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알9봉 도전>억새의 고장 신불, 간월산 그리고 영축산~오르다~ 山!!/명산(경상) 2022. 6. 20. 19:20728x90
분명히 목표와 도전의식이 희박해졌을 것이다.
예전에 거닐때도 이렇게 힘겨웠을까싶은, 첫산을 향하는 발걸음에서도 되돌아설까를 고민하게 되는 나약한 나를 발견한다.
도전의식의 문제라면 체력이라도 있어야 되는데, 체력까지 밑도 끝도 없이 가라앉는다.
산행일시 : 2022. 05. 28(토) ~ 29(일) 맑음
산행장소 : 경남 양산시 울주군 일대 영축산(1,081m), 신불산(1,159m) 그리고 간월산(1,069m)
"영남알프스9봉종주" 프로그램과 달리 이미 오래전부터 울산지역에서는 영남알프스 산군중 1,000m 이상의 7개 산군을 아울러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의 5개 구간으로 나뉜 큰 환종주 코스를 지정하여 운영하여왔다.
그중에서 간월산, 신불산과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약 4.5km 구간을 "억새바람길"이라 한다.
누구와 : 송석호셰르파와 함께~
산행코스 : 배내고개주차장 -(6.2km, 120분)- 간월재 -(1.5km, 90분)- 신불산 -(1.0km, 15분)- 신불재 -(2.0km, 45분)- 영축산 -(3.0km, 60분)- 신불산 -(1.5km, 35분)- 간월재 -(0.9km, 20분)- 간월산 -(7.1km, 120분)- 사슴농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23.2km, 총 8:55분(휴식 및 정리 분 포함, 백패킹 시간 별도) 소요
백패킹으로 보낸 어둠의 시간이 걷히길 기다리며 이른 시간 영축산으로 향한다.
이제는 봄이 아닌 여름으로 향할것만 같은 하늘은 금새 밝아지며, 언제나처럼 영롱한 여명이 자연을 채색한 길은 걷는다.
쉽게 생각했지만 여전히 몸은 무겁다. 산위에서의 추웠던 기억때문에 보온에 신경쓴 복장으로 걸음을 옮기는지라 더욱 무뎌진 발걸음이다. 그렇다고 거추장스럽게 옷을 들고 거닐긴 싫다.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일까? 영축산에서의 인증샷은 언제나 셀카, 그래도 이번엔 손에 들고 찍는게 싫어 바닥에 여렵사리 고정시켜가며 전신샷을 담아본다. 일반촬영은 그렇게라도 전신샷을 담을수 있지만, 영알9봉종주 관련어플은 타이머설정 기능이 적용되지않아 보통의 셀카로 남긴다.
이젠 하룻밤 묵었던 신불산으로 다시 이동해야한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전날의 산행으로 이어진 연이틀의 산행에서 오는 자연스런 부담감일까?
아직 생각만 하고있던 종주산행들을 언젠가라며 기대를 하고있는데, 이정도의 산행에서 부담을 느낀다면 과연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힘들땐 주변의 풍경을 천천히 조망하며 휴식을 가져보지만, 잘정비된 데크계단 하나 하나를 오를때마다 드러나지않는 감정이 얼굴에 그려지는듯하다.
보통 백패킹을 하게되면 하나의 산을 두번 인증받을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전날 박지 도착도 늦었기에 그나마 쌩쌩한 표정의 인증샷을 남기지 못하고 이른아침 피곤한 몰골로 신불산 하룻밤 흔적을 정리한후 인증샷을 남긴다.
이제는 1박2일 일정의 마지막 코스를 향한 걸음을 내딛자. 신불산에서 간월재로 이어지는 데크길은 예전에 오은선대장과의 조우로 기억되는 구간으로, 그때 당시에도 가을이라기엔 이른 시월의 밤을 힘겹게 보낸 추억이 있는데 이번의 산행에도 힘겨움으로 남는다. 영남알프스의 상징과도 같은 신불산이 좋아서 찾지만 왜 힘겨움의 추억만 남는 것일까? ㅎㅎ
신불산에서 간월재로 향하는 길에 바라보는 풍경도 나의 육체와 혼란스러운 마음과는 달리 평화롭기만 하다.
오늘 마지막 코스로 다녀올 간월산 그뒤로 어제 다녀왔던 가지산과 운문산의 산그리메는 아련하고, 언제일지 모를 영남알프스 종주의 또다른 코스인 천황산과 재약산의 능선길이 좌측으로 케이블카를 타라며 유혹한다.
힘겨워하면서도 산행을 하는 사람이 케이블카는 가당치도 않다고 스스로 세뇌를 시키며 간월산에 다다른다.
잠시 쉬어가다 만나는 산우님께 한컷 부탁, 1박 2일의 목적을 달성했음에도 사슴농장 인근의 공영주차장까지 가야할 걸음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함께 1박2일을 보낸 송석호셰르파는 오롯이 신불산을 즐기며 간월재에서 기다린다.
나의 일정에 맞춰 시간을 할애해줌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사슴농장으로 가는 길보다는 차라리 배내봉의 능선을 걸었으면 어떠했을까를 되뇌이면서도 임도길을 피곤함에 졸린눈으로 거니는 나의 모습에 놀라며 이런 경우도 있구나~라며 힘겨운 일정을 마무리한다.
원래 신불산에서 함께 하기로 했던 고령동동주 형은 업무때문에 함께 하지못하였으나, 하산한 후배들을 위해 양산의 멋드러진 한우집에서 몸보신 시켜준다. 물가개념이 없어서인지 어마무시하게 주문을 해왔으나 지친 심신은 입맛도 잃어 그 질좋은 한우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포장으로 집에 가져왔다는~ ㅋㅋ
Tip,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구간정보
제1구간(억새바람길) : 간월재 ~ 신불산 ~ 신불재 ~ 영축산 / 약 4.5km
제2구간(단조 성터길 : 영축산 ~ 단조성터 ~ 휴양림 ~ 죽전마을 / 약 6.6km
제3구간(사자평 억새길) : 죽전마을 ~ 주암삼거리 ~ 재약산 ~ 천황산 / 약 6.8km
제4구간(단풍 사색길) : 천황산 ~ 샘물상회 ~ 능동산 ~ 배내고개 / 약 7.0km
제5구간(달 오름길) :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약 4.8km
다섯개의 구간을 일시종주하는 코스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도전의 욕심을 가지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오르다~ 山!! > 명산(경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헌산>이틀 그러나 짧은만큼 힘겨운 걸음~ (0) 2022.11.09 <영알9봉 종주>설악을 뒤로하고 천황상과 재약산을 찾다. (0) 2022.11.07 <영알9봉 도전>가지산 그리고 운문산을 새롭게 걸어본다. (0) 2022.06.10 <거제 계룡산>계획과 달리 고민을 하게 된다. (0) 2020.10.27 <명산100+>어떤 산일지 무척 궁금해지는 김해 무척산. (0) 20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