울을 흘리며 설악을 즐기고있다.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살펴보며 설악의 일부인냥 바위에 붙어서 여유를 부리는 그들을 부러워한다.

    컨디션만 좋고, 시간여유만 있다면 금강굴도 들렀다 오고싶지만(공룡을 탈땐 항상 그런 생각이지만 쉽지는 않다.) 서둘러 하산길을 조심히 조심히 내려간다.

    늦으막히 하산하여 탐방센터에서 클린산행의 결과물을 확인하며 긴 설악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산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자연보호를 외치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아쉽게도 공룡을 즐기면서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 쓰레기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국공직원들도 익히 알고있지만, 제한된 인력과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토로한다.

    나의 클린포인트 적립에 앞서 반가운 이름이 보여 그분을 이야기거리삼아 짧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다음 방문시에는 커피 한잔도 얻어먹겠다는 인사를 남겼는데, 설악을 언제 또 찾아오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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