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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우중산행으로 만나는 마등령오르다~ 山!!/山(명산100) 2021. 8. 18. 12:39728x90
올해 들어 부쩍 산에 심취한 옆지기의 목표중 하나가 공룡능선을 넘어보는 것, 얼마전 그 목표를 실현시켜주기 위해서 소공원을 들렸다가 비선대도 못가고 되돌아왔었다.
내가 아무리 사랑해도 상대방이 마음을 열어주지 않으면 외사랑이 되듯 산도 그러한 이치를 보여준 것이다.
한번 찍어서 안넘어가는 나무 또 찍어보듯이 비소식은 있지만 또다시 공룡능선에 대한 옆지기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과연 설악산은 옆지기의 마음을 받아줄까?
산행일시 : 2021. 8. 14(토) 이른 새벽, 비~
산행장소 :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 마등령(1,220m)
해발 1,220m의 고개가 매우 가파라서 산턱을 어르만지면서 오른다는 뜻에서 마등령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고, 고개가 말등 같다는데 연유해서 '말등'이 '마등(馬登)'으로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 마등령은 백두대간에 해당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외설악의 마등령에서 희운각대피소 구간(5.10)은 공룡능선으로 탐방로가 개방되어 있는 구간이고, 내설악의 미시령에서 마등령 구간(7.50㎞)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마등령-미시령 일원의 10,500,000㎡ 구역은 야생식물군락지로, 중요 야생식물군락지를 보호할 목적으로 2026년까지 국립공원특별보호구 대상지역으로 지정하였다. - 한국지명유래집 참조 -
누구와 : 옆지기와~
산행코스 : 소공원주차장 -(3.2km, 55분)- 비선대 -(1.7km, 2:50분, 금강굴 기점 경유)- 금강문 -(0.8km, 20분)
- 마등령 -(5.7km, 3:10분)- 원점회귀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1.5km, 총 7:15분(휴식 25분 포함) 소요
사랑앓이를 하는 것일까? 그 설램때문에 잠을 설친 옆지기는 새벽이라기보다는 심야에 눈을 떠 부스럭거린다. 조금더 천천히 이동해도 될텐데...... 덕분에 나의 잠도 부족해진다.
다시 눈을 붙이기엔 애매한 시간, 간단히 고양이 세수를 하듯 씻고 빗방울 간간히 떨어지는 설악으로 향한다. 아무리 사유지라지만 늘상 주차요금은 불만이다. 경차할인도 없다. ㅜㅜ
새벽시간 옆지기와 소공원 매표소에서 지역민 무료입장을 하면서도 굳이 이시간에 모두의 신분증을 확인해야되는지 불만의 표정을 남기며 신흥사 일주문을 통과한다.
옆지기의 외사랑을 받아주지않는 설악의 공룡능선에 대한 불만일까? 소공원에서 설원교까지 이어지는 무장애탐방로도 어둠속이지만 까칠해보인다. 보행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무장애탐방로도 조금더 자연친화적인 모습으로 넓은 등로의 한켠으로 예쁘게 만들면 어때서...... 국공직원들의 차량진입을 위한 도로를 개설한듯한 탐방로가 사랑을 거절하는 이의 차가운 마음처럼 전해진다. 빗줄기는 조금씩 굵어진다.
지금까지는 평탄한 진입로였지만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 까칠해진다. 이 까칠한 설악이 옆지기의 외사랑을 받아주지 않을것을 예견하며 나는 공룡능선에 대한 걸음을 이미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사랑을 찾아가는 옆지기의 걸음을 쫓아가는 내가 빗줄기인지 땀인지 모를 물줄기를 온몸으로 흘려보내며 거친 호흡을 내몰아쉰다. 사랑을 갈구하는 옆지기의 마음을 쫓아갈수가 없다. ^^;
다른 대상에 대한 사랑을 쫓아가는 옆지기에게 어둠속의 풍경도 즐기며 설악을 사랑하라고 푸념을 하지만 속내는 나를 바라보라며 애원하며 걸음을 멈춰세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마음을 알든 모르든 그러한 시간을 통해서 나의 마음을 진정시킨다.
설악은 늘상 그렇듯이 옆지기의 사랑을 아직 받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더욱 굵어지는 빗줄기를 뿌려대며 옆지기의 마음을 흔들고 있지만, 내가 도와준다면 이정도 닫힌 마음쯤은 이겨내고 사랑을 쟁취하겠다는 옆지기를 막을수는 없다. 나와 설악의 사이에서 사랑싸움을 즐기는 옆지기를 막을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이제는 내가 애원해야한다. 이런 차가운 설악보다 보잘것 없는 사람이지만 항상 옆에서 그대를 바라보는 나를 따르라고... 외사랑의 마음에 비수를 꽂듯 비를 뿌려대는 설악의 거친 모습조차도 오늘은 볼수 없을듯하니, 거친 표정이더라도 보여줄듯할때 다시 찾아와도 늦지않다며 공룡능선의 문앞까지 온것으로 만족하고 되돌아가자고~!!
서울에서 설악에 대한 마음을 담아 찾아온 이들은 공룡능선이 속살을 보여주든 말든 찾아가겠다는 단호함을 보인다. 옆지기도 그러한 마음 가득하지만, 옆에서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배려하듯 공룡능선의 문턱 마등령에 아쉬움 가득 남겨둔채 발걸음을 되돌린다.
아직 설악에 대한 외사랑 가득하지만, 나를 배려하여 포기할 줄 아는 옆지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날 다시 공룡능선의 거친 모습을 만나게 해줘야한다. 내가 해줄수 있는 사랑이 이것밖에 없으니~ ㅎㅎ
늘상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과 설램이 있겠으나, 서로에게 의지하되 스스로를 믿으며 치열하게 도전하는 삶을 즐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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