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민둥산>억새를 즐기기 위한 백패킹 1일차
    오르다~ 山!!/山 2018. 9. 17. 14:28
    728x90

    높고 파란 하늘만큼이나 황금 들판으로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여전히 한낮의 태양은 땀을 흐르게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온은 계절이 바뀌었음을 몸으로 느끼게 한다.

    들녘만큼이나 산등성이도 황금으로 물들 억새의 향연, 그러나 황금억새를 무색케 할 등산 애호가들과 관광객들의 행렬은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조금 이른 억새를 즐겨보자며 하룻밤을 계획한다.

    섬투게더의 백패킹은 여름내내 계곡이나 내륙의 편안한 산을 찾는다.

    강원도에서는 유일하다 싶을 정도로 억새의 대표적인 산, 정선의 민둥산을 찾아 편안한 하룻밤을 보낼 계획으로 모이는데 나의 몸은 절대 편하지가 않았다는게 흠이다.

    셰르파 아닌 포터가 된듯한 느낌, 민둥산 정상을 1박 2일로 3번씩이나 올랐던 일정은 살짝 무리가 온다.

    산행일시 : 2018. 9. 08(토) ~ 9. 09(일) 1박 2일

    산행장소 : 강원도 정선군 남면 민둥산(1,119m)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온 말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면서 주인을 찾아 보름 동안 산을 헤맨 이후 나무가 자라지 않고 

            참억새만 났다고 전하는데, 실제로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어 해마다 10월 중순에 억새제가 개최되며, 

            이 시기에는 수많은 등산애호가들이 편안한 산행과 함께 억새를 즐기기 위해 찾아드는 곳으로 주변 산 자락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어 관광을 겸할수 있다.

    누구와 : 셰르파, 블랙야크 용품팀 직원과 도전단과 함께

    산행코스 : 증산초등학교 -(0.6km, 20분)- 갈림길(급완경사) 이정표 -(1.4km, 100분, 임도쉼터 경유)- 전망데크 

             -(0.7km, 20분)- 민둥산(사이트구축 및 휴식) -(1.1km, 분)- 발구덕기점(거북이쉼터) -(1.1km, 분)- 

             민둥산(1박) -(0.8km, 10)- 억새군락지 이정표 -(2.5km, 55분)- 지억산(몰운산) -(3.4km, 70분)- 

             민둥산(아침식사) -(1.1km, 45분)- 거북이쉼터(차량픽업)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7.7km, 총 21:15분(하룻밤 및 휴식 14:50분 포함) 소요


    가볍게 산정에 오를수 있는 곳에서 백패킹으로 힐링하리라는 기대감으로 민둥산역앞에서 집결하여 간단히 점심(설렁탕에 소면이 아닌 당면이 생소하고, 전체적인 평점은 후하게 주고싶지는 않다)을 해결하고,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각자의 배낭에 무엇을 & 얼마나 담아왔을까를 확인이라도 하듯 뒷모습을 한컷 담은후 출발한다. 

    모두들 나에게 한마디씩~~ 당일산행 왔나?!!

    이 한마디는 1박 2일의 산행에서 제대로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

    1박2일 자연을 즐기는 백패킹에 저리 과한 배낭을 짊어지고 오르려니 참 힘들텐데.....

    우리는 힘들어서가 아니라, 다른 산우님들에게 방해가 되지않으려 천천히 오르겠다는 신념으로 주구장창 쉬어가는중이라는~ 

    하염없이 쉬어가는 민둥산 오름길, 어느순간 하늘이 노래진다.

    절대 맑고 푸른 가을하늘에 취해서 심취한 모습이 아니라는~~ ㅜㅜ

    과하다싶게 큰 배낭을 짊어지고 오르더니 조금이라도 젊은 나에게 짐을 넘긴다.

    이렇게 나는 민둥산에서 셰르파 아닌 포터가 되어 정상을 힘겹게 오른다. 

    그러나 포터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정상으로 오르지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

    아직은 이른 초가을의 날씨속에 민둥산 억새는 파릇함이 가득하여야 하건만,

    포터의 임무를 맏는 순간부터는 파란 가을하늘과 대조적으로 억새는 빠르게 익어간다.

    허리 뽀사지는 것같은 느낌, 그러나 이정도쯤이야라며 허세좋게 걸음을 한발자국 한발자국 옮겨본다.

    드디어 정상, 어깨와 허리를 짓누르는 배낭을 내려놓고 그 어느 산보다 시원하게 트인 풍경을 즐길 여유도 없이 주저앉는다.

    조금 이른 시간에 정상에 올랐음에도 이미 백패커들이 몰려들면서 자리 쟁탈전이 치열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우리 일행은 데크에서 쫓겨났을지도 모를 일이니, 애초 계획대로 배낭 내려놓고 지억산을 트레킹한 후에 사이트 구축은 남의 나라 일이 되어버린다.

    아무리 허리가 뽀사질듯 힘들어도 정상에 올랐으니 인증샷은 즐겨야지.

    다들 동계침낭까지 싸들고 오른 초가을 민둥산에 침낭도 챙기지않고 오른 나는 프로마리프트 소재의 덧바지로 버틸 생각이다.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데...... 은근 밤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

    1분, 1초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빛의 흐름도 변해간다.

    그 흐름과 변화속에 억새는 장단을 맞추며 또다른 빛의 울렁임을 뿜어내니 짧은 시간이지만 즐거움 가득하다.

    푸쳐핸섭~~ 하늘위로 손 길게 뻗어 마치 드론이라도 띄운냥 포즈한번 잡아주며 본격적인 백패킹의 순간을 즐겨본다.

    요즘 말도 많고 탈은 어딘가에서 나겠지만 탈도 날것같은 그런 규제로 인하여 등산애호가들의 원성을 받고 있는 산에서의 하지말아야 할 것들이, 산을 즐기는 이들에게 있어선 가장 큰 재미이기도 하니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 만큼은 초식동물처럼 보일지라도 즐겨보자꾸나~~ ^^;

    떨어지는 태양과 함께 석양의 붉은 기운 가득 차오르듯이, 흥이 가득 차오르니 먹거리가 떨어지는구나~!!

    우리에겐 튼튼한 두 다리와 열정이 있으니 무엇이 문제리요?!!

    그렇게 발구덕마을 기점까지 2차 포터의 임무를 부여받으니 탈이 난다.

    올초 고생을 하고, 산행을 다시 시작하며 은근 신경쓰이던 허리에 무리가 살짝 온것일까?

    허리 뽀사진다. ㅜㅜ

    뽀사지는 느낌의 허리를 움켜쥐고는 또 흥겨움의 물결속에 빠져드는데, 용품팀 직원과의 진지한 이야기는 슬슬 자장가처럼 들려오지만 셰르파 체면에 쓰러질순 없다.

    그러나 슬슬 졸음이 몰려온다.

    뭐~ 나만 그런건 아니라는듯 한명두명 보금자리로 들어가는 메너를 지키는데.......

    나는 침낭도 없이 밤의 공기속에서 잘 버티어낼까?

    그보다 더 격한 고통이 있었으니....... ㅜㅜ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