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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한파주의보를 피해서 올랐더니~오르다~ 山!!/명산(강원) 2021. 1. 11. 12:30728x90
지난 주말 설악산 대청봉을 초등등정하려는 옆지기의 계획이 나로 인하여 무산되었기에 다시금 주말을 기다려본다.
그런데 주말 날씨가 심상치않다. 한파주의보가 예보되어있다. 이건 아닌데~~ ^^;
연말연시의 짧은 연휴 그리고 며칠동안 신년휴가까지 겹친 옆지기의 일정을 고려하여 주중 설악산행을 계획해본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마인드로 설악산 초등산행을 응원하며 일출까지 덤으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새벽잠을 설친다.
산행일시 : 2021. 01. 06(수) 날씨 맑음, 기온 영하
산행장소 :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경계의 설악산(대청봉, 1,708m)
설악산(雪岳山) 가는 길에
개골산(皆骨山) 중을 만나 / 중더러 물은 말이
풍악(楓嶽)이 엇덧튼이
이사이 련(連)하여 서리치니
때 마잣다 하더라 - 조명리(조선 영조때의 문신, 1697~1756) -
누구와 : 옆지기와 단둘이~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 -(1.7km, 65분)- 오색1쉼터 -(2.3km, 95분)- 오색2쉼터 -(1.3km, 55분)- 정상
-(2.6km, 2:30분, 중청대피소에서 휴식 및 식사)- 희운각대피소 -(2.0km, 85분, 천당폭포 및 양폭
경유)- 양폭대피소 -(3.4km, 90분, 오련폭포 및 귀면암 경유)- 비선대 -(3.0km, 40분)- 소공원(상가)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8.0km, 총 9:40분(휴식 1:35분 포함) 소요
장거리 산행을 위한 이동을 빼고는 설악의 일출을 겸한 산행 이외에는 어둠이 짙은 거리를 달려보기는 오랜만인듯 어색하다. 그나마 옆지기가 함께하는 이동이기에 위안을 삼으면서도 설악산을 처음가는 옆지기가 내심 걱정스럽기도 하다. 일단 남설악탐방센터 앞쪽의 폐점에 가까운 호텔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설악산을 거니는 모든게 처음인 옆지기와의 인증샷은 기본~
아~ 겨울산이 이런거구나~!!(넋이라도 있고 없고~ ^^;)
어둠을 뚫고 오색1쉼터, 오색2쉼터를 오르는 걸음은 걱정보다 잘 걸어주는 옆지기가 고맙다. 문제는 아직까지 버틸만한 바람을 정상부에서 잘 견딜까인데..... 단순히 정상에 섰다는 느낌보다는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주변의 조망을 즐길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너무 여유를 부렸을까? 정상에 도착하기 전부터 동해상의 구름띠 위로 여명이 붉게 피어오른다.
옆지기의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첫 경험에 일출을 곁들이는 호사를 누려볼까도 싶었지만, 이미 긴장한 상태에서 서둘러 걸음을 옮기다보면 또다른 우발상황이 발생할수도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에 최대한 천천히 움직인다. 덕분에 정상의 바람을 피해서 일출을 감상한 것으로 만족하자.
드디어 옆지기의 첫 설악산 대청봉 등정이다. 불어대는 바람과 사정없이 떨어지는 체감온도로 조망은 커녕 대청봉과의 첫 조우를 축하할 겨를도 없다. 설악의 최고봉을 올랐다는 감동은 속으로 남기는 것으로~!! ^^;
서둘러서 중청대피소로 향한다. 이또한 옆지기의 첫경험이 기다리고 있으니 조망의 아쉬움을 달랠수 있지 않을까!! ㅋㅋ
코로나로 인하여 대피소 예약도 불가하고, 평일의 매서운 추위속에서 설악을 찾는 이도 드물다보니 중청대피소의 취사장도 전세를 내듯이 우리만의 공간이 된다.
중청대피소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느끼할까봐 삼겹살 대신 가져온 양념토시살 구이를 포함한 모든 것이 첫경험이다. 감히 나의 옆지기가 설악에서 이런 첫경험을 누리다니~~ ㅋㅋ
그렇게 잠시 체감온도로 떨어진 몸의 한기를 적당히 녹이고 다시 걸음을 옮겨보자. 다음에는 옆지기의 공룡능선을 오르는 첫경험을 기대하며, 공룡능선의 거친 선율을 벗하고 있는 희운각으로 향한다.
희운각대피소는 2021년말까지 대대적인 공사가 시행중이기에 머무를 상황이 아니다. 무너미고개에서 공룡능선의 웅장함을 맛보기로 인증사진 하나 남기고 본격적인 하산을 서두른다. 이제 천불동계곡으로 접어들어야 하지만 희운각에서 쉬지못한 휴식을 잠시 가지며 설악의 여운을 즐겨본다.
오색에서 오르는 걸음은 가파른 경사를 쉼없이 올라야하는 힘겨움이 있어서 힘들지만, 천불동계곡으로 향하는 걸음은 지친 몸과 마음에 지루할수도 있는 거리다. 그러나 지루할 틈을 주지않는 천불동계곡의 비경이 있으니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천불이 속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천불(千佛)이 마음속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거니는 계곡의 품속에선 우렁차게 울리던 폭포수가 얼음공주가 된듯 조용히 흰세상을 만들어 걸음과 눈길을 멈추게 한다.
멈추고 싶은 걸음도 코로나시국이 해제되어 대피소가 예약가능하다면 그때 멈추어보자는 생각으로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신선이 되듯 귀면암을 거쳐 비선대를 빠르게 지나친다. 중청에서 해결한 아침에 이어 소공원에서 따끈한 국물의 황태해장국으로 몸을 녹이며 평소보다 늦은 점심을 먹는다.
대청봉은 물론, 천불동계곡의 폭포도 첫경험인 옆지기의 설렘과는 달리 차량픽업을 위해 나는 또 오색으로 버스에 몸을 싣는다. 코로나로 인하여 버스시간대도 축소되며 설악을 찾기 불편해졌다.
설악해맞이공원 또는 양양터미널에서 오색(한계령)으로 향하는 버스시간표를 참고로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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