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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위한 길잡이로 함께하다.오르다~ 山!!/명산(강원) 2021. 9. 23. 19:25728x90
누군가에게는 반복적인 행복을 주는 산, 그러나 어떤 이들에겐 바라만 보는 대상이거나 살아생전 꼭 한번은 가봐야할 대상이 되는 산이 있다.
바라보는 대상이라 말하는 이들에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거나, 다른 즐거움을 누리느라 힘들게 산을 오를 여유를 찾지 못하는 질투의 표현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감히 올라보고자 욕심을 부리는 이들은 산을 즐기는 입장에서 감사하면서도 함께 하기에 걱정이 되는 또다른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리 준비를 하자, 평소 체력을 기르자~ 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 준비가 되었을지 모르겠으나 그들과 함께 설악을 오른다.
산행일시 : 2021. 9. 18(토) 비 그리고 맑게 하늘이 열림
산행장소 :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일대 설악산(1,708m)
누구와 : 옆지기 외 2명과 함께~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 -(2.6km, 120분)- 설악폭포 -(2.5km, 150분)- 대청봉 -(1.4km, 105분, 중청휴식)-
소청봉 -(1.2km, 95분)- 희운각대피소 -(1.8km, 85분)- 천당폭포 -(2.1km, 40분)- 귀면암 기점
-(1.7km, 40분)- 비선대 -(3.2km, 55분)- 소공원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6.5km, 총 11:30분(휴식 2:30분 포함) 소요
유난히 올해 설악을 계획한 날은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택시를 하는 친구에게 미리 픽업을 부탁하고 오색으로 향하는 시간, 가벼운 빗방울이 차창밖 유리에 부딛친다. 더 많이 내리면 산행이 어려울텐데 걱정을 하며 남설악탐방센터에 도착한다.
설악산 대청봉을 난생 처음 오르는 두여성(친구 와이프)은 애써 긴장을 해소하려는듯 입담을 과시하며 분위기를 띄운다. 그렇게 만담을 즐기는 두여성과 옆지기를 앞세우고 오색의 가파른 돌길과 계단을 오른다.
맑은 날 해가 환할때 이길을 걷기보다는 오히려 어둠속의 이길이 세 여사님들에겐 두려움과 어려움을 인지하지 못함이 도움일지 모를 일이다. ^^;
남설악탐방센터에서 대청봉의 정확히 중간지점을 알리는 설악폭포 기점에서 쉬어준다. 물론, 곳곳의 쉼터에서도 설악이 초행인 여사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적당히 쉬어준다.
지난번 걸음에서도 확인되던 인공적인 쉼터공사는 이제 마무리가 되어 힘든 오름길의 안식처가 되어주니, 이렇게나 많은 쉼터가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은 잊은지 오래인듯 감사함을 누린다.
또다른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쉼터도 산행하는 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지만, 비상시 연락이 되지않는 통신망 확충을 위함인지 새로운 안내현수막이 중간중간 걸려있다.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어둠이 걷힌 설악의 숲속은 서서히 가을속으로 젖어들어가고 있다.
다양한 야생화와 가을단풍이 물들어가는 설악, 빗방울에 더욱 싱그러움을 내뿜고 있으니 설악이 초행인 여사들의 길잡이는 내팽겨치고 나홀로 설악을 즐기는듯하다.
함께 하는 이들이 있으니 옆지기와 다정한 투샷도 남기며 올해의 또다른 가을설악을 기대하는 걸음을 옮기며 설악의 정상을 밟는다. 아쉽지만 맑은 하늘을 열어주질 않는다.
일단 인증샷 하나씩 남기고, 그리 강하지 않은 바람이지만 구름을 몰아내길 기다리려는데 세 여사님들은 설악의 정상에 오른 자체로 만족한다며 중청대피소로 이동을 갈구한다.
구름의 움직임, 조금만 기다리면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설악의 골짜기 골짜기에 매료될텐데...... 오늘은 길잡이역할로 만족해야한다. 오늘의 걸음은 나의 만족이 우선이 아닌 설악을 버킷리스트로 생각하는 여사들의 움직임에 신경써야만한다.
그렇게 산악인들에겐 핫이슈인 "중청대피소 철거반대"에 대한 정보를 남기면서, 어찌될지 알수없는 추억의 장소가 될수도 있을 대피소를 배경으로 한컷 남겨준다. 물론, 대피소 내에서 라면끓여먹기도 추억의 한페이지로 남겨준다.
아침인지 점심인지? 그게 헷갈리면 아점이지~, 그러는 동안 구름이 조금씩 걷힌다. 이런 모습을 정상에서 만났어야하는데...... 시간적으로 너무 낭비인 면도 있으니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 풍경에도 감탄사를 연발하는 여사들의 모습으로 만족한다.
온전히 맑음이 아닌 적당히 가려진 실루엣이 더 매혹적이다. 그 아름다움을 애써 뿌리치고 희운각으로 향하는데, 소청에서의 풍경은 하늘이 확연히 열리니 또다른 유혹으로 다가온다.
유혹도 반복되면 어쩔수 없다. 검은머리 하얗게 변하는 것을 모를지라도 즐겨줘야한다.
구름이 춤을 추며 하늘색을 바꿀때마다, 이곳저곳을 화면에 남기기 위해 손가락만 바빠진다.
한걸음 옮기기가 이리도 아쉬울수 있을까? 그래도 체력이 어찌될지 알수 없는 여사들을 위해 적당히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희운각, 이제는 거의 어려운 지점은 다왔다. 다행이다.
나의 기준으로는 그러하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하산을 완료할 수 있겠다.
비록 힘들지라도 여사들의 걸음이 크게 무리는 없어보인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었다.
탐방센터에 볼일이 있으니 조금 먼저 움직이기로 하고, 옆지기가 경험도 있으니 일행들과 천천히 내려올 것을 기대하며 걸음을 홀로 옮긴다. 길잡이의 역할을 여기서 망각한다. ㅜㅜ
천당폭포를 지나고 양폭지점, 수해로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거친 산이니 그만큼 환경적 변화도 거칠것이다. 기왕지사 보수가 이루어질테면 양폭의 속살을 제대로 관망할 수 있게 구조물이 형성되었으면 싶은 마음이다.
수없이 찾아오는 설악이지만, 올때마다 익숙한 풍경을 폰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결과는 늘 삭제 또 삭제, 눈 속에 더 담아두는 열정을 길러야겠다. 내가 작품을 찍을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하산을 완료하고 여사들을 기다린다.
천천히 내려올듯 싶더니, 나중에서야 지쳐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ㅜㅜ
구조대를 부르네, 지역사회에서 창피해서 못부른다는... 이정도면 정신력은 살아있었다는 증거이긴 한데~ 과연 다음에 또 설악이 아른거려 다시 가자고 할지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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