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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길도> 짧게 맛보기
    오르다~ 山!!/그 섬에 가고싶다. 2018. 11. 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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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보길도 백패킹 이야기에서 언급하였듯이 고산 윤선도의 발자취가 담긴 보길도는 역사적인 현장과 함께 가볍게(?) 볼만한 곳이 꽤 있다.

    그저 머리속을 비울 요량으로 찾은 보길도이기에(완도를 거쳐 하룻밤 보낼 생각으로~) 그다지 정보수집은 하지않았다.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미리 준비가 되어야하는데, 뒤늦은 후회를 하며 시간에 쫓기듯 차를 끌고 돌아댜녀본다.

    보길도는 완도국제항으로부터 12km 되는 거리에 있는 보길도는 일찌기 고산 윤선도가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던 중 심한 태풍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가 수려한 산수에 매료되어, 이곳 동명을 부용동이라고 명명하고 머물 것을 결심했던 곳이다.

    10여 년을 머물면서 세연정, 낙서재 등 건물 25동을 짓고 전원 생활을 즐겼으며, 그의 유명한 작품 "어부사시사"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참조 -

    세상의 모든 이치가 정법으로만 이루어지지않는다.

    윤선도의 행동도 어찌보면 기상상황과 계절을 고려하지않고 제주도를 향하던 중 우연히 보길도를 만나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런 보길도는 지금의 세상에서 풍경과 역사를 바탕으로 많은 이들이 찾게 만드는 관광지화 되어가고있다.

    나도 그렇게 뜬금없이 보길도로 들어서고 있다.

    설마 기상이 갑자기 나빠져 발이 묶이지는 않겠지? 라는 괜한 근심을 하면서 말이다.

    배에 몸을 싣고, 보길대교를 건너 첫 만남은 동천석실이다.

    동천이란 신선들의 거주처인 동천복지(洞天福地)에서 연유된 이름으로, 절벽위에 세운 한칸짜리 정자에서 서책을 즐기며 신선처럼 소요하는 은자(隱子)의 처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보길도 어디를 가나 쉽게 접할수 있는 동백나무를 포함한 상록수림을 거쳐 만나게 되는 동천석실은 차를 마시며 시를 지었던 곳으로, 소박하지만 주변의 풍경을 모두 아우를수 있는 분위기 있는 곳이다.

    다만, 어둠이 내려앉으며 상록수림의 어두컴컴함 속에서 산짐승의 거친 숨소리는 긴장감을 가득 안겨준다.

    그리고는 예송리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 움직인 곳은 글씐바위를 가는 길에 잠시 들러본 중리은빛모래해수욕장, 예송리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섬마을답게 어구와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여름 해수욕철에는 정비된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것이겠지~, 지금은 관광철이 아니기에 섬의 주인인 그들 삶의 모습을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채 보여준다며 낯선 이방인의 위로를 만들어본다.

    중리은빛모래해변은 완도에서 지역출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올초 가족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보라카이의 화이트비치를 살짝 상상했으나 상상은 상상일뿐이었다.

    이른 아침의 아쉬운 해변 풍경은 어린 동백나무들이 양옆에서 맞이하는 우암송시열의 글씐바위를 찾아가면서 모두 잊는다.

    글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않고, 그저 아담하면서도 사람을 압도하는 듯한 바위에 음각화 된 글씨의 존재를 확인하며 잠시 풍경을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이 곳에는 또한 고산 윤선도 유적 외에도 조선 숙종 때 우암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진 바위도 있다.

    우암은 세자 책봉 문제로 상소를 올렸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 83세의 노령으로 제주도로 귀양가게 되었는데 도중에 보길도 백도리 끝 바닷가의 병풍처럼 생긴 바위에 탄식의 글을 새겨 넣었다고 하여 이 바위를 "글씐바위"라고 한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참조 -

    그래도 우암 송시열은 고산 윤선도에 비하면 현실적이다.

    고산처럼 풍랑을 피하려다 10년이라는 시간을 이곳에 머무르지는 않고 훌훌 털고 일어났으니 말이다. ㅎㅎ

    며칠사이에 자신의 심경을 한글자도 아닌 수많은 글자를 바위에 새겼을 그 노력도 대단하다.

    중리해수욕장처럼 통리솔밭해수욕장도 어민들의 현실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풍경이기에 한컷 담으며 나 다녀갔오~라고 흔적을 남긴다.

    보길도의 가장 서쪽인 보옥리(보옥항)를 가면서 만나게 되는 망끝전망대는 망월봉의 끝자락에 위치하여 제주도, 추자도는 물론 다도해의 수많은 섬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전망대의 데크위에 올라서는 순간, 깨끗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며 바람만 없었다면 이곳에서 하룻밤 노숙을 하는게 예송리의 지금 풍경보다 좋겠다는 생각을 문뜩 해본다.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이 보죽산과 함께 보옥공룡알해변이다.

    처음에는 진짜 공룡알이라도 발견된, 아니면 화석이라도 있는 해변인줄 알았다.

    그런데........ 몽돌보다 큰 둥근돌들이 해안가 전체를 감싸고 있어 그 모양을 빗대어 공룡알이라고~ ^^;

    나의 상상과 다른 모습이지만, 이 풍경 또한 예송리의 몽돌해변보다 깨끗하게 잘 보존되어있어 하룻밤을 욕심내어보지만 보란듯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지역이라고 캠핑, 취사 등의 금지를 알리고 있다.

    공룡알같은 돌과 상록수림의 어울림 또한 예송리해변보다 만족스럽기에, 혹시라도 백패킹을 고려하여 보길도를 찾는 이들이라면 보옥리 주변을 추천해본다.

    안내표지판에는 예송리에서 보옥리까지 해안풍경을 따라 상록수림을 벗하며 트레킹할 수 있는 이정표가 있지만, 멀직히서 바라다보는 코스는 통제된 듯하다.

    그렇게 홀로 즐긴 1박 2일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이 계절이면 즐기는 홍어의 톡 쏘는 그맛을 보고싶다는 옆지기의 명령을 어길수 없으니 인근의 셰르파들에게 연락을 해본다.

    추천을 받았지만, 마트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수준의 포장된 상품을 외면하고 작업장이 보이는 곳으로 향한다.

    얼마나 삭혀야 하는 것일까? 여전히 우리의 미각과 코를 자극하는 수준은 아닌 것이었다. ㅎㅎ

    덤으로 운전도 쉴겸 도로 한켠에서 무화과도 한상자 싣고는 옆지기의 눈총을 막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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