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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 그리고 공룡능선>올해 설악은 비와 인연이 깊다.
    오르다~ 山!!/山(명산100) 2021. 8. 2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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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공룡능선에 대한 옆지기의 갈증을 이야기하면서 비는 늘 함께 했다.

    옆지기의 외사랑을 질투하듯 나 홀로 설악을 찾아 공룡에게 옆지기의 마음을 조금 나눠줘도 좋을지 탐사해볼 생각이다. 역시나 날씨가 그리 쾌청하지는 않다.

    홀로 설악의 속살을 들여다보기 위한 걸음을 위해서 옆지기도 이른 새벽부터 움직인다. 속초에서 한계령을 향하는 첫차가 예전과 같았다면 옆지기의 도움을 굳이 받지않아도 될터이지만, 코로나로 감축운행하는 시외버스 노선으로 인하여 부득이 함께 거닐고 싶을 옆지기에게 샘이라도 내라는듯 픽업을 강요한다.

    간큰 남자~ ㅎㅎ

    산행일시 : 2021. 08. 21(토) 흐리고 비~

    산행장소 :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일대 설악산(대청봉과 공룡능선)

                   설악산국립공원(雪嶽山國立公園) 내 공룡능선(恐龍稜線)은 마등령에서 신선암(봉)까지의 능선으로, 국립공원 100경중 제1경으로 꼽힐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며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주기에 2013년 3월 대한민국 명승 제103호로 지정되었다.      - 위키백과   참조 -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 -(1.4km, 50분)- 오색제1쉼터 -(2.3km, 80분)- 오색제2쉼터 -(1.3km, 45분)-

                  대청봉 -(0.5km, 15분)- 중청대피소(식사겸 휴식) -(1.9km, 100분)- 희운각대피소 -(0.8km, 35분)-

                  신선봉 -(10.8km, 5:05분, 1275봉 못미쳐 스마트폰 사망~)- 소공원탐방센터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9.0km, 총 11:30분 소요.(스마트폰 고장으로 거리 및 시간은 대략적 수치)

    올해 유난히 체력적 부담이 느껴지는 시간이 많다. 이게 체력적 문제인지 정신적 문제인지는 알수 없지만, 산행을 하면서도 땀을 많이 흘리고 지치기도 많이 지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난이도 있는 거친 산행에 소극적일수 밖에 없다.

    앞서 옆지기와의 산행때도 평상시 같았으면 혼자서라도 산행을 감행했을수도 있겠으나, 옆지기를 빗속에 고생시키고 싶지않다는 생각과 함께 쉽사리 일보후퇴를 결정짓고는 한다.

    그래서인지 홀로 산행을 감행하면서도 계획된 완주를 할수 있을까를 염려한다. 그래도 들머리에 왔으니 출발하고 볼 일이다.

    정비되고 있는 쉼터, 그러나 자연미는 점점 없어진다.
    오색제2쉼터를 지나며 만나는 낙엽과 상록의 교목에서~

    산길이라는게 늘 익숙한듯 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온다. 이번 남설악에서의 걸음은 전혀 새로운 느낌일수밖에 없는 것이 기존의 등로에 있던 밴치형태의 쉼터의 위치는 물론 전체적으로 새로이 정비된 쉼터가 눈길을 끈다. 데크형태의 쉼터로 휴식의 공간을 제대로 제공하는듯 하면서도 자연의 모습은 상실한 느낌이다.

    그렇게 기존의 오색제1~2쉼터도 바뀌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른 아침의 설악의 숲길을 오른다.

    역시나 숨이차고 피곤함이 엄습해온다.

    나~ 피곤해요라며 일부러 오버액션을 연출하면서 쉬어가기도 하고, 오색코스의 쉼터구간을 모두 지나면서는 해발고도가 높아졌다고 계절의 변화를 미리 알려주듯 층층잔대, 투구꽃, 둥근이질풀 및 송이풀 등의 야생화들이 눈길을 가게 한다.

    산길을 걸으며 여유가 있을때 주변의 풍경과 사물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지치고 힘들때는 일부러 쉬어가려는 마음에 다른 것들에 눈길을 주기도 한다. 지금의 내마음은 후자일 것이다. 과연 공룡을 탈수 있을까?

    오색구간의 힘듦은 올라본 이들이라면 모두 치를 떤다. 그럼에도 오색제2쉼터 구간을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하늘과 함께 열린 길은 이제 다 올랐음의 안도를 전해준다. 이제 다왔다라는 안도의 날숨을 내뱉어야 함에도 나는 계획된 걸음이 있으니 걱정의 탄식을 뱉어낸 것은 아닐런지?

    누군가는 말할테다. "그리 힘들면 포기하면 되지~"라고...... 그럼에도 내가 좋아서 하는 행동에서도 포기를 한다면 싫어도 해야할 일 앞에서는 어떤 마음을 갖게 될런지 그게 나를 나약하게 만들까봐 섣불리 자신과의 타협을 불허하게 된다. 참~ 고지식하다. ^^;

    어찌되었든 흐린 하늘과 간간히 흩날리는 빗방울 속에서 대청봉을 올랐다. 서울의 안내산악회에서 온듯한 커플에게 사진 한컷씩 서로 봉사를 하고 중청대피소로 향한다.

    빗물을 머금어 더 싱그러운 금강초롱~
    눈잣나무
    중청대피소에서의 추억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른 아침 시작한 걸음이기에 진정한 휴식과 칼로리 보충을 위해서 중청대피소에서 걸음을 멈춰야겠지만, 최근의 대피소 철거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라도 추억의 사진 한장을 남겨야겠다.

    고기와 라면을 챙겨왔으나, 지치고 허기짐이 오히려 음식섭취를 거부하는지 고기도 모두 못먹을듯하여 옆에서 식사하는 팀에게 조금 양보를 하고 남은 고기만으로 허기를 해결한다. 더 쉬고 싶으나 공룡에 대한 목표를 위해서 서둘러야겠다는 조급함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부부도전자님들과 짧은 만남~

    공룡에 대한 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는 한계령에서 대청을 오르는 부부도전자와 휴양림에서 조우하기로 약속을 하였기에 너무 늦으면 안될듯한 마음때문이기도 하다. 그때 울리는 전화벨소리~ 일부러 받지않는다.

    부부도전자가 눈앞에 보이기때문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 저녁에 조우하려면 내가 서둘러야겠다고 사진 한컷 남기고 공룡으로 향한다.

    부부도전자와의 오늘 만남은 인증사진 한컷으로 더이상 이어지질 못한다. 공룡에서 스마트폰이 사망을 한것이다. ㅠㅠ

    희운각대피소로 향하는 길, 우중산행이지만 공룡능선상의 신선봉 그뒤로 1275봉과 마등봉의 희미한 산그리메가 의외로 선명하다. 몸과 마음은 지쳤지만 좋지않은 날씨속의 설악의 대표적인 기암종주구간인 공룡능선의 풍경이 어서오라며 손짓을 하는듯하다.

    무너미고개
    신선봉

    재촉한다고 빨라질 걸음이 아니지만 그래도 서둘러 희운각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고르고, 기억에도 희미한 공룡능선의 입속으로 들어선다. 무너미고개에서 신선봉까지 등로가 이렇게도 길었던가싶게 땀과 비에 흠뻑 젖으며 올라서니 그래도 바람은 시원하다.

    본격적인 공룡능선의 등줄기에 올라섰으니 풍경속에 또 나를 담아보고 다시 옮겨딛는 걸음속에서도 다시 되돌아갈까라는 말도 안되는 갈등을 한다. 여기서 되돌아가나, 직진본능을 발휘하나 매한가지~ ^^;

    이렇게 힘들어할거면서 너는 여기 왜왔니? 라며 내안의 또다른 나에게 묻지만 명쾌하지않은 답을 스스로에게 내린다.

    혹자들은 "산이 거기에 있어서~" "힘들어도 올라본 자만이 느끼는 쾌감은 안올라본 자는 모른다" 등등......

    다 맞는 말인데 나도 왜 힘들어하면서 산을 오르는지 아직 모르겠다.

    그냥 좋다~, 지금 힘들다고 포기하면 나중에 오르고 싶어도 체력이 안되어서 못오를까봐 그것도 두렵다.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도 말한다. "지금 즐길수 있을때 즐겨라~" "좋은데 힘들다고 포기하면 나중에 하고싶지는 않지만 해야할 일이 생길때는 더 쉽게 포기하게 된다"

    왜 산에 오르는지는 나 스스로도 명쾌하지는 않지만, 이런 가르침을 주는게 산이다. 그래서 산을 오른다.

    그런데 1275봉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는데...... 폰이 먹통이다. 오랜만에 약정기간도 채워가며 사용하던 폰 녀석이 밧데리 소모도 빨라지더니 이젠 전원자체가 들어오질 않는다.

    혹시나싶어 중청대피소에서부터 보조밧데리 충전을 하며 하산시까지 여유있게 촬영도 하며 걸음을 옮기겠다싶었는데...... 빗속에 너무 노출되었나?(생활방수는 기본이라는 것들이 왜이래?)

    결국 공룡능선의 등줄기에서 기암풍경을 담지도 못하고 걸음을 옮긴다. 눈으로만 담으며 옮기는 걸음이 힘들어도 덕분에 시간은 단축되었을까?

    역시나 옆지기의 공룡능선 첫만남을 위한 염탐을 위한 산행에서도 날씨와 여건이 도와주지않는다. 포기하라고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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