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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한겨울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산을 다시 찾다.오르다~ 山!!/명산(경상) 2019. 10. 29. 17:30728x90
명산40이라는 프로그램이 나의 주말 일상을 바꿔놓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일상의 변화를 묵묵히, 그러면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옆지기가 있으니 변화의 몫은 나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냥 즐길뿐이고, 그로 인한 반복되는 잠시의 일상을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변화를 옆지기는 감내한다.
그러니 감사해하며 또 산행이라는 유일한 취미를 위해 강행군을 나선다.
명산40의 시작은 강원도의 상징적인 산이라 할 수 있는 태백산, 그 곳에서도 한겨울 바람과 함께 도전의 깃발을 휘날렸었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찬바람 매섭게 불어대는 가지산이 겨울 인증산행의 처음처럼 기억이 또렷한듯싶다.
처음에는 셰르파도 나도 서로에게 낯선 환경이었겠으나, 인증을 하며 조금씩 인연이 만들어지며 타지에서 인증자와 도전자로의 만남이 더욱 기억에 남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초대 Sardar Sherpa인 김승환셰르파께서도 강원도 사람이다보니, 자차를 이용하여 그 먼곳까지 도전산행을 감행한 내가 독특하게 여겨지기도 했을터이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나도 셰르파라는 과분한 활동을 하게된 것이다.
물론, 주변의 다른 셰르파들의 도움도 있었고, 이 조직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이런 저런 의견은 달리할 수 있는 법이다.
그걸 부정하면 안되는 것이지.(삼천포로 빠지는 중~~~ ^^;)
산행일시 : 2019. 10. 26(토)
산행장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경남 밀양시와 경북 청도군 일대 가지산(1,240m)과 상운산(1,034m)
원래 석남산(石南山)이었으나, 1674년 석남사가 중건되면서 가지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신라 흥덕왕시대 전라남도 보림사에서 가지산서라는 중이 와서 석남사를 지었다하여 유래된 지명이라는 설과 함께,
가지는 까치의 옛말 '가치'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본다.
그 밖에도 천화산(穿火山), 실혜산(實惠山) 또는 석민산(石罠山) 등으로도 불렸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 -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석남사 상가주차장 -(4.5km, 90분)- 상운산 이정표 -(0.3km, 10분)- 상운산 - -(1.5km, 30분)- 쌀바위
-(1.5km, 45분)- 가지산 -(1.4km, 35분, 중봉 경유)- 쉼터(매점) -(2.8km, 50분)-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2.0km, 총 4:20분(휴식 및 인증 20분 포함) 소요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둠속의 석남사 일주문을 지나며 경내를 지나쳐야했다.
예전 기억을 더듬기보다 다시한번 후기를 들여다봤다.
생각보다 한겨울 느낌은 아니었는데, 겨울산행처럼 기억에 남아있다.(날짜상으로는 겨울~맞다. ^^;)
당시에는 이날 산행과는 반대로 걸음을 옮겼다는 점이 다른데, 타지의 산을 이렇게 똑같은 코스로 거닌 적이 있던가 싶다.
늘상 언제 올지 모르는 길이기에 또다른 길을 거닐어보겠다고 정보를 수집하지만, 다른 산을 거닐기 위해 내려오면서 덤처럼 들러보는 산이기에 시간 등을 최대한 고려하여 같은 길을 거닐어보게 된다.
일단, 경내로 들어서기전 사찰 관계자인듯한 아주머니 한분께서 경내로 들어서기 전에 등산로 안내 이정표가 있다며 알려주신다.
어둠속의 사찰풍경이야 크게 감흥을 줄리는 없고, 스님들의 기도를 방해할 필요도 없으니 안내하여주신대로 길을 찾아간다.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전방지역도 아닌 남쪽의 사찰 사유지 경계를 이렇게 흉물스럽게 철조망으로......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헤드렌턴에 비추인 포장 임도의 바닥, 와~ 가지산에도 가을이 가득 내려앉았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니 낙석의 조각들이 쌀알처럼 내려앉았다.
전설은 전설이고, 이렇게 가지산 지역의 화강암질이 흩뿌려진 모습이 쌀같이 보여서 쌀바위라는 지명이~~라며 해석을 해본다.
방금전까지 가을낙엽처럼 느꼈으면서~~ ^^;
실제 가지산 등산로는 어둠속이지만 가을이 물씬 풍기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상운산 코스를 시간에 쫓겨 그냥 지나쳤다면, 오늘의 코스가 다른점은 이렇게 어둠속에서도 찾아왔다는 것이다.
물론, 어둠속 그리고 산 이름이 전해주듯 운무 속에서 원경(遠景)을 바라볼수 없기에 귀바위는 쳐다보지 못한 점은 또 아쉬움으로 남는다.
태백 구봉산에서 부산광역시 다대포의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산줄기 중심에 있는 영남알프스의 산군에 속하는 가지산 쌀바위 즈음 다다르면서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다.
낙동정맥 구간의 인증지점 그러니 렌턴으로 조명까지 받아가며 셀카 인증이다.
사람들 없는 한적한 구간이면 이런 것도 가능하지만, 단체 산객이라도 있다면 이런 자유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나는 산악인이 아니다.
조금 산을 많이 탔다고 산악인인것처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저 산을 즐기고, 좋아하는 등산동호인 수준에서 남다른 혜택을 보는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그렇기에 간혹 산을 다니다보면 이런 추모비를 보면서 낯선 만남에 나의 존재를 또다시 각인 시키고는 한다.
역시 나는 산악인이 아니다.
그러나, 이 산악인 또한 산을 좋아한 사람중의 한 사람이었기에 잠시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자리를 떠난다.
선명한 바위선이 보이는 쌀바위 위쪽이었다면 아찔하였겠으나, 운무 속에 가려진 절벽의 풍경쯤이야~~ 다리를 후덜덜~거리며 인증사진 하나 더 남겨본다.
운무속의 가을 색채 가득한 풍경, 그러나 너무 평범한 계절의 모습일까?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낯설기만 하다.
너무 평범하지만, 너무나도 계절을 잘 보여주는 그래서 어디라도 있을법한 그런 풍경은 오히려 기억의 저편에 있어서 서운해할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와서도 낯설어하더라도 나를 격하게 반겨주는 가지산이길 바라며~
정상에는 또다른 도전자분들이 정상에서의 상쾌한 아침을 즐기고 계시니 편하게 인증사진 담아본다.
분명히 농담도 하면서 이야기도 몇마디 주고받았는데....... 어디서 오셨다고 하셨더라?? ^^;
낙동정맥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 구간임을 명확히 알려주는 정감있는 옛 정상석을 배경으로 셀카한장 더 남기고,
어둠속에서는 이런 저런 기점을 들러가면서 사진도 남기다가, 주변이 눈에 들어오는 아침이 되니 시간의 흐름을 감지한 탓일까?
존재감 없는 중봉과 싱그런 가을정취를 스치듯 지나치며 걸음을 빠르게 옮겨본다.
걸음을 재촉하더라도 한낮의 일행이 있는 산행이었다면 들러서 막걸리 한잔쯤 들이킬법한 매점이 있는 쉼터를 아쉽게 지나친다.
그러다 만나는 반가운 얼굴, 충청지역의 김창현셰르파 부부를 만나서 인증사진 하나 남긴다.
11월에 있을 스쿠버다이빙 해외투어 일정으로 부부가 함께 개인산행을 진행한다며 이른 아침 가지산을 찾았다가 딱 마주친다.
여유있는 산행이었다면 방금전의 매점에서 한잔 나누며 이야기를 더 나눌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서로의 길을 향한다.
영남알프스 전체가 그렇지만, 유독 가지산의 경우 안전을 위한 구급함이 많이도 설치되어있어 산행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듯싶다.(분명히 소방서에 산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을거야~~ ^^)
앞으로의 여정에 어떤 고단함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기분좋게 새벽 어둠과 함께 가지산 산행을 마치고 뒤늦게 출근한 주차장관리인에게 주차비 상납한다.
상가주차장 이용시 주차비를 아끼려면 아침 8시 - 조금더 여유있게 빠져나가려면 7:30분 전 - 쯤에는 주차장을 탈출하라. ㅋㅋ
주차비 2천(4천)냥 아끼려고 무리한 야간산행은 금물이라는 사실을 염두해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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