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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제 박달고치>백패킹도 요령을 피워가며~
    오르다~ 山!!/山 2019. 7. 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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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에서의 1박2일 일정을 공지하면서 박지를 어디로 할 것인가를 수없이 고민한다.

    그리 먼거리는 아니지만, 다음날 거닐 일정을 생각해서 조금더 가까운 곳을 박지로 할 것인지? 아니면 먹거리를 구입하면서 그 인근(군청)의 박지를 선택할 것인지??

    고민은 내 머리속에서 맴돌뿐, 공지는 일단 한 곳으로 올리고 현지에서 상황을 보기로 한다.

    백패킹 일시 : 2019. 7. 13(토) ~ 7. 14(일)

    백패킹 장소 :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박달고치

                이름도 생소한 박달고치, 웹서핑을 해보니 전국에 같은 이름의 지형이 몇곳 있다.

                어찌되었든 박달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이라는 점과 고치는 골을 의미하는 사투리쯤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니 박달나무가 많이 자라는 골(지형상 골짜기가 아닌 고개를 의미하는 "골"이겠지~)이다.

    2021년까지 3년간 비봉산 박달고치를 거점으로 총 6구간 38.2km의 자연 숲길을 조성해 각 지역별 특화된 숲길 탐방로를 개설해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인제군만의 명품 숲길을 만끽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고 인제군은 밝혔는데, 박지로 이용했던 헬기장 바로 밑에는 군사용 건물이 한창 공사중이다.

    화려한 조망은 아닐지라도 시골동네의 탁트인 풍경을 선사하는 박달고치는 향후에도 백패킹이 가능한 것일까??



    이날 백패킹의 장소로 마음을 굳힌 박달고치(자작나무숲 맞은편~)로 가기위해 내린천로를 달리다가 잠시 멈춰선 소양호 줄기에는 여름레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진다.

    백패킹팀도 다음엔 레포츠를 병행해서 진행해봐?? 일단 나는 물을 무서워하니 어찌될지 모를 일이다. ^^;

    잠시의 쉼, 그리고 다시 달려 도착한 자작나무숲에선 살짝 아쉬움이 남는 걸음을 길게 거닐며 무리하였으니 편하게 박지를 오르자며 카풀을 한다.

    박지로 가는데 왠 카풀?

    그렇다~!!

    우리는 차로 오를수 있는 박달고치로 향하는 것이다.

    이것은 백패킹인가? 차박인가?

    모양새는 어찌되었든 함께 하기로 한 일행들 모두~ 만족이다.

    그나저나 이름도 생소한 박달고치 그 뒤로 배경이 되는 산그리메가 설악산 줄기쯤일 것이라고는 다들 생각도 못하듯싶지만, 조용히 표정 좋을때 인증샷을 남긴다.

    편안히 차로 왔다고 배낭을 짊어진 인증샷도 귀찮다~ ㅋㅋ

    지난 겨울에 백패킹에 도전하겠다고 장비를 준비했다가, 이제서야 처음으로 머리를 올리게 되었다는 도전자님도 텐트를 피칭하고~

    지난 삽시도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하여 처음 뵈었던 도전자님도 홀가분(?)하게 홀로 만끽하는 밤공기를 즐기기위해 열심히 피칭중이시다.

    자작나무숲에서 오고가는 이야기속에 나름 아웃도어(패션)쪽에서 경력이 있으셨던 분이다.

    천천히 걸어서 올라왔어도 해는 길어서 어쩔줄 몰랐을텐데, 차를 타고 올랐으니 시간은 남아돈다.

    그러니 간식이라도 꺼내어 천천히 시간을 즐겨본다.

    이렇게 달고 단데, 땀흘리며 걸어서 올라왔으면 그 맛은 또 얼마나 환상적이었을까?!! ^^

    요즘 자연에서의 하룻밤은 너무 럭셔리해지는 것은 아닌가?

    커피그라인더로 갈때의 은은한 향을 즐기더니, 이젠 더치커피까지~~(제공해준 옆지기에게 땡큐~!! ㅎㅎ)

    차분한 대화와 한잔이 오고가며 밤은 무르익는다.

    어떤 분위기가 되었든 한잔, 한잔의 술이 위를 꾹~ 꾹~ 눌러대면 피곤과 함께 잠은 몰려온다.

    그래~ 술이 이기나 커피가 이기나 확인하자며 늦은 밤 커피 그라인더가 그륵~ 그륵~거리며 밤의 향기를 더한다.

    이시간쯤 동참하려다 비소식에 배낭을 내려놓은 몇몇분들은 뒤늦게 아쉬움을 토로할 것이다. ㅎㅎ

    커피향에 취했는지 위스키 향에 취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많은 음식이 남았어도(지금 우리는 BPL을 실천하기 위한 연습중이다~~ㅋㅋ) 무르익는 밤공기와 어울려 보내는 이시간은 다시 또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박지로 정하기 전에 1차 장소로 선정했던 기룡산 활공장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 앞으로 인제군청이 있을 읍내의 야경이 내려다 보인다.

    화려하지않은 야경처럼, 이날의 박지는 환호성을 터뜨릴 그럴 박지는 아니지만 편안함이 조용히 찾아오는 그런 공간이다.

    비는 이미 오지 않을것을 예견했지만 바람 또한 불어대지않으니 이정도 환경이면 최고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어김없이 나는 새벽 어스름한 공기속에서 눈이 떨어진다.

    다들 천천히 움직이자고 했건만, 부스럭거리는 미묘한 소리에도 피곤함이 물러가듯 한사람 한사람씩 아침공기와 하나되어 간다.

    박지로 사용했던 헬기장은 인제천리길이 지나는 길목, 그 아래에서는 부대시설 개선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향후에 과연 백패킹 장소로써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박달고치의 명맥이 유지될 지 알수는 없으나, 그 대안으로 바로 앞으로 내려다보이는 소양강둘레길의 한켠에 위치한 칠공주터가 있으니 가을 단풍에 멋드러진 풍경을 즐길수 있다고~~~(절대 올해는 아니다.) ^^ 

    아무튼 전날의 자작나무숲에서의 걸음은 아쉬웠어도 박달고치에서의 하룻밤이 보상이 되었길 바래본다.

    여행은 결혼과 같다. 잘못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당신이 컨트롤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존 스타인백

    이번의 우리 여정이 그러한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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