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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둥산>억새를 즐기기 위한 백패킹 2일차
    오르다~ 山!!/山 2018. 9. 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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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고통, 

    자의반 타의반 포터역할을 수행함에 따른 허리의 뻐근함이 있긴 했으나 극심한 고통이라 하기엔 과장된 엄살이라 하겠다.

    정선 지역의 경기가 활기를 띠던 시절이라 하면 탄광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일테지만, 

    지금은 강원의 어느 지역이 되었든 암흑같은 경기로 인하여 한숨 쉬게 되는 일상이다.

    그런 암흑을 대변하듯 강원의 밤 풍경은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은 언감생심, 사방을 둘러보아도 짙게 깔린 어둠뿐이다.

    하물며 강원도의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정선 민둥산에서의 밤은 렌턴없이는 어디 함부로 발 디디기 힘든 암흑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쉬이 잠을 들지 못하는 고통은 여전히 주변을 배려하지 못하는 시끄러운 노숙인때문이다.

    피곤함에 억지로 눈을 붙여보지만 몇분이나 지났을까 궁금하지도 않은 시간에 주변의 노숙인들의 주사,

    "**야~ 코좀 골지마~!!" 

    그리고 감미로움과는 거리가 먼 무반주의 괴성들........

    그러고도 날이 밝으면 얼굴 붉히지는 못하고 어색한 미소로 인사를 나누는 어이없는 하룻밤이 지난다.




    이래서 사람의 어울림보다 자연속에서의 힐링을 찾게 되는것인데........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사람과의 어울림은 함께 하는 것이니, 불편한 굴레를 쉽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잠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가 아니라, 밤하늘 별빛과 놀다보니 가을 이슬 촉촉히 내려앉으며 아침은 밝아온다.




    힘든 공간과 사람들의 굴레이긴하지만 다행히 무시해도 좋은 사람들과의 잠깐의, 한 공간속에서의 그런 시간이기에 버틸만하다.

    함께 한 이들은 혹시라도 "극심한 고통"이라는 이야기에 포터 역할을 수행하다가 탈이라도 났으리라 미안해(전혀 아니겠지만~ ^^;)하지는 말지어다. ㅋㅋㅋ

    내가 그러하였듯이 일행들도 아침 여명속에 눈을 비비고 나오며 다들 한마음같았는지 이웃 노숙인들이 듣던 못듣던 한마디씩 투덜~투덜~!!

    그러면서 아침이 밝았다는듯 간단히 모닝커피 한잔씩 들이키고 새나라의 어린이마냥 하루의 일정을 바삐 시작한다.

    일몰과는 다른 빛과 함께 억새의 하늘거림을 이끄는 일출에 잠시 심취해보며 전날 진행치 못한 지억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이른 가을의 풍경, 그 속에서는 누구나 시인이고 화가이고 작가인듯 자연의 품속에서 멍하니 동화되기도 한다.

    비록 각자가 그린 글과 그림이 졸작일지라도 이순간만큼은 자기만족에 푹 빠지게 된다.

    아침이슬 머금은 풀잎이 다리를 스치는 그리 나쁘지않은 느낌과 함께 그나마 능선(민둥산보다 2m 낮은 봉우리를 향하는)길이어서 걸을만한 지억산까지의 트레킹, 대간도 버거운데 정맥도 아닌 지맥이라니??

    그런건 모르겠고 민둥산 옆자락의 봉우리, 몰운산이라고도 불리우는 지억산이 자리잡은 지맥이라는데 더이상 전진할 등로가 분명치않고, 분명하더라도 우리는 본래의 진지를 향해서 되돌아가야한다.

    밤새 타인에 의한 고통에 시달렸기때문일까? 은근히 되돌아가는 걸음이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등산은 안전하게 집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고 하지않던가!!

    집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한다. ㅋㅋ

    나만의 인증, 그리고 우리는 모두 안전하게 내려갈 준비가 되었다며 힘차게 화이팅 한번 외치며 또 인증샷~!!

    1박2일동안 포터 역할, 그리고 민둥산 정상을 3번 오르는 강행군을 했으니 거북이쉼터에서 독특한 향기가 좋은(밀가루 향도 적당히 ^^) 곤드레부침과 함께 시원한 우유(?) 한잔~에 세상시름 다 잊었다며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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