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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운동 그리고 눈구경
    오르다~ 山!!/명산(강원) 2020. 1. 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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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다운 산행을 해본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거린다.

    지금까지 다녔던 것은 산행이 아니었냐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산행을 본격적으로 즐기지 않던 시기에도 설악산을 오르며 이맛에 산에 오르지라고 느끼는 희열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기쁨보다 낮으막한 산에서 다른 즐거움을 누리다보니 뒷동산이었던 설악을 오르는 행위가 부담이 되고는 한다.

    그러한 부담은 정기적인 리듬을 유지해야하는데 스스로 누리던 즐거움에도 나태함을 보이는 자신을 보면서 어느정도 체력을 유지하며 이 길을 걸을수 있을까를 고민부터 하게되니, 이런 과정때문에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자책을 하게된다.

    자책으로 끝내지말고 운동삼아(?) 설악을 한번 다녀오자~!!

    그렇게 설 명절연휴의 마지막 날에 기름진 몸뚱이를 정화하고자 움직이기로 한다.

    산행일시 : 2020. 1. 27(월) 날씨 흐림

    산행장소 : 강원도 양양군, 속초시 설악산(1,708m)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 -(1.3km, 45분)- 오색1쉼터 -(3.7km, 1:40분)- 정상 -(2.5km, 1:10분)- 희운각대피소

                    -(1.9km, 45분)- 양폭대피소 -(3.4km, 1:10분)- 비선대 -(3.8km, 50분)- 소공원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7.0km, 총 6:40분(휴식 35분 포함) 소요 - 램블러 기준

    동네산이라고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 것인지 여유만만, 덕분에 양양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시외버스는 대기시간이 길다.

    매표소 직원이 시내버스가 바로 출발 예정이라니 모처럼 기계적인 멘트지만 지역의 정류장 이름을 들어가며 들머리로 향한다.

    남설악탐방지원센터

    모처럼의 겨울 눈꽃산행에 앞서 칼바람의 입맞춤을 피하고자 단단히 무장을 한다.

    그러나 남설악탐방센터는 이곳이 설악이냐는 물음표를 달고 싶을 정도로 황량한 초겨울의 골체미(骨體美)를 자랑하고 있다.

    오색1쉼터 - 예전에는 1쉼터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모처럼의 큰 산에서의 걸음으로 초반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다.

    하산하는 이들은 장비를 탈거하며 하산의 기분을 만끽할때, 나는 차가운 설산의 기운을 염려했던 옷가지들을 하나둘씩 벗어 배낭에 꾸려넣는다.

    설악의 초입도 눈꽃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 조금씩 설악의 본 모습을 보여주기 전에 웃음꽃을 피우는 순간을 가져본다.

    함께 산행한 적도 없지만 블로그를 통해 솔캠과 산악사진 등의 멋지고 부러운 걸음을 이어가시는 이웃님(울바위)을 만나 서로 알아보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오색코스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거칠었던 숨통은 조금 트인반면, 오랜만에 거니는 큰 산에서의 발걸음은 과연 계획한 산행을 마칠수 있을까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오색으로 바로 내려설까? A~ 그건 아니지~!!

    그런 고민을 반복하면서도 눈꽃이라는 작은 선물과 함께 설악의 정상에 오른다.

    이러면 인증불가 - 우리는 인증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들~ ^^
    아무리 추워도 이정도의 개방감은 있어야 인증가능~ ^^

    동네 뒷동산인지라 가끔은 찾을수 있음에 셀카 한장 남기고 가려다, 아무리 뜸해도 설악의 눈길을 찾은 등산객은 있으니 한컷 담아주다가 정상석에 서 본다.

    중청대피소 - 평소의 주말이었다면 라면냄새라도 났을텐데, 날씨만큼이나 쓸쓸함이 전해진다.

    한여름이었다면 생수를 두병은 거뜬히 마셨을 걸음, 반병도 비우지 못하고 도착한 중청대피소에서 마르지도 않은 목을 축인다고 음료를 한모금 삼키며 뭐하는 짓인지~ ^^;

    늘 그러하듯이 정상을 뒤로하고 내려서는 발걸음을 눈길은 따라가지 못하고 계속 되돌아보게 된다.

    천당폭포 - 우렁찬 물줄기의 떨어짐은 온데 간데 없이 조용한 침묵을 지킨다.

    나뭇가지 하나 하나의 눈꽃은 오색방면이 선사하였다면, 조망의 아쉬움을 달래주듯 조금은 시야가 트이던 천불동계곡으로의 풍경은 조선후기 유행하였던 진경산수화의 대가들이라면 마음이 동하였을 그런 풍경이지 않았을까라며 사진으로라도 그 느낌을 남겨본다.

    양폭대피소 - 2012년 화재로 전소되었다가, 2014년 다시 대피소의 면모를 갖추었다.

    과연 걸을수 있을까?라는 엄살속에서도 천당폭포를 지나 양폭대피소까지만 오면 이제 다 왔다는 안도의 숨을 고르게 된다.

    그러나 아직 6키로도 넘는 거리가 남았는데도 말이다.

    어떤 산길을 거닐더라도 간혹 특정 지점에선 유난히 체력이 바닥을 치다가도 어느 시점이면 회복되는 궁합이 오묘한 조화를 부리는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자연의 음양이 조화를 부리는게 아닐까?!! ^^

    탐방로 정비라면 둘째가라도 서러울 설악의 비선대 주변도 메마른 토지에 조용히 쌓이던 눈의 발걸음에 유실되었는지 임시로 정비가 되어있다.

    자연을 벗삼아 즐기는 이들이라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를 일이니 주의를 하며 즐겨야겠다.

    운동삼아, 눈꽃을 보고파서 거닐었던 설악이지만 역시나 실망스럽지않은 설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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