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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20대명산챌린지>계곡보다 암릉이 이슈가 되고있는 두타산~오르다~ 山!!/山 2024. 7. 9. 16:29728x90
두타산보다는 무릉계곡이 오래전 명승지로써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계곡만으로는 성이 차지않는 우리는 산을 오르는 쾌감이 동반된 계곡의 물놀이가 제격이라며 두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두타산은 그렇게 계곡미가 겸해진 명산이었으나, 백두대간의 허리 위쯤으로 산을 조금 걷는 이들이라면 꼭 지나가야 하는 조망이 좋은 산이다.
그런데 그 매력의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2020년 8월에 베틀바위 구간이 부분개방되고, 21년 6월 베틀바위와 마천루구간이 연결된 본격적인 탐방로의 개방에 발맞춰 무릉계곡의 유명세와 멋을 뒤로하고 베틀바위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나도 지난해 뒤늦게 베틀바위를 거쳐 두타산 정상과 쉰움산까지 거닐면서 땀좀 흘렸었다.
과연 이번에도 그렇게 거닐수 있을까? 더 힘들게 코스를 계획했는데....... ^^;
산행일시 : 2024. 7. 06(토) 맑음(기상청 예보는 비소식~, 그래서 우중산행을 계획했다)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삼화동 일대 두타산(頭陀山, 1357m)
두타(頭陀)는 힌두어(산스크리어)로 "버리고, 씻고 닦는다"라는 뜻으로 속세의 번뇌를 떨치고 불도(佛道) 수행을 닦는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으로 북쪽으로 무릉 계곡, 동쪽으로 고천계곡, 남쪽으로는 태백산군, 서쪽으로는 중봉산 12 당골을 품은 산이다. 두타산은 많은 전설과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산이며, 두타산에서 삼화사에 이르는 3.1km의 계곡에는 무릉 계곡을 비롯하여 두타산성, 금란성, 용추폭포, 쌍폭포와 삼척 쪽으로 오십천, 천은사 등의 수많은 관광명소가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을 쉬어 가게 한다. 동해바다의 높은 돛대를 상징하듯, 빌딩 숲처럼 암릉과 기암절경이 호위하는 해발 470m 마천루는 금강산 바위 위로 아슬아슬하게 조성된 잔도 데크 길을 따라 두타 협곡과 주변 풍광이 가장 잘 보이는 지점에 있다. 용추폭포와 쌍폭포, 무릉 계곡 단풍의 명소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고, 박달나무와 서어나무 군락지의 원시림이 살아 숨 쉬는 명산이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참조 -
소개글을 참조하였지만, 이글에도 베틀바위는 아직 언급되지 않았던 과거의 소개글인듯 하다. 최근의 소개글(업데이트)이라면 베틀바위가 빠질수 없는 기본코스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무릉계곡주차장 -(1.8km, 55분, 베틀바위 경유)- 미륵바위 -(1.9km, 60분, 깔딱고개입구 경유)- 대궐터
-(2.9km, 90분)- 정상 -(4.0km, 120분)- 마천루(두타산성) -(2.5km, 40분, 삼화사 경유)-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3.1km, 총 6:10(휴식 및 인증 45분 포함) 소요
조금 이른 카페의 오픈을 준비하고 산행을 위해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미 옆지기는 산행의 소요시간을 감안하여 나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다. 늘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체크하는 습관과 배려에 감사해하며 우중산행까지 감행하겠다는 나에게 "하늘을 보니 동해쪽은 비가 안내리겠는데~"라는 산행여건까지 챙긴다.
그러면서도 나의 산행일정이 카페 마감시간에 빠듯할 것을 예견하듯 조심히 다녀오라는 이야기까지.......
그럼에도 나는 시간 맞춰 오겠다면서도, 두타산과 쉰움산까지 연계를 갈등하고 있다. ^^;
그렇게 갈등한다고 정해지는 것은 없는듯 하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나의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을때 실행이 가능한 것, 무릉계곡주차장에 도착하여 일단 발걸음을 옮기며 과연 얼마만의 시간과 사투를 벌이며 얼마나 강한 체력으로 정상을 오를수 있느냐에 따라 계획은 수정되고 달라질 것이다.
Tip, 주차비(소형기준) 2,000원, 입장료(성인 개인) 2,000원(도민할인 1,000원)이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잠시 안내도를 들여다보지만...... 이젠 노안이다. 무언가 선명하게 나의 마음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그럼에도 무릉계곡의 멋을 느끼기 위해 무릉구곡(武陵九曲)을 거닐고 싶은 마음 가득한데, 그런 욕구는 하산길의 시간과 상황을 보고 판단하자며 베틀바위코스로 향한다.
모든 오름길은 쉽지않다. 그럼에도 멋드러진 소나무가 산세와 어울려 자태를 꼿꼿히 세우고 있는 모습은 작은 희열을 전해준다. 그런 희열은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닌 숨고르기를 겸한 주변의 풍경을 잠시 즐기는 시간이라고 알려준다.
그리 긴 코스가 아님에도 습한, 비소식때문에 더 고온다습한 날씨에 땀은 온몸을 적시고도 남는다. 그래도 서서히 베틀바위의 자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른 시간에 베틀바위까지 다녀오는 것인지, 아니면 정상까지 찍고 내려오는 것인지 알수 없지만 땀에 흠뻑 젖어 무거운 몸과 발걸음을 옮기는 이순간만큼은 내려가는 산우님이 부럽다는듯이 인사를 남기며 억지로 발걸음을 옮긴다.
드디어 베틀바위 전망대에 다다른다. 풍경을 즐긴다기 보다는 얇은 셔츠마저 흠뻑 적신 땀을 식히는 시간을 갖는다.
여유롭게 풍경을 즐겨야하는데 이미 지친 몸은 너무 시간을 지체한 것은 아닌지 조급함이 앞선다.
그런 마음을 아는것인지 베틀바위에서 미륵바위로 향하는 길에 머리를 올려 가야할 곳을 응시하는데 달팽이바위(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가 누가 빠른지 내기라도 하자는듯이 놀리는 것만 같다.
어디 그뿐이랴? 미륵바위 직전에서는 함부로 범접하지 말라는듯이 잘생긴 매의 얼굴을 한 바위(매바위라고 명명한다)가 영역을 지키는듯 하다.
그러나 나는 또다시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니 너의 영역에서 숨고르기를 해야겠다며 미륵바위 주변을 둘러보고, 깨끗하지는 않지만 동해바다쪽으로 눈길을 던져본다.
지난해에 한번 만나본 베틀바위와 미륵바위여서일까? 한국의 장가계(張家界)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발걸음을 유혹하는 베틀바위 코스는 오늘따라 그리 큰 감흥을 전하지 못한다. 이마저도 체력의 저하가 가져오는 감정일까?
개인적 감흥과는 달리 멋드러진 암릉의 위용이 자리하고 있는 두타산의 산세는 곳곳이 너덜바위로 형성되어있다. 그러나 너덜바위코스를 걸을 일은 거의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거친 산세와 너덜바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베틀바위 구간을 지나 산성터로 향하는 오름의 등로 한켠으로 산수국이 또다른 채색을 하며 눈길을 끈다.
그런 유혹이 나의 마음을 여리게 만들었을까? 너덜바위들이 많아서, 거친 두타산에는 굳이 산성을 조성할 필요는 없었을텐데도 너덜바위를 이용한 산성을 축성했던 흔적을 만나며 이곳에서 "등산로 없음"이라는 팻말을 가로질러 갔어야 조금은 편하게 정상으로 향할 것만 같은데...... 깔딱고개 입구까지 내리막을 걷게 된다.
거리도 늘어나고 다시 오르막을 치고 힘겨운 발걸음을 옮겨야한다.
너덜길에서도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서있는 나무를 지나고, 수많은 발길에 생채기가 난 등로에 뿌리를 드러내고도 생명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를 지나며 만나는 대궐터는 과연 무엇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삶과 전쟁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일까?
두타산성은 국민관광지 무릉계곡 내에 있는 석성으로 동석산성이라고도 불린다. 이 지역 청년들이 의병을 조직하여 왜군을 격침한 항쟁지로, 현재 성터가 남아 있고 호국의 얼이 담겨 있는 곳이다. 102년(신라 파사왕 23)에 처음 쌓았다고 전해지는데, 1414년(조선 태종 14)에 삼척부사로 왔던 김맹균이 높이 1.5m, 둘레 2.5km의 산성을 다시 쌓았다고 한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왜군이 이곳에 쳐들어와서 많은 사람이 이 산성으로 피난하였다. 당시 아군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남북 15리 절벽에 도열시켜 적에게 위세를 보였고, 이에 왜군이 공격을 포기하고 백복령 방면으로 퇴각했다. 이후 빨래하던 노파가 이 산성의 사정을 제보하듯이 아군이 잠복한 길로 왜군을 유인했는데 왜군이 속아 전멸했다고 한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참조 -
참조글에서도 확인하듯이 실질적인 전장의 한곳이 아닌, 아래쪽에서 피난한 주민들이 생명을 지켰던 곳이라 볼수 있을것 같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도 꽤 오랜 기간을 두타산성은 지역과 지역민들의 생명연장에 함께 한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살기위한 몸부림만큼 강렬한 것은 없다. 침입은 그런 정신력을 이길수 없다.
대궐터를 지나고 조금은 여유가 있는, 잠시의 여유가 있는 조망터로 가기까지 너덜과 초록의 조화속에서 밝은 빛을 발하는 "바위채송화"가 발걸음을 세운다.
어디 그뿐인가? 돌양지꽃까지 화사함은 이런 것이라고 지친 산객의 발걸음과 눈길을 멈추게 한다.
이미 지체된 듯한 산행의 여정은 대궐터삼거리에서 지금까지 거닌 걸음을 또다시 복기하게 만든다.
산성터에서 여린 마음을 드러낼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등산로 아니라는 길을 접어들었으면 바로 이곳으로 오지 않았을까를 또 후회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미 산행을 이렇게 진행되었다. 다음에 또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산성터에서 대궐터삼거리까지 베틀봉을 거쳐 바로 거닐어 볼 것이다.(거닐어 보신 분의 조언도 기대해본다. ^^)
드디어 두타산 정상이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조금만 힘을 내어보자.
좀조팝나무 그리고 노루오줌풀의 눈에 띄는 색감을 억지로 즐기며 걷다보면 드디어 정상이다.
묵직한 땀방울이 온몸을 휘감고, 떨어진 체력만큼 힘겹게 두발을 옮겨 도착한 정상에서는 그래도 희열을 느낄만큼 선선한 바람 그리고 선명하지는 않아도 주변의 산그리메가 조망되는 풍경에 심취할 수 있어 좋다.
장맛비 소식때문인지 휴일의 한낮인데도 크게 북적이지 않으니 인증사진 찍는 것도 어려움이 없다. 적당히 쭈뼛거리며 한컷 부탁하며 동해와 삼척의 정상석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예전의 시그니처 포즈는 잊은지 오래다. ㅎㅎ
그리고는 감사의 사례로 배낭에서 꺼낸 옥수수를 한개씩 그 일행들에게 전해주고, 잠시뒤 답례로 전해주는 상큼한 키위 두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청량감은 극에 달한다.
나는 개인산행할때 최대한 먹을거리를 가볍게 한다. 정상에서 운좋게 얻어먹는 칼로리가 또다른 행복감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ㅋㅋㅋ
정상에서의 바람과 산객들과의 작은 교류가 주는 만족감을 뒤로 하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두타산과 쉰움산의 연계산행을 포기했으면서도 갈등을 하는 악마같은 감정의 흔들림은 도대체 뭔지?? ^^;
오름에서 느끼지 못한 두타산의 꽃과 풍경을 하산길에 다시 복기를 하듯 쳐다본다.
쉰움산 갈림길에서는 아쉬움을 떨치고자 빠르게 눈길을 회수하고 서둘러 마천루 코스로 향한다.
그러면서 카페 마감전인 옆지기에게 톡을 남기는데...... 천천히 조심히 내려오란다. 그래도 마음은 급하다.
그런 마음을 알 필요없다는듯 두타산이 춤을 춘다. 시원하게 불어대는 바람에 사초류가 연신 나풀거리며 함께 춤을 추자고 한다. 나는 그런 유희에 약하기에 너의 춤사위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드디어 마천루 코스, 물론 마천루 코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계곡을 넘어 쌍폭, 용추폭포까지 조망하는 낙하담을 돌아서 계곡길로 하산을 하여야 한다. 두타산을 처음 올랐을때도 마천루코스가 있는 두타산성 구간을 거닐었지만 이번에도 시간에 쫓겨 마천루의 제대로 된 코스를 거닐지 못함은 아쉽다.
다음에는 조금더 여유있게 무릉계곡의 진면목을 만끽하는 걸음을 옮겨야겠다는 욕심을 부리며 풍경을 담아본다.
오름길의 베틀바위 구간에서는 내가 이름지어 부르며 바위를 즐겼지만, 마천루의 두타산성 구간에서는 내가 아니어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거북바위, 백곰바위의 자태를 만날수 있다.
바위만으로도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깎아지른 절벽과 초록의 녹음 그리고 멀리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산그리메와 계곡의 어울림이 주는 조화로움이 주는 즐거움은 여타의 명산도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이다.
그래서 나는 베틀바위 코스보다 마천루코스가 두타산의 매력을 보장하는 진정한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에 쫓긴다면서도 마천루코스의 매력에 빠져서일까? 하산길이 예상보다 지체된다. 결국 와이프에게 조금 늦을것같다는 톡을 다시 보낸다. 옆지기는 의례 예상했다는 듯이 지인에게 부탁하여 카페 마감을 하고 운동을 가겠다고 나를 안심시킨다.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삼화사에 들러 아이들과 카페 그리고 우리 가족을 위한 삼배를 올리며 무릉계곡 반석을 지나며 알탕을 하지못하는 아쉬움을 남긴채 산행을 마감한다. 그러면서도 산행을 마감하지 못한다.
귀가를 서둘러야 할 조급함이 사라진 지금은 또다른 욕심, 채우지 못한 걸음에 대한 아쉬움을 어떻게든 보상받으려 시간을 가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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