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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 1부>공룡능선을 우중산행하다.오르다~ 山!!/명산(강원) 2019. 10. 8. 12:55728x90
"한달에 딱 두번만 산행을 가자"라는 계획을 세운다.
뭐 법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나의 산행을 응원(?)해주는 가족과의 시간을 할애하기 위함이기에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한동안 찾아가지 않았던 뒷동산을 개인적으로 거닐겠다며 한밤중에 운전을 하고 내려오는 분이 계시니 어찌할 것이냐??
옆지기의 눈치를 살짝 살피며 이번만~ "Plz~, Sorry~~"와 함께 새벽을 열고 설악의 품속에 발을 담근다.
나야 전국의 명산을 도전한다며 운전하며 오르는 무모함이 익숙해졌지만, 함께 산행하시는 이분은 카풀에 익숙한지라 과연~ ^^;
산행일시 : 2019. 10. 05(토) 비오는 하루~
산행장소 :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 공룡능선
백두대간의 설악산 북쪽에 자리한 공룡능선은 마등령(삼거리)에서 신선봉(대)까지 약 4km 구간의 능선으로 외설악과
내설악을 가르는 중심 능선이다.
공룡능선을 중심으로 내설악의 가야동계곡과 용아장성이 외설악으로 천불동계곡이 위치하여 사계절 거칠면서 아름다운
풍광이 유혹하는 설악의 절경을 연출한다.
누구와 : 윤경현 셰르파와 함께
산행코스 : B지구주차장 -(5.6km, 90분)- 비선대 -(3.6km, 4:10분, 금강문 경유)- 마등령 삼거리 -(2.3km, 2:20분)-
1275봉-(1.8km, 1:50분)- 신선봉 -(1.0km, 1:50분, 희운각에서 식사)- 무너미고개 -(1.5km, 50분)- 천당폭포
-(1.9km, 55분)- 귀면암 -(1.6km, 45분)- 비선대 -(3.2km, 50분)- 설악동 탐방센터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22.5km, 총 15시간(휴식 등 3:10분 포함) 소요
- 신선대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의 구간은 밧데리 방전으로 거리 오차 발생
나는 새벽에 집에서 북양양IC지점까지 대략 3키로정도 더 걸었다.
서울에서 오는 손님을 맞이하려는 이 정성이라니~!! ㅎㅎ
그러는 사이 낯선 차량 한대가 속도를 늦추더니 비상등을 켠다.(요즘같은 불경기에 신형 SUV를 뽑으셨어~~ ^^)
소공원을 지나 비선대로 향하는 길에는 그래도 살짝 별빛이 보여(구라청의 예보를 믿지않으리~) 조망과 운해를 기대라도 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내리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뭘 담아보겠다고 그렇게도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는지...... ㅎㅎㅎ
조망이 없으니 땅바닥만 쳐다보고 걸어야하는가??
그래 너희들이라도 벗삼아 설악의 품을 거닐었다고 위안을 삼아야겠다.
설악산 공룡능선을 거닐기 위해서라면 금강문을 통과해야하는 의식과도 같은 느낌, 나는 지금 공룡으로 오르고 있다고 인증샷 남긴다.
설악의 단풍은 아직 만족스럽지못하다.
단풍은 덤일뿐 설악의 품속을 모처럼 거니는 것으로 만족하겠다며 이곳에 서있는 것이다.
공룡의 풍광도 없는 비내리는 날씨에 뭐가 그리도 좋을까?
나이 먹으면 빗소리도 괜히 친구같아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마냥 뛰어놀고 싶어지는건가??
결국 예상시간보다 늦게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하여 휴식을 갖는다.(이미 중간 중간 잠깐의 휴식은 자주 있었다는~~~ ^^;)
나한봉을 향하면서도, 지나치후에도 혹시나 싶어 눈길을 멀리 줘보지만 보이는 것은 운무와 빗속의 흐릿한 풍광뿐이다.
빗속의 공룡능선을 즐기는 우리와 달리, 큰새봉 기점을 지나면서 만나는 다람쥐는 다가올 겨울을 버티기 위해 무언가 열심히 입속에 담고 있을테다.
기암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해본다.
지나던 산객이 킹콩바위가 어디쯤이냐고 물어본다.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폼잡고 서있던 이곳이 킹콩(고릴라)바위쯤인것같다. ^^
단풍에 대한 기대감 없이 거니는 걸음이지만, 그래도 가을속 설악의 품에 안겼는데 일말의 기대감이 전혀 없다면 거짓일테다.
그러니, 아주 매혹적이진 않더라도 약간의 무리가 보일라치면 이리도 찍어보고, 저리도 찍어본다.
올해는 비도 많았기에 설악의 단풍이 멋질것이라는 기대감, 이번 비가 지나고 나면 기온이 떨어지면 단풍이 물드는 속도는 더 빨라질테다.(다른 이들의 걸음으로 담은 단풍 구경해야지~~ ㅋㅋ)
그렇게 1275봉 기점에 도착한다.
늘 이곳을 지날때쯤이면, 봄일때면 솜다리 구경을 해야하는데...... 기대만 한다.
다음엔 1275봉 기암위쪽을 올라가볼테야~라며 앞에서 폼 잡아보고......
1275봉 기점을 지나면서 공룡능선의 멋진 풍경들 속에서도 상징처럼 자리잡은, 보는 방향에 따라 색다른 미사일바위(남근바위)를 옆으로 급강하한다.
밤새 잠도 못자고 서울에서 설악을 향해 운전을 하였으니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다.
그래서만은 아니겠지만 설악의 비를 너무 즐긴다. ㅋㅋ
우중 설악의 공룡능선을 거니는 지금 이순간이 누군가에겐 단풍이 물든 아름다운 걸음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온몸이 으스러지는듯한 고행의 걸음일수도 있겠다. ^^;
같은 공간을 바라보는 방법도 다르겠지만, 같은 공간 속에 머무는 이들도 때를 달리하여 존재함이 옳은 이치거늘 봄과 여름의 꽃들이 함께 하고있다.
그것도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의 설악에서 바람꽃, 진달래가 말이 되느냔 말이다.
말이 안될것같은 꽃들이 풍광 하나없는 우중 공룡능선 걸음을 신기함으로 채워주긴하네~ ^^
마등령 삼거리까지의 걸음도 지체되긴했지만, 신선대까지도 만만치않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만큼 공룡의 빗줄기를 가열차게 즐겼다는 얘기다.
가져간 카메라는 빗줄기에 감히 작동시킬 엄두를 못내고 배낭속에 고이 모셔두었다.
결국 빗속에 무얼 그리도 담겠다고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는지, 신선대 이후 갑작스레 방전....... ㅜㅜ
보조밧데리를 연결하려했더니 물기를 감지... 허걱~ 스마트폰 망가지면 안되는데...라며 등산활동 저장도 포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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