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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설악산도 봄 앞에 겨울의 모습을 숨긴다.
    오르다~ 山!!/명산(강원) 2021. 2. 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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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해의 명절연휴였다면 가족과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술독에 빠져있었을텐데, 코로나 여파로 모임을 갖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니 식구끼리 아쉬운 명절의 분위기를 내는 정도로 음식을 준비하고 방콕을 하며 흘려보내는 시간이 고문이 아닐수 없다. 결국 명절때는 거닐지 않던 산길에 마음을 주게된다. 물론, 선자령에서의 잃어가는 겨울의 모습이 아쉬워서 설악에서 보상이라도 받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했다.

    산행일시 : 2021. 2. 13(토)

    산행장소 :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 한계령코스

    누구와 : 혼자 그리고 친구와 만남~

    산행코스 : 한계령휴게소 -(2.3km, 75분)- 한계삼거리 -(4.2km, 100분)- 끝청 -(0.9km, 25분)- 중청(대피소)

                  -(0.8km, 20분)- 대청봉 -(2.5km, 85분)- 설악폭포 기점 -(2.6km, 60분)- 남설악탐방센터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4km, 총 6:10분(휴식 50분 포함) 소요

    멀리 속초시내에서 바라다보는 모습과는 다른 눈이 쌓여있는 설악을 기대하며 옆지기의 도움으로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한다. 적당히 걷고 적당히 즐기며 오색으로 하산을 결정하고 옆지기가 또 픽업을 해주기를 당부를 하면서 출발~!!

    항상 그렇듯 첫걸음은 힘겹다. 그래도 겨울의 모습을 간직하길 바라며 위령비를 지나며 바라본 온도계는 오늘도 겨울의 설경은 꽝이겠구나싶다.

    한계삼거리를 향하면서 음지의 결빙구간을 조심스레 지나치지만, 설악의 풍경을 놓칠수 없다며 가야할 끝청방면 능선을 조망해본다. 아이젠을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구간은 잠시, 설악도 그렇게 겨울의 모습을 서서히 봄에게 양보하고 있다.

    힘겨워하면서도 뒤돌아보면 점봉산지구의 산그리메가 아스라히 유혹하고, 그러나 고개를 가야할 길로 돌리면 결코 쉽게 허락하지않겠다는 듯이 기암이 앞을 가로막는 형상이란 이게 설악이다라며 겸손함을 억지로 강요한다.

    그리 이른 시간이 아니기에 한계삼거리로 향하는 탐방로에도 오고가는 탐방객이 간혹 있다. 벌써 하산하는 이들은 한창 명산100을  도전할때 나의 모습처럼 부지런을 떨었으리라 짐작하며 여유롭게 설악을 거니는 나의 현재는 이런게 산을 즐기는 것이라며 자조섞인 웃음을 속으로 지어본다.

    그렇게 한계삼거리에 도착하여 백운동계곡과 구곡담계곡을 끼고 늘어선 기암봉우리들 사이로 옥녀봉과 용아장성 그리고 공룡능선을 추측해보며 휴식을 갖는다.

    끝청을 향하는 걸음 속에서도 기대했던 겨울설악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한시라도 눈을 떼기 어렵다는 듯이 왔던 능선길을 되돌아보며 귀때기청과 안산 그리고 점봉산지구의 봉우리들을 바라다보고, 또다시 가야할 대청봉으로 눈길을 돌리며 용아정상과 공룡능선의 쾌활한 자태를 즐긴다.

    끝청에 도착하여 또다시 둘러보는 내설악 그리고 점봉산지구의 풍경, 점봉산지구는 곰배령을 거닐어봤어도 여전히 백두대간의 끊긴 길이다. 그러니 더욱더 거닐고 싶은 것은 나만의 욕심일까? 산을 즐기고 걷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그이상의 욕심을 부려보았을터이다. 여전히 논의되고, 건의되고 있는 탐방예약제와 탐방자격이 시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렇게 끝청을 거쳐 중청으로 향하는 걸음, 봄의 기운이 샘솟는 설악의 백담사코스의 봉정암과 용아장성을 바라보면서도 예상보다 빠른 진행에 풍경만 잠시 즐기고 대피소는 지나치기로 한다. 이정도의 기상과 풍경이라면 굳이 대피소가 아니어도 정상에서 충분히 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겠다싶은 마음이다. 불과 보름전에는 바람에 쫓기다시피 대피소에서 식어가는 도시락을 먹었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계절은 그렇게 바뀌고 있다.

    딱 산을 즐기기 좋은 날씨와 명절연휴를 증명하듯 적당히 붐비지않는 정상의 즐거움이 가득한 모습이다.

    나도 등산객에게 부탁하여 나만의 희열을 표출하며 정상을 즐긴다.

    예상보다 빠른 진행에 계획했던 오색을 포기하고 천불동계곡으로 향할까도 잠시 고민하지만, 여유를 즐기자며 정상에서의 휴식을 더 갖는다. 그러는 사이 전화벨이 울린다. 친구녀석의 전화~ 설마 이곳에 친구가? 아니면 남아있는 휴일 기간을 이용하여 함산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목소리를 전한다.

    역시 친구녀석도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나를 발견한 것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오색으로 원점회귀를 한다는 친구, 덕분에 옆지기의 수고를 덜수 있겠다. ^^

    다른 산이라면 봄이라는 계절에 겨울을 빼앗긴 모습일지 모르겠으나, 설악은 봄에게 잠시 양보를 한 것이리라 여기며 오색으로 향하는 걸음은 간간히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와 함께 빠르게도 옮겨진다.

    기대한 겨울의 모습을 설악도 잠시 잊으라며 봄을 맞이하지만, 그 모습 또한 설악은 설악이다라며 오랜만에 여유와 즐거움이 가득한 설악의 품속에 머물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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