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서른세걸음, 화악산>아빠의 어설픈 정보로 딸아이는 힘들어한다.
    오르다~ 山!!/山(명산100) 2013. 9. 10. 12:16
    728x90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산의 모습은 가을을 만끽하기엔 아직 이른듯 싶다.

    여기저기 인터넷 정보를 뒤지다 시간이 그리 많이 소요되진 않을듯싶어 딸과 함께 평일 산행을 도전한다.

    정보의 홍수속에서 잘못된 정보를 습득한 죄로 딸아이가 고생했다.

    나름 4~5시간 코스다라고 생각하여, 아이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까지 하고 함께한 산행에

    가을의 정취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무려 8시간 가까이 걸었으니 끝까지 함께 아빠 곁을 따라 걸은 아이에게 미안하기만하다.

    그래도 사진을 찍느라면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딸아이가 대견하고, 고맙다.

    평소에는 늘 여리고, 약한 녀석이 아빠와 함께 고생하면서도 약간의 투정은 있을지언정 포기할줄 모른다.

    아빠의 도전을 생각해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간에 예정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됨을 감안하여 아무래도 힘들것같으니,

    억지로 오르지말고 힘들면 내려가자고 이야기해도

    눈에 촉촉한 물기가 맺히면서도 끝까지 오른겠단다.

    이럴땐 아빠가 고집을 부려서라도 중간에 하산했어야 되는것같은데, 아빠의 괜한 욕심이 아이를 더 힘들게 한듯싶어 마음이 짠하다.

    산행일시 : 2013. 9. 05(목)

    산행장소 : 경기 가평군 화악산 중봉(1,423.7m)

    산행코스 : 적목리 펜션 앞 - 언니통봉 - 삼거리 - 중봉 - 조무락골 - 북호동폭포 - 삼팔교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4.5km, 7시간 50분(휴식 1시간 05분 포함)

    누구와 : 대견한 큰 딸과

     

    약간의 구름이 낀 화악산에서의 조망~

    딸아이와 함께 들머리에서 출발전~, 이때까진 표정 여유롭다. ^^

    체험학습한다고 학교에 신청을 하고 아빠와의 나들이니 컨셉은 잡아야지~

    시작부터 뭔가가 잘못되었다.

    딸아이에겐 아빠의 잘못된 정보습득으로 천천히 오르자라고 이야기했는데, 1시간여를 올랐는데 겨우 300m를 오르다니!! ㅜ.ㅜ

    아직 갈길이 구만리~

    약 2시간여만에 언니통봉에 다다른다.

    계산상으로는 이 시간이면 정상쯤에 올랐어야 된다.

    딸의 체력이 걱정스러워 슬슬 힘들면 그냥 내려가자고 이야기한다.

    아빠의 이런 말이 오히려 빨리 가야된다고 들렸는지, 그냥 오르겠다고 내키지 않는 말을 한다.

    아빠가 이럴땐 고집을 피워야되는데 엉뚱한 때에만 고집을 피우는, 딸아이의 맘을 읽어주지 못하는 나쁜 아빠다.

    경기지역 최고봉의 산이라서 그런지, "악"자가 들어간 산이라서 그런지 오름길이 거칠다.

    하산길로 택한 조무락골로 올랐으면 더 고생했을것이다.

    거대한 고목의 비어있는 속으로~~

    걸음걸이 한발자국마다 숨이 막혀오는 딸아이~

    순간을 찍을땐 이런 모습이다.

    그러다가 자세 잡으라고 하면 땀에 범벅이면서도 얼굴에 웃음을 띄는 순둥이~~ ^^

    아빠도 한컷 찍어달랬더니 나름 잘 찍어준다.

    장래 꿈이 디자이너라는데 카메라도 잘 다루어야 될까??

    하여튼 녀석이 하고싶다는 것은 모두 지원해줘야될텐데 해줄수 있을지~~

    화악산 정상부근은 구상나무 군락지이다.

    멋드러진 자태를 뽐내는 구상나무는 만나지 못했지만,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에 오를때의 막힌듯한 등로풍경과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다보면 바로 앞이 정상~

    실질적인 정상은 군사지역으로 통제되고 있다.

    경고문까지 무시무시하게 군사지역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도 위험하다는 안내에 감히 앵글속으로 담아내지 못한다.

    검색결과는 하산하여야 될 시간,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되어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독사진도 한번씩, 폰카메라로 딸과 함께한 정상의 인증도 찰칵~~

    화악산 정상의 모습도 담고 싶으나 바로 이 중봉 표지석 옆으로 군부대 초소가 있고, 경계병이 있어 감히 카메라를 들이댈 엄두가 나질 않는다. ^^

    딸과 인중후 파손시킨 표지석은 아니다. ^^

    기존 표지석이 파손되어 새로 설치한 것인지, 아직 파손된 표지석이 애처롭게 쓰러져 있다.

    시간이 지체되었음에도 실질적 거리가 더 있는 조무락골로 하산한다.

    딸의 체력은 전혀 고려치 않는 나쁜 아빠다. 왜 그랬을까??

    산에만 오르면 원점회귀하기 싫은 쓸데없는 욕심이 상황을 전혀 배려하지 못하게 만든다. ㅜ.ㅜ

    하산길이 꽤 가파르다.

    산행의 동반자가 되어준 녀석은 길이 더 안좋다고 투덜댄다.

    "여기까지만 이럴꺼야~. 계곡 물소리가 들리지!! 앞으로는 편안한 길이니까 여기만 참고 내려가자~"라고 위로도 되지 못할 말로 설득시킨다.

    하산하기 시작해 약 1시간 30분정도 되어 조무락골 계곡물에 잠시 열기를 식히고자 멈추어 선다.

    이정표를 보면 알겠지만, 오름길은 화악산 줄기에 속하고, 하산하고 있는 내림길은 석룡산 줄기에 속하는듯하다.

    현재지점 석룡산-11 지점~

    산의 어둠은 빨리 찾아온다.

    그래서 마음은 더욱 급하다.

    힘들어하는 딸아이에게 "아빠는 바로 앞에 보이는 폭포수좀 보고 올께~

    태연양은 천천히 내려가고 있어요"라고 하니 두려운지 머뭇거린다. ^^

    하산한지 2시간 30분여만에 도착한 북호동 폭포~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등산로에 이런 특징적인 장소가 있다는게 길을 찾아가는데는 큰 위로가 된다.

    조무락골에서도 계곡물을 건너 길을 들어서야되는데, 눈앞에 보이는 편한길을 따라 걷다가 잠시 정상방향으로 힘을 낭비했다.

    물론, 가면서도 이상해서 딸아이 체력이 걱정되어 쉬고 있으라고 이야기 하면서~~

    드디어 하산이 완료됨을 알려주는듯 조무락골 첫 주택을 만난다.

    펜션과 식당을 겸하는 곳인듯 싶은데 평일이어서 그런지 영업을 하진 않는듯싶다.

    하산완료~~

    삼팔교를 건너 차를 주차시켜놓은 들머리 방향으로 한참을 더 걸었다. ^^

    장하다~ 우리딸!!

    화악산에서 만나는 야생화, 버섯류 들~~ 여전히 너희들의 이름을 불러주질 못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