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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백산>흰눈의 세상, 태백에서 신년의 기(氣)를 받을까?
    오르다~ 山!!/명산(강원) 2025. 2. 1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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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귀한 강원도, 안타까우면서도 업무를 생각하면 감사한 겨울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간사하다.

    눈이 귀하다면 눈을 찾아가면 그만이다라며, 일상의 위안을 삼으며 눈의 고장 태백으로 향한다.

    당초에는 함께할 이가 있다면 새벽같이 달려서 태백의 일출을 함께 만나는 일출산행과 눈꽃산행의 일석이조(一石二鳥)를 탐했으나, 다행스러운 것인지 일정이 맞는 친구도 없고 날씨도 일출을 보기에는 흐림의 연속인듯하다며 나의 의지와 타협을 한다.

    산행일시 : 2025. 1. 26(일) 흐리고 눈발~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혈동 태백산(1,567m)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유일사탐방지원센터 -(2.4km, 50분, 쉼터 3개소)- 유일사  -(1.1km, 35분)- 주목군락지  -(0.7km, 20분)- 

                       천제단 -(2.3km, 45분, 망경사 경유)-  반재쉼터  -(1.7km, 30분)-  백단사주차장  -(1.8km, 30분, 도로구간)-

                       유일사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0.0km, 총 3:35분(휴식 및 조망 15분 포함) 소요

    평소같았으면 새벽 어둠을 뚫고 달렸을텐데, 여유롭게 그러면서도 태백산과 함백산을 모두 섭렵하겠다는 계획으로 동해고속도로구간을 달린다. 속초에서 양양을 지나는 고속도로구간에서도 아무 생각없이 서울양양고속도로쪽으로 빠질뻔 했다는 사실은 안비밀~ ^^;

    그렇게 원점회귀를 핑계로 습관적으로 가던 당골광장을 무시하고 유일사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한다.

    눈의 고장, 눈꽃산행의 1순위답게 주차장은 만차이고, 산행을 준비하는 산꾼들로 가득하다.

    저들과 꼬리를 물고 1열종대의 행군을 해야한다. 나의 걸음과 무관한 행군같은 걸음은 내키지않지만, 주차장을 지나며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는 눈꽃은 역시 오길 잘했다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다만 눈으로 보는 눈꽃과 달리 스마트폰의 앵글속에서는 전혀 다른듯한 풍경만이 담긴다는 사실이다.

    유일사

    태백산의 동쪽(당골광장)과 북쪽(유일사, 백단사 기점)의 등로는 전체적으로 넓은 임도길로 보행의 어려움이 없다. 상대적으로 남쪽(부쇠봉, 문수봉과 백두대간 구간)은 숲길다운 코스지만, 접근성에서 취약한 부분이 있다.

    임도같은 눈길을 거닐며 쉼터구간을 지나치면서 유일사 기점을 만난다. 그리 어려운 산행코스가 아니며, 시간도 크게 소요되지않는 태백산을 거닐면서도 왜 그렇게 유일사 들러가길 주저했을까?

    데크길로 내려다보이는 눈쌓인 산사(山寺) 풍경은 내가 산에 온것인지, 목가적풍경의 언덕배기에 올라선것인지 헷갈릴정도인데, 내려섰다 다시 올라오는 것을 그리도 귀찮아했다. 이번에는 작심(作心)을 하고 데크길을 내려선다.

    비구니사찰인 유일사(柳一寺)를 잠시 둘러보고 태백산 겨울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는 주목군락지를 향한다.

     

    최상의 설경은 아니다. 그러나 강원의 구비구비 산골짜기 사이로 이어지는 도로를 지나 만나는 태백산의 설경은 누구에게나 감탄을 지어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분명히 주목군락지와 천제단에서의 눈꽃, 설경을 만나기 위해 왔을텐데도 한걸음한걸음마다 만나는 하얀세상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영락없는 산꾼들의 자세를 새침하게 지나친다.

    그렇다고 더 많은 설경을 만나는  것도 아닐텐데...... 그렇다고 함백산까지 걸음을 이어가지도 못할텐데...... ㅎㅎ

    최상의 설경인데 내가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그저 감흥을 최대한 느껴보려고 스마트폰의 촬영버튼을 연신 눌러대는 것이 내가 할수 있는 전부...... 그러다 스마트폰도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듯 숨을 꿀꺽 삼켜대기 시작한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추위를 대비해 핫팩도 챙겼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용품을 챙기길 귀찮아한다. ㅠㅠ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가 추위에 힘들어할때 생명을 불어넣기 좋은 것이 핫팩이거늘~

    드디어 주목군락지에 도착한다. 이미 산행코스에 대한 계획은 변함없음을 알면서도 가야할 정상에서 되돌아올 것인가를 잠시 또 고민하는 시간과 함께 눈보다 추위에 하얗게 얼어붙은듯한 주목군락을 감상한다.

    장군단에서~
    영봉 가는길~

    맑은듯하다가 눈보라가 날리는 정상부의 풍경, 오늘같은 날에는 먼곳의 조망이 아니더라도 살짝 드러나는 정상부 능선의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기분도 괜찮지싶다.

    장군단으로 향하는 등로의 양옆으로 봄을 기다리며 하얀 눈꽃을 먼저 피우는 철쭉과 진달래 꽃나무의 풍경은 우거진 숲속의 야생화를 만나는 회열과는 다른 기분좋은 풍경이다. 이 풍경 뒤로 장군봉이 있는 제단이 눈에 들어오기시작한다.

    태백산의 최고봉은 장군봉(1567m)이지만, 백두대간의 영산(靈山)답게 장군이나 사람을 모시는 제단(하단)보다는 하늘을 모시는 제단이 있는 천제(왕)단(영봉, 1560m)을 최고의 봉우리처럼 여기게 된다.

    나도 그러하다. 장군단의 풍경을 잠시 담아보고 바로 천제단을 향한다.

    주목군락지에서 장군단을 향하는 풍경처럼 정상부 능선은 오롯히 하늘을 열어놓은 풍경으로 막힘없는 등로이지만, 장군봉에서 영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또다른 느낌으로 천제단이 서서히 눈앞에 자리한다.

    영봉, 천제단
    천제단
    인증행렬~

    겨울의 산, 눈꽃산행은 원색의 화려함은 없지만 수묵화의 은은함과 같은 매력과 함께 흑백의 조화가 화려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사목과 철쭉나무 등의 농도가 옅은 갈색과 하얀눈꽃의 조화가 그렇고, 제단의 돌이 내뱉어내는 짙은 농도의 회색빛과 암갈색 위에 나도 꽃이라고 하얀 서리가 내려앉아 모자이크를 이루는 동양화의 풍경도 화려하다.

    그런 동양적 풍경을 지키려는듯 산객들의 옷차림도 화려하지는 않다.

    봄부터 가을까지의 등산복은 원색의 화려함이 야생화와 초록을 이기려는듯 보이기까지 한데, 겨울의 등산객들은 또 마음을 내려놓으며 겨울풍경의 잔잔함을 지켜준다. 그래도 눈꽃산행의 행렬은 여전히 놀랄만하다. 나는 기다리기 싫어서, 그보다는 자주 인증샷을 찍었었으니 대충 다녀갔다라는 표만 내기로 한다.

    망경사
    태백산로, 배달기사가 화이팅을 외쳐준다~ ^^

    오르는 시간, 그리 길지않은 시간이지만 충분히 겨울 태백산의 매력을 느꼈다며 걸음을 빠르게 옮겨본다.

    망경사 풍경 잠시 담아보고, 반재쉼터에선 서두른 걸음이 미안하여 일부러 천연밴치에 앉아 따뜻한 청귤차 한잔을 마시는 여유로움을 가져보기도 한다.

    수없이 태백산을 오르면서도 차량회수를 위한 원점회귀 산행이 잦다보니 백단사코스는 딱 한번 거닐어본 기억...... 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백단사코스로 하산을 한다.

    나와 같은 걸음을 옮기는 산객들이 몇몇 보일뿐, 태백산 코스에서 가장 한산한 코스가 아닐까 싶다.

    극락교 기점을 지나 백단사주차장 그리고 약 2km에 가까운 도로구간을 거닐어 태백산 눈꽃산행을 마친다.

    당골광장으로 들어서는 도로에서 백단사, 유일사 기점을 지나 어평재휴게소(화방재)로 이어지는 도로구간은 차량통행 위주의 도로임에 인도가 없다. 차량통행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보행에 주의가 필요하다.

    태백산, 함백산 산행을 마치면 지역의 음식을 먹어줘야한다.

    일행이 있는 산행이라면 당연히 태백의 유명한 한우실비(연탄구이), 조금 쩐의 부담을 고려한다면 물닭갈비 전문점을 찾게된다. 이번 산행에도 친구들과 일정이 조율되었다면 둘중의 한 음식을 맛보고 돌아섰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혼자일때는 자주 찾는 통리역 부근의 칼국수집을 찾게된다. 그러나 이날 산행은 분명히 태백산과 함백산을 오른뒤 귀가할 계획이었는데, 출발부터 늦장을 부리더니 귀가시간을 고려하면 식사를 하기에 애매한 시간이 되어버렸다.

    이럴때는 겨울철 길거리 음식의 대명사인 붕어빵과 어묵 등이 제격이다.

    태백시내 황지연못이 있는 시장거리의 주도로에 일본식 붕어빵 스타일의 호떡과 붕어빵 가게(와글와글호떡)가 있다.

    이마저도 포장을 해서 차안에서 하나씩 맛보며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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