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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봄에 피는 꽃 빙화(氷花)
    오르다~ 山!!/명산(강원) 2021. 3. 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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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정말 어떤 풍경을 보고 싶다거나, 어떤 야생화를 만나고 싶어서 산을 찾는다.

    그러나 이번처럼 설악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다르다. 전국의 국립공원 일부가 봄과 가을철 건조기에 산불예방을 위하여 입산통제를 한다. 해당 시기별 입산통제는 2~3개월가량, 그 기간동안 설악을 찾을수 없기에 통제전 마지막 날을 무작정 설악으로 향한다.

    그런 걸음속에서 초반의 빗방울은 이틀동안의 강행군(?)으로 지치기도 했지만 질척거리고 몸을 무겁게 하기에 불편할수밖에 없지만, 정상부로 향하면서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여 전설로 남을 듯한 풍경을 연출해준다.

    산행일시 : 2021. 3. 01(월) 비 그리고 눈

    산행장소 :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일원의 설악산(1,708m)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 -(4.8km, 185분)- 대청봉 -(4.6km, 175분, 희운각대피소 경유)- 천당폭포 

                  -(7.9km, 110분, 귀면암 및 비선대 경유)- 설악동탐방센터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7.3km, 총 7:50분(휴식 45분 포함) 소요

    이틀전 준비성 없이 야등의 경험을 하면서 기본장비는 챙기자라고 마음을 먹으면서도 동네 뒷동산이라고 또 습관적으로 랜턴을 챙기지않는다. 스틱은 챙겨도 배낭 사이드포켓에서 꺼내지도 않고........ 질척거리는 빗줄기에 만사가 귀찮은거다. ^^;

    그렇게 어렴풋한 등산로를 조심스레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한다. 우보만리()의 마음으로 걸으면서도 공룡능선까지 갈수 있을까를 또 고민한다. 참~ 쓸데없는 고민의 연속이다.

    어둠속에 오르는 걸음이라 딱히 다른 감흥은 없지만 오색제2쉼터 이후부터 몇해전 셰르파들의 우정산행때 감흥이 솟아오른다. 빙화가 서서히 나를 반겨주고 있으니 그때 당시를 떠올리며 이제는 전설로 남을 우정산행이지않을까라는 아쉬움과 여운이 남는다.

    빙화가 만발한 우중산행~

    우중산행, 그러니 조망을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인증만을 남기고 빗속에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중청대피소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일행이 있거나 좋은 날씨라면 고기라도 굽겠지만 그저 김치와 컵라면으로도 설악의 분위기를 즐기기 충분하다.

    휴식이후는 소청으로 이어지는 눈 아래의 조망(공룡능선)따위 없으니 일치감치 능선종주의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고 희운각에서 따뜻한 차 한잔으로 여유를 부리며 천불동 계곡의 걸음을 준비한다.

    한참 공사중(기상과 날씨로 중단되어있지만~)인 희운각의 한켠에서 휴식중 눈에 들어오는 백패커의 짐을 보니 어지간한 산꾼이 아님을 느끼며, 부러움을 가득머금은 시선을 잠시 고정시킨다. 나는 저렇게까지 못한다는 초보 백패커의 부러운 시선이다. ^^;

    희운각에서 천불동으로 향하는 걸음, 첫눈을 밟아보는 새색시의 마음처럼 누군가는 밟았겠으나 다시 하얗게 덮힌 등로를 벗삼아 설램의 발걸음을 눈위에 살포시 올려본다.

    그러는 중에도 일부 백패커가 겉으로만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며 어딘지 알수 없는 박지를 향하여 오른다.

    또 초보백패커의 마음으로 다른 백패커에게 어디서 하룻밤 묵을 예정이냐 묻는데...... 웃음을 머금으며 대피소로 간다는 말, 그리고 이어지는 국공직원이라는 말에 실소를 머금는다. 자세히 비닐비옷사이로 보이는 국공마크~에 나도 어이없이 수고하라는 인사를 남기며 첫눈같은 설악의 눈을 맞으며 걸음을 옮기는 수밖에~!

    봄의 길목에서 만나는 겨울의 모습을 간직한 설악의 풍경은 근경이라 할지라도 시원하지않으니 경칩을 맞이하는 계곡의 물소리를 또다른 벗으로 함께 걸음을 옮긴다.

    다른 산이라면 멋드러진 이름이라도 있을법한 천당폭포 위의 작은 폭포수앞에서 한컷, 그리고 화채봉에서 칠성봉에 이어 집선봉으로 이어지는 기암들의 눈과 얼음속에서 비라도 내려야 물줄기를 흘러보내는 작은 계곡 같은 풍경을 바라보다 오련폭포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쉽게 오련폭포 전경을 담을수는 없으나 겨울철의 연이어지는 폭포수의 흔적은 그나마 이곳이 오련폭포의 본모습이라고 여길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공룡능선까지 종주를 하고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특별한 조망없이 거니는 것도 뒷동산에 대한 예의가 아닐듯하여 바로 천불동계곡으로 향하다보니 이른 하산이 된다.

    결국 계획에 없는 늦은 점심을 위해 옆지기에게 연락을 하고 더욱더 걸음을 서두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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