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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설경을 즐기려다 바람에 쫓기다.
    오르다~ 山!!/명산(강원) 2021. 2. 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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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의 '과거의 오늘'이라는 주제에서 1년전 설악산을 찾은 이야기가 올라온다. 물론 나만이 볼수 있는 공간이지만 괜히 설악산의 눈내린 풍경이 보고싶어진다. 옆지기는 지인들과 설악산의 금강굴을 다녀온다며 은근히 함께 하기를 원하는듯하지만 뿌리친다. ^^;

    함께 가지도 않으면서 들머리까지 차량으로 데려다주는 수고까지 부탁하는 나는 간큰 남자~, 불과 며칠전 설악산 대청봉 탐방과 일출까지 선물했으니 이정도는 애교로 봐주겠지~ ㅋㅋ

    산행일시 : 2021. 01. 30(토)

    산행장소 :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일대 설악산 대청봉(1,708m)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 -(2.8km, 75분)- 설악폭포 기점 -(2.3km, 90분)- 대청봉(중청에서 식사 및 휴식)

                  -(2.7km, 85분)- 희운각대피소 -(2.0km, 45분)- 양폭대피소(짧은 식사) -(1.9km, 45분)- 귀면암

                  -(1.6km, 40분)- 비선대 -(3.8km, 40분)- 소공원(탐방센터)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7.1km, 총 7시간(식사 및 휴식 40분 포함) 소요

    이른 시간대 렌턴에 의지하거나, 설악항(해맞이공원)에서 첫차표를 끊어 버스에서 내려 탐방센터를 지났어도 옆지기의 에스코트로 편하게 들머리를 지나기는 낯설기만하다. 겨울답지않은 포근함에 정상에서의 즐거움을 기대한다. 과연 그 기대는 제대로 나에게로 올까?

    주말산행임에도 북적이지 않고 간간히 뒤따라 오거나 앞서가는 등산객의 발걸음도 낯설기만하다.

    어디 등산객의 걸음만 낯설까? 한겨울의 설악 계곡이 얼지않고 물 흐르는 소리를 전하는 모습도 낯설기만하다.

    설악폭포 기점을 통과하며 쳐다본 하늘은 잔뜩 흐려있으니, 조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정상에서의 눈보라 날리는 풍경이라도 기대하며 걸음을 재촉해본다. 푸근한 날씨에 하늘까지 맑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기대는 언감생심으로 정상에 다다르자 휘몰아치는 바람에 서있기조차 버겁다.

    정상에 왔노라고 인증사진 한장 찍는 것도 불안할 정도이니 사진이 제대로 찍혔는지 확인도 못하고 중청대피소로 향한다.

    중청대피소로 가늘 길도 등산화와 데크조성 탐방로의 철제가 마찰력따위 없이 미끄러지니 조심스러울수밖에 없다. 겨우겨우 대피소로 대피하여 허겁지겁 커피 한잔과 간단한 식사를 한다. 명산40 당시 옆지기가 챙겨주던 따뜻한 죽도 오랜만이다. ^^

    약 2주전 옆지기와 올랐던 대청봉에서는 바람과 추위가 힘들게 하더니, 오늘 하루는 바람이하는 녀석 혼자서도 나의 정신까지 혼미하게 만든다. 부랴부랴 해결한 잠깐의 끼니와 함께 어서 바람의 영향권을 벗어나고픈 마음뿐이다.

    그렇게 발걸음을 희운각으로 옮기면서 흐린 하늘에 가려진 설악의 풍경은 간간히, 국부적으로 비치는 햇살을 찾아 한컷 한컷 담아보겠다고 애를 쓰게된다. 그러는 사이 정상을 향하여 오르는 큰배낭 짊어진 산꾼들... 호기심에 어디서 묵으시려구요? 알려주질 않는다~ 궁금하잔니~ ㅋㅋ

    정상에서의 바람을 피해 내려서는 천불동계곡, 익숙한 폭포를 즐기기보다는 이름 그대로의 계곡풍경과 근심걱정따위 없지만(자연속에서 근심걱정은 배부른 분들의 잡념~) 정신줄을 바람에 날려보내고 무념무상(無念無想)으로 설악을 즐기는 것은 아마도 천불(天佛)의 기도때문이 아닐까~!!

    설악을 그렇게 다녔으면서도 양폭대피소에 발도장을 찍기도 처음인듯, 그렇게 또 남아있는 한그릇의 죽으로 요기를 해결하고 같은 설악의 품속이지만 따로 설악을 즐기는 옆지기와 합류할 수도 있지않을까 싶은 마음에 걸음을 재촉한다.

    자연속에서의 여유를 즐기고자 하면서도 걸음을 재촉하는 조급함처럼, 부처의 온화함(천불동계곡)은 불심을 시험하는 귀신(귀면암)이 있기에 더욱 빛나지 않을까? ㅋㅋ

    옆지기와 일행은 금강굴까지의 트레킹 이후 식사를 마치고 나의 합류를 기다리는데 사양을 한다. 그랬더니 커피한잔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강하는 산행이 이런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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