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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100+>또다른 도전의 시작, 순창 회문산~오르다~ 山!!/명산(전라) 2020. 5. 20. 08:01728x90
사람의 눈은 항상 높은 곳으로 향한다.
명산도 나름의 인기에 따라 그 순위가 정해지니, 처음부터 너무 인지도 높은 명산을 다녔다면 나머지 산들에 대한 멋을 이해하기에 조금 어렵지 않을까싶다.
항상 높은 곳으로 향하는 눈과 마음을 조금씩 낮춰볼 필요가 있겠으나, 말처럼 쉽지는 않으니 만족도는 떨어질 것을 예견하며 명산100+를 향한 걸음을 옮겨본다.
산행일시 : 2020. 5. 16(토)
산행장소 : 전북 순창군 회문산(囬文山, 837m)
지리적 환경 때문에 한말 임병찬 최익현 양윤숙 선생이 의병을 일으켜 일제에 항거했고, 6.25때
는 북한의 남부군총사령부가 있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빨치산훈련장에 체력단련장이 들어
서고 빨치산의 은신처와 밥짓던 터는 통나무집과 물놀이터로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 한국의 산하 참조 -
누구와 : 산과길 도전자 2명과 함께
산행코스 : 휴양림주차장 -(1.5km, 30분)- 사방댐(갈림길) -(1.7km, 40분)- 큰지붕(정상) -(2.0km, 1:10분)-
돌곶봉(, 천근월굴 및 여근목 경유) -(1.2km, 30분)-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6.4km, 총 2:50분(휴식 및 인증 15분 포함) 소요
코로나의 영향으로 휴양림 매표서 진입도 마스크 착용의 깐깐한 확인, 방문객도 없는 황량한 탐방로에서 이미 마스크는 의미없는 것 아닌가싶으면서도 조심해야지라는 측은지심같은 마음이 왔다리 갔다리~~
잠시 이 길로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홀로 국사봉전망대에서 기다릴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장도 봐야하니 촉박한 시간을 감안하여 되돌아서 사방댐 방향으로 이동한다.
구한말 의병활동의 근거지였으며, 한국전쟁 전후 빨치산 활동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안고 전북도당 유격사령부 자리와 임시 간부학교였던 노령학원터가 남아있다는 노령문과 회문산 역사관의 자세한 탐방은 시간을 핑계로 제대로 확인하지못한다.
일상을 떠나 자연속에서 여유를 찾겠다는 걸음은 과연 그 욕구를 제대로 실천하는지 의문이다. ㅜㅜ
휴양림에서 삼연봉 방면의 능선을 향하는 길은 아주 편안한 육산이라는 느낌과 함께 평범한 동네 뒷산을 거닐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편안한 육산의 느낌은 정도를 넘어 너무 평범한 것 아닌가싶게 실망스런 모습, 그러니 길에 떨어져 색을 잃어가는 철쭉과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짊어진듯한 나무줄기의 이끼들을 벗삼아 감성을 억지로 담아본다.
그리 길지않았던 휴양림에서 큰지붕(정상)까지의 실망스런 걸음에 하늘이 미안했을까? 정상에 발을 디디는 순간 활짝 열린 조망들 앞으로 펼쳐진 운해가 잠시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우리의 목적은 자연을 벗삼아 일상의 활력을 엊고, 사람과의 관계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한 즐거움을 더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인증이니 빼놓을수 있겠는가!!
짧은 감탄사와 함께 인증, 어느정도 욕구가 채워져서일까?
갈대와도 같은 사람 마음이라고, 어느새 운해가 능선과 봉우리를 둘러싼 경계선이 선명하게 연출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또다른 욕심이 자리잡는다.
인근의 명산인 모악산은 어머니의 산, 회문산은 아버지의 산으로 곳곳에 음기가 서려있으니 빨치산 토벌을 위해 온산이 불바다가 되었어도 이곳의 반송과 여근목은 살아남아 영험함을 간직하고 있단다.
오랜시간 다양한 역사와 함께한 지역의 명산인 회문산이지만, 음양의 조화를 이룬듯한 상징물들이 정상 능선부에서 자리잡고 있으니 음흉한 마음이 동한 것일까?? 역사적인 사실과 흔적들보다 이런 것들이 뇌리에 남게 된다.
사람도 항상 좋은 모습만 간직하지 못하듯 자연도 그러하다.
회문산의 모습도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 큰지붕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천근월굴, 여근목 그리고 문바위의 상징적인 기점들은 육산의 여성적인 모습을 버리고 있음을 조금씩 보여준다.
밋밋하던 육산의 모습은 잊으라며 돌곶봉으로 향하고, 내려서는 길은 적당한 까칠함과 과장된 지저분함으로 거친 남성의 모습도 있다는듯 걷는 재미를 전해준다.
흔들리고 갈등하는 사람의 마음은 다양한 모습을 갖춘 자연의 모습과는 비교될 수 없는 것이다.
역사의 희노애락이 묻어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거친듯한 속살을 갖춘 회문산을 처음 계획처럼 걷지못하고 짧게 걸음이 아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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