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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레>춘천을 오가며 눈여겨보았던 한우명가~
    국내여행/강원도 2024. 4. 1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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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미식가라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식사 시간이 아니어도 맛집을 지나칠 수는 없는 법........ 결론은 나는 미식가가 아니었다.

    속초에서 춘천을 오갈 기회가 많았던 그 시절들, 홍천의 철정검문소 인근을 지나칠때면 늘 눈에 들어오던 가게가 있었다.

    가게이름도 기억이 나지않는 "청국장집" 그리고 최근에는 도로 바로옆이어서 더 눈길이 가는 "한우 정육식당", 이미 청국장집은 맛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니 아쉬움이 크고, "뚜레"라는 정육식당은 언젠가 맛볼 기회가 있겠지라며 또 지나치기를 반복한다.

    부모님이 다른 세상에 계시니 형제애는 더 끈끈해지는 것일까? 처가형제 중에 처남이 해외에 잠시 파견근무를 나가 있으니 온가족이 모이기가 쉽지는 않지만, 4개월에 한번 휴가가 주어지는 상황에서 봄의 유희를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식사 한번하는 자리를 갖기로 한다.

    처가식구들의 자리이니 내가 장소를 정하는 것도 아닌데, 드디어 뚜레를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백패킹때문에 고기를 사기 위해 잠시 들러서 어딘가에서 구워먹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그만큼 가게의 구석구석을 느끼며 고기를 맛볼 기회가 이제서야 생긴것이다.

    해가 길어진만큼 저녁 7시경인데도 이른 저녁같은 느낌, 그러나 강원도의 작은 군단위 지자체의 고깃집에 발을 디딜 틈이 없을만큼 테이블은 질좋은 고기맛을 보기 위해 손님들이 몰려들어있음에 놀란다.

    우리 가족들이 먹은 고기를 보면 더 놀랠걸~ ^^

    가게에 들어서면 "뚜레한우"를 소개하는, 상품을 소개하는 게시판이 어디 행정업무를 하셨던 분인가싶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고기에는 소주"라는 인식은 버려~! 큼지막한 한우의 얼굴조형물 앞으로 와인을 소개하는 베너가 떡하니......

    나도 소주보다는 와인 한잔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육즙 가득한 고기를 먹고싶다.

    요즘 간이 쉬질 못해서인지 피로감이 가득...... 그러니 병을 비워야 맛이라는 인식이 강한 소주를 멀리하고 싶다. ㅎㅎ

    큰처형네는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중, 그러니 모인 나머지 형제들이 먼저 뜨거운 불판에 선홍빛 가득한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굽기 시작한다.

    "치맛살, 제비추리, 갈비살 그리고 등심" 그 외에도 다양한 부위의 맛을 보기위해 포장된 고기들을 들고 들어온다. 나는 그냥 자리를 지키며 고기가 구워지면 맛있게 맛을 볼 뿐이다.

    전날 이틀을 땡볕에서 허리를 숙이고 텃밭을 가꿨기에 피곤하거든~ ^^;

    질좋은 음식이 아니어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많이 먹겠다고 젓가락을 쉴틈없이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다보면 내가 체할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많은 음식들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천천히 씹으면서 맛을 음미하는 여유로운 식사가 되어야되는데....... 가끔 가족이지만 허겁지겁 먹겠다는(아니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이는걸~) 듯한 행동은 내가 먹는 음식에도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맛깔나게 먹는 것과 욕심부리듯 급하게 먹는 것은 차이가 있다. 특히 비싼 한우 앞에서는 더더욱~

    아무튼 뜨거운 석쇠 위에서 지글거리며 특유의 맛있는 소리는 입에 들어가지 않아도 침이 고인다.

    미식가가 아니니 각 부위별 맛을 비교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모든 고기가 맛있다.

    한우 토마호크까지~

    구이만 맛있을까? 육회도 테이블마다 하나씩 추가로 주문하고 맛을 보는데, 늘 뷔페집의 얼린 고기로 강한 양념 또는 밋밋한 양념의 육회를 먹다 신선한 고기로 조합이 잘된 양념의 육회를 먹는데 입에서 녹는다.

    형제들 회비로 먹는 좋은 고기이니 뭔들 맛이 없겠는가?

    그 많은 가족들이 모여도 술을 마시는 이들이 없다. 조카들은 고기로도 충분한듯 알콜 섭취를 자제하고, 운전을 해야하는 형제들은 마시고 싶어도 못마신다. 나는 간이 배밖으로 나온듯 옆지기가 운전할 것을 천명하듯 술잔을 비운다. 그러다 뒤늦게 도착한 큰처형네와 한잔을 나누니 과음이다. ^^;

    그래도 후식은 먹어야한다. 다들 된장찌개, 냉면....... 나는 육회가 좋았으니 육회비빔밥 추가로~(배도 불러서 밥을 덜 넣어서일까? 육회비빔밥은 양념이 강한 느낌이다.)

    아무튼 질좋은 고기를 배터지게 맛본 하루다. 그냥 나의 사비로 먹으라면 이렇게 먹을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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