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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불산 억새 - 2부>영축산으로 아침을 열다.
    오르다~ 山!!/명산(경상) 2019. 11. 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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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하룻밤을 보낸 동지는 생각보다 음료에 약하다.

    그러나, 내가 먼저 지난 밤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너무 이른 시간의 Knock Down이었으나 피로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늘상 그렇듯이 일찍 눈을 감으면 감을수록 새벽의 예민함은 극에 다다른다.

    어쩔수 없이 어둠속에서 눈을 뜨고, 주변에 방해가 될까 조심히 이리저리 뒤척인다.

    온 몸이 천근만근이지만, 두 눈이 감기지않는 상황의 새벽을 버틸 자신이 없다.

    결국 헤드렌턴을 가지고 걸음을 옮긴다.

    산행일시 : 2019. 10. 26(토) ~ 10. 27(일) 1박 2일

    산행장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과 경남 양산시 일대의 영축산(1,081m)


             취서산(鷲棲山)은 산정상의 바위가 마치 독수리의 부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유래한 지명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언양)에는 "취서산은 현의 남쪽으로 12리에 있으며, 대석산()이라고도 한다."라고 기록한

             것을 보면 유래가 오랜 지명임을 알 수 있다.

             취서산은 영축산, 영취산, 축서산 등으로도 부르는데, 영취산()은 신령스런 독수리가 살고 있다는 뜻인데

             우리나라 3대 사찰로 불리는 통도사가 위치하고 있으며, 다양하게 불리던 이름도 최근(2001년)에 이르러서야 

             영축산으로 통일하였다.                           - 한국지명유래집  참조 -

    누구와 : 아우님과 하룻밤~

    산행코스 : 등억온천지구(영남알프스복합웰컴센터) - 임도 이정표 - 간월공룡능선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2일차 시작)

            -(0.9km, 15분)- 신불재 -(2.2km, 40분)- 영축산 -(3.0km, 120분, 식사 및 박지 정리)- 신불산 

            -(2.4km, 1:50분, 칼바위 경유)- 홍류폭포 -(0.8km, 20분)- 등억온천지구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9.3km, 총 5:05분(휴식 포함) 소요


    집에서도 그렇고 야생에서도 그렇고 왜 이렇게 새벽엔 잠을 못이루는지?? ㅜㅜ

    밤새 바람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졌지만, 꿈쩍도 하기싫어 몸만 이리저리 뒹굴다가 깬 새벽은 바람 외에는 적막만이 가득한 억새밭 현장이다.

    바람소리만 울리지는 않았으리라~, 억새도 새라며 바람에 의지해 지저귀고 있지는 않았을까?!! ㅎㅎ


    텐트속에서 조용히 버티다(생리현상을 위한 이동은 어쩔수 없고~)가 옆 아우님의 텐트에서 기척이 있으니 혹시라도 동행할까 싶은 마음에 영축산을 다녀오리라~고 전한다.


    어둠속에 볼것도 없고, 아침 여명이 발갛에 비추이는 억새에 잠시 눈길을 줄뿐 걸음만 재촉한다.

    물론, 아침 일찍 하산을 하여 지루한 귀가전쟁을 빨리 마칠 계획이기에 새벽부터 영축산을 찾는 것이다.



    걸으면 땀나고, 인증사진이라도 찍겠다고 멈춰서있으면 찬바람에 살짝 냉기가 전해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절의 이른 아침이다.

    전날 강행군으로 지쳐 쓰러졌으니 몰골이 난리부르스를 치는 것은 당연하다. ㅎㅎ


    영축산으로 향할때는 보이지않던 단조성터의 백패커들, 이곳도 등로에서는 보이지 않을정도로 아늑하게 위장이 되는 곳이다. ^^



    점점 발갛게 달아오르는 아침 햇볕속에 신불산으로 되돌아오는 걸음이 여전히 무겁다.

    박배낭을 매고 과연 신불공룡(칼바위)을 아무렇지 않게 내려갈 수 있을까 은근 걱정이 몰려온다.

    되돌아온 신불산에서는 이미 하룻밤의 흔적을 정리하고 철수준비중인 아우님과 간단히 몸을 녹이고, 인증샷과 함께 각자의 길을 향하기로 한다.

    물론, 다음에 또 어디서 볼까를 고민하는 숙제같은 장소를 제시하면서~ ^^

    함께 거닐지도 못하고 그리 긴 시간의 대화도 없었지만, 이전의 약속을 지키며 신불 억새를 공유해줌에 고맙다. 

    나는 몇해전 도전산행과 함께 거닐었던 신불 공룡을 거꾸로 내려가기 위해 홍류폭포로 향한다.

    그 당시 신불공룡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명산도전을 위한 신불공룡으로의 걸음


    가을느낌 가득 물든 능선을 내려서면 본격적인 바위구간이 나온다.

    신불 공룡을 처음 접했을때는 어둠속의 걸음이었어도 재미있다는 생각이었는데......




    박배낭을 짊어지고 찾은 칼바위능선은 걸음을 부자연스럽게하니 오히려 다시 찾은 이길이 더 불안하다.



    불안함이야 있다한들, 신불공룡의 능선에서의 풍경은 간월공룡을 압도한다.

    그러나, 공룡을 거니는 행동적인 면에서의 재미로 본다면 간월공룡은 거친 남성의 느낌이며, 신불공룡은 부드러운 여성의 느낌이 아닐까 단정지어본다.

    거칠고 위험한 간월에 비하여 부드럽다고 하여 온전히 안전한 것이 아닌 까칠함이 숨겨진 매력이 있는 신불 공룡능선이다.

    몇년전의 신불에서의 아찔함을 기억하며 다른 장소이지만 비슷한 상황을 연출해보는데, 오히려 더 두려워서일까 그때만한 연극이 되질 않는다. ^^

    몇해전 신불공룡을 타겠다고 오른 이 길은 온전히 기억에서 사라져있다.(어둠속이어서일까?)

    그런 길은 하산하면서도 꽤 지루하다는 생각과 내가 이 길을 반대로 올랐다고 생각하니 역시 멋모르고 오를때가 좋은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알고 이 길을 거닐라고 하면 지루하고 힘든 오르막에 욕이라도 나왔을것같다. ㅎㅎ












    신선이 놀던 곳이라고 할 만큼 멋져서 이백()의 시구 ‘비류직하삼천척()’이 떠오른다고 적혀 있다.

    ‘나는 듯 떨어지는 물줄기가 삼천 척이나 된다’는 뜻으로 그만큼 홍류폭포의 물길이 장대하고 아름답다고 안내하는데, 내 눈엔 감질맛 나게 떨어지는 물줄기에 그냥 실소 한번 전하고 그래도 대표적인 기점중 하나라고 인증사진 담는 것으로 만족한다.


    감기지도 않는, 그렇다고 떠지지도 않는 눈을 억지로 비비며 일어나 걸었던 영축산과 신불 공룡으로의 걸음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 내려오면서 이틀간의 힘들었던 걸음을 마무리한다.

    생각보다 긴 시간, 일찍 귀가하여 함께 놀아주겠다는 옆지기와의 약속은 오늘도 어김없이 깨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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