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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계룡산>계획과 달리 고민을 하게 된다.
    오르다~ 山!!/명산(경상) 2020. 10. 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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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일찍 망월산의 박지를 나오면서 조금은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1박 2일로 섬산 트레킹을 겸해 3~4개의 산을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장거리 운전과 야간산행까지의 피곤함을 견디지 못하고 도전앞에 나약해지는 모습이다.

    그래도 못이기는 척 운전대는 계룡산의 들머리를 향하고..........

    산행일시 : 2020. 10. 10(토) 맑음~

    산행장소 : 경남 거제시 거제면 계룡산(566m)

              계룡산은 산의 형상이 닭과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최고봉 아래에 신라 화엄종의 개조(開祖) 의상이 수도하던 의상대의 터가 남아 있다. 중턱에는 계룡

              사가 자리잡고 있다.

              자작나무, 참나무 등의 잡목이 많고, 정상 아래쪽에는 대나무 숲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부근에 닭볏

              같은 돌무리가 있으며, 거제도가 한눈에 보이고 충무, 가덕도, 영도의 태종대가 보이며, 날씨가 맑을

              때는 쓰시마섬[對馬島]도 아른거린다.                          - 두산백과   참조 -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거제시공설운동장(주차장) -(1.1km, 15분)- 굴다리 -(1.0km, 30분)- 임도 이정표 -(0.6km, 30분)-

                  정자쉼터(434봉조망터) -(0.5km, 25분)- 정상(인증 및 휴식) -(0.4km, 25분)- 샘터 -(2.0km, 50분)-

                  산성(거제시청) -(1.1km, 15분)-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6.7km, 총 3:10분(휴식 및 인증 35분 포함) 소요

    김실영고개

    들머리인 공설운동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눈에 띄는 개방화장실, 고양이 세수일지언정 양치와 머리까지 적셔본다. 이 시원함을 가지고 본격적인 걸음을 옮기는데 실제 등산로의 시작지점이라 할 수 있는 김실영고개길은 지난 태풍때 피해가 있었는지 통제 안내문이 걸려있다. 낯선 지역의 등산로에서 혹여라도 길을 잘못들까봐 인근의 안내표지판을 꼼꼼히 살피고~!

    전날 가라산에서의 등로도 바위구간이 거칠어서 힘들었지만, 계룡산 또한 크고 작은 너덜바위들이 제법이다. 이러한 특성때문인지 들머리 초입부터 돌탑들이 즐비하게 산꾼을 맞이하는데, 조금씩 산높이가 높아질수록 육산의 느낌과 바위구간을 반복한다.

    임도 이정표

    피곤과 자연앞의 나약한 존재감 속에서도 집으로 몇시간을 달려야할 생각에 마음은 또 급해지지만, 체력적인 무기력증 앞에서는 쉼터에 엉덩이를 떨어뜨리며 숨을 몰아쉬고 땀을 식히게 된다. 그러면서 걷고 싶었던 계획의 길은 어찌할까를 갈등하고......

    그리 높지는 않지만 1박2일의 피로감을 느끼며 오르는 계룡산은 여타의 내륙의 명산100+ 산들과는 그래도 다르게 조금씩 조망을 보이는 섬속의 내륙다운 분위기를 풍긴다.

    434봉 기점(전망데크)

    그렇다고 남도의 섬 특유의 다도해 모습은 아니다. 그럼에도 섬속의 도시를 상징하는 아파트와 조화를 이루는 황금색 평야는 가을을 그대로 전해주며 풍요로움 그 자체다. 풍경은 풍요롭되 나의 몸과 마음은 피로감으로 가득하다.

    충남 계룡시의 국립공원과 동명의 산이어서일까? 갑사코스로 오르던 계룡산이 계속 오버랩되며 힘겹게 올랐던 기억은, 몸의 피로감에서 거제의 계룡산은 그당시 국립공원의 계룡산이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계룡산 국립공원만 떠오를까? 남쪽지역의 돌산답게 강진 덕룡산의 고개를 넘던 기억도 살짝~

    나태해지는 나에게 도전의 의욕이 충만할 그때를 되돌아보는 것일까? 그때처럼 열심히 달려~ 말어~? ^^

    434봉을 지나 계룡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무등산 중봉코스의 편안함을 잠시 전해준다.

    거칠면 거친대로 좋은게 산이고, 그런 거침 뒤의 휴식같은 편안함이 있어 좋은게 산길이다.

    정상에 올랐으니 시원한 풍경을 즐겨볼 차례, 섬과 바다의 미네랄을 충분히 머금으며 자라는 황금빛 들판이 마음을 여유롭게 하고 그 뒤로 거제만을 여백의 조화처럼 어우러진 섬들이 남도 특유의 분위기를 채워준다.

    그 속에 이곳까지 왔는데 산달도를 만나지 못하고, 가조도도 잠시만 걸으면 될터인데 다음을 기약하게 되니 허전하면서도 다음의 걸음이 또 얼마나 바빠질까 은근슬쩍 부담이 된다. ㅎㅎ

    정상에도 몇몇 등산객들이 있었지만 인증사진 한장 부탁하기도 귀찮다.

    홀로 휴식을 취할겸 셀카로 인증한번 남겼으니, 자~ 이제 덕룡산의 동봉에서 서봉을 넘던 기억처럼 저 길을 지나가볼까?

    생각은 그러하지만 몸의 피곤함에 걸음을 더 옮길 생각조차 없다.

    그저 바라다보이는 고자산재(치)라는 지명이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다며 그 길을 외면한 것이라고 위로하며 하산을 재촉한다.

    능선길에서의 풍경을 조금더 즐기며 산길을 걷고싶은 마음과 달리 샘터방면으로 하산을 하며 목이나 축이려다가..... 거대한 개구리 한마리가 샘물속 바위틈에서 얌전히 휴식을 취하는 모습에 바가지의 물을 쏟아버리게 된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ㅜㅜ"

    체력적 부담보다는 피곤함에 아쉬운 걸음을 하게된 거제 계룡산은 다음이라는 지켜질지 모를 기약을 남기고 힘겨운 귀가의 시간만이 기다린다. 이럴때는 카풀 산행이 부럽기도 하지만 오롯이 나만의 의지와 시간에 맞추어 자유롭게 걸을수 있는 이 길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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