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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구간)성삼재에서 고기리까지 몸을 풀듯~
    오르다~ 山!!/자유로운 대간길 2017. 11. 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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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의 강행군(종주를 즐기는 이들에겐 웃음꺼리밖에 안될지언정~~ ㅎㅎ)에 이어 대간팀과 드디어 합류하게될 순간이다.

    그런데, 그 순간이 너무나 길고도 길다.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대피소를 나왔건만, 쌀쌀한 날씨의 노고단 고개부터 실망을 시키더니 대낮에 대간길을 출발하는 대간팀은 또 뭐란 말인가?? ㅎㅎ

    일단, 2구간(대간팀의 입장에선 3구간에 해당되겠다~)의 코스가 짧아도 너무나 짧기에 시간이란게 중요치 않을것이다.

    덕분에 나도 전날의 강행군으로 지친 몸을 달래기엔 좋은 거리와 코스라 하겠다. ^^

    전날 1구간은 대간길 북진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동에서 서쪽으로 움직였다면, 오늘의 구간은 본격적으로 북진의 느낌을 주는 코스로 성삼재에서 고기리까지 짧은 구간으로 같은 지리산 구역임에도 1구간의 바위길을 걷는 고행과 2구간의 육산의 편안한 느낌은 온몸으로 전혀 다른 지역을 걷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듯하다.

    그러나, 짧은 육산의 능선길 같은 2구간에도 자칫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구간이 있으니~~

    산행일시 : 2017. 11. 11(토)

    산행장소 :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일대의 만복대(1,438m) 구간

                    노고단,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서부를 구성하는 봉우리로 산 정상에 고리 모양의 큰 바위가 있어 옛날에는 이 일대가 바다였을때 배를 묶었던

                    고리라는 전설이 있는 작은고리봉(남고리봉)과 큰고리봉 사이에 위치한 고산이지만 부드러운 산세를 이루고있으며, 억새 군락지와 함께 지리산 주능선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산행지이다.

    누구와 : 유영열 셰르파 외 20여명과 함께~

    산행코스 : 노고단 고개 -(2.2km, 45분)- 무넹기 -(1.7km, 35분)- 성삼재 휴게소(이곳에서 하염없는 시간을~) -(1.5km, 40)- 남고리봉(1,248m)

                    -(1.7km, 35분)- 묘봉치(점심식사 및 휴식) -(1.9km, 95분)- 만복대 -(2.2km, 55분)- 정령치휴게소 -(1.0km, 40분)- 큰고리봉(1,305m)

                    -(3.1km, 80분)- 고기리

    산행거리 및 시간 : 총 15.3km, 약 7:05분(휴식 등 55분 포함) 소요 - 하염없는 시간은 제외.

    보통의 단체 인증샷은 들머리정도에서 담게 되는데, 이날의 대간길은 구간의 상징성이 있다고 볼수 있는 만복대 정상에서 담아본다.

    밤잠을 설치며 누워있어도 누워있는게 아닌 국립공원의 대피소(쉽지않은 예약과 지친 몸을 쉬고자 한잔하였으니 같은 산우로써 이해를 하며~ ㅋㅋ)를 새벽녘에 들락거리며 커피 한잔 뽑아마시기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기도 하면서 언제나 아침해가 뜨려나 기다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을씨년스러운 새벽공기를 뚫고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보며, 왜 이리 고생스럽게 올라오는지 정성도 대단하다며 딴 세상 이야기하듯 속으로 되뇌이는 시츄에이션은 뭔지~~ ㅎㅎㅎ

    그렇게 억지로 데리고 오듯 맞이하는 아침과 함께 더 이상 버티지못하고 배낭을 짊어지고 대피소를 나서면서 잠시 고개를 돌려보니, 요즘 대피소는 다양한 시설도 갖추고 있구나라고 놀라게 된다.

    전날 지리 종주때 대피소마다 정비공사중이었는데 외부 환경부분의 공사만 있는줄 알았더니 내부의 편의시설도 나날히 발전하는 모습, 좋긴한데 이런것보다 산에서 다양한 즐거움(백패킹 등~ ㅋㅋ)을 누릴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안될까나?!!

    전날 늦은 시간 비를 맞으며 통과했기에, 물론 오늘 대간팀과의 만남의 시간동안 여유가 있을 것을 알았기에 하지못한 노고단고개의 인증도 남기고 노고단으로 향하려는데....... 아뿔싸~ 동계기간이라고 출입시간이 통제되고 있는건가??

    노고단에서 주변 조망을 즐기면서 Killing Time을 해도 성삼재휴게소에서 대간팀과의 합류에 여유가 있는데, 긴 시간을 또 멍하니 보내게 될 것을 생각하니 벌써 좀이 쑤셔온다.

    무넹기로 향하는 길에 바라다보이는 풍경, 전에도 이길을 걸으면서 어떤 멋드러짐이 있을까 생각도 못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정보를 취합하면서 알게된 지리 10경의 하나인 섬진청류(蟾津淸流)가 베시시 얼굴을 내밀고 있으니 다음에 너의 얼굴 제대로 즐기길 약속하노라~라며 눈인사를 남기고 돌아선다.

    대간길, 그 옛날 농수확보를 위해 남원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구례방면으로 넘겼다는 무넘기의 방언인 무넹기에서 종석대를 바라다본다.

    대간팀이 늦을것을 알면서도 언제 도착하는지 통화, 폰 넘어로 슬쩍 농담삼아 종석대나 다녀오라는 이야기~~ 나도 그러고싶다.

    봉우리와 능선을 타며 걸어야할 대간길의 실질적인 구간이라 할 수 있는 종석대는 비탐구간이라 눈으로만 올라보고 성삼재로 향한다.

    대간팀과 합류하게될 성삼재휴게소, 아침을 해결할겸 매점에서 한참을 눌러앉아도 기다림의 시간은 더디고.......

    탐방센터에서 그린포인트도 적립하고, 곰탱이와 다정히 앉아서 사진도 남기며 별짓을 다해도 지루~ 지루~!!

    그나마 부산경남의 휴산악회 대장께서 완등산행을 위해 송석호셰르파와 회원들과 함께 반야봉을 오른다며 준비중에 서로 알아보고 축하의 인사와 함께 노닥거린 시간이 위로가 된다.

    1988년 개통된 천은사에서 성삼재휴게소까지의 약 10km의 지리산 횡단도로(지방도 861번) 구간을 이르는 성삼재는 삼한시대 마한의 각성바지(어미는 같고, 아버지가 각기 다른 형제)였던 세 장수로 하여금 성을 지키게 하였던 고개라 하여 이름 붙여진 고갯길이다.

    성이 각기 다른 형제가 의좋게 지켰던 장소지만, 나는 속에서 서로 다른 내가 하염없는 시간과 이전투구(泥田鬪狗)중이다. ^^;

    한참동안을 찾아가지않은 저 언덕 너머 거리엔~ 이라는 부활의 가사말이 갑자기 떠오르는건 뭐냐??

    하염없이 기다리다보니 별 쓸데없는 것들이 머리속에서 맴돌때쯤 양재팀의 차량이 도착하고, 짧은 인사와 함께 바로 만복대 탐방로 방면으로 걸음을 옮긴다.

    대간 3구간(앞으로는 내가 진행한 기준으로.... 그러므로 나에겐 2구간이 된다.) 만복대코스는 굳이 종주가 아니더라도 지리산 구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편안한 코스로, 누구나 시원한 조망과 함께 거닐만하다고 하겠다.

    만복대 구간은 동생이 형을 이겨먹는 형상이라 하겠다.(인증기준으로~~ ㅋㅋ)

    인증기점인 고리봉(1,248m)은 작은 고리봉 또는 남고리봉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각자의 인증을 남기고, 나는 기다림의 울분을 토하듯 하늘 향해 소심하게 속으로 "에잇~~"을 외쳐본다. ^^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걷다보니 절대 뒤쳐질려고 뒤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선두와의 걸음에 약간의 간격이 생긴다.

    무전으로 열심히 위치정보를 교환하면서 도착한 묘봉치 지점, 선두팀은 어느정도 인증을 마치고 이동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끼니를 해결할 것인가를 논의하게된다.

    거의 점심때가 다되어 성삼재에서 출발하였기에, 만복대 위쪽은 바람으로 인해 식사가 불편할 수도 있기에 잠시 눌러앉아서 만찬을 펼치기로~

    등로만큼이나 여유로운 점심시간의 만찬을 마치고 만복대를 향하는 길, 우리는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경치를 즐길때 명산도전의 노익장을 자랑하시며 이미 백두대간 종주의 큰 걸음을 완주하셨음에도 대간팀과의 또다른 느낌의 걸음을 걸으시는 "이상목 선생"께서는 클린산행이라는 행복을 담는 모범을 보이신다.

    우리의 삶은 어떤 이벤트를 통한 이미지 부각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이벤트를 일상의 삶속에 녹아들어가게끔 습관화 하는 것도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묘봉치에서의 만찬 이후에도 우리는 후미를 담당하듯 여유있게 북진을 한다.

    선두는 이미 만복대 중턱까지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나, 초겨울이라고 하기엔 미안한 포근한 날씨속에 부드러운 능선의 풍경을 즐기자니 서두를 일 없다.

    만복대로 향하는 풍경도 여유롭지만, 되돌아보는 지리산의 풍경도 한눈에 들어오니 외면할 수 없다.

    그러니 컨셉인냥 한번 포즈 잡아보고~~(저기 달 보이쥬? 어디? 아무리 봐도 안보이는데...... ㅋㅋ)

    뭐 힘들게 걸었어야지 정상에서 희열을 표출하는 감흥이 올텐데~

    감흥은 감흥이고, 우리는 우리의 인증을 남겨야겠다는 일념으로 마구 마구 인증샷을 남긴다.

    아무려면 어떠냐?

    지금 이곳은 오롯이 우리들의 독무대이니 크게 신경쓸 일 없이 세월아~ 네월아~ 카메라를 응시하며, 이 순간은 내가 최고의 모델인냥 즐겨본다.

    우리의 삶도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라는 씁쓸함이 있지만, 산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전국의 명산을 찾아 다니는(우리라고 예외는 아니지만~) 산꾼들과 달리, 조용한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찾는 산들은 인증이라는 풍경 자체에서 그 격차를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 우리가 걷는 이 구간도 같은 지리산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산꾼들로 붐빔이 없는 조용한 걸음을 거닐수 있으니, 역설적(逆說的)이게도 충분히 행복을 전해주는 산이라 하겠다.

    그렇게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는 해발 1,438m의 만복대(萬福臺)는 지금 이순간 품은 복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주고있다.

    남고리봉에서는 기다림의 울분의 포효였다면, 지금 만복대에서는 모든 복을 내가 가져가겠다는 외침정도로 하늘을 향하여본다. ^^

    그렇게 여유로운 복을 즐긴후 향하는 고기리(덕산 저수지) 방면의 풍경, 그리고 고개를 돌려 지리산 주능선 방면의 풍경은 여름과 가을의 화려한 옷을 벗어던지고 그 시간의 화려한 풍경은 산꾼들에게 양보한다.

    산이 양보한 화려함을 내가 가져왔다며 포토죤(Photo Zone)에서 다들 최고의 폼을 잡아보지만, 나는 그런 모습들을 배경삼아 셀카로 한장 분위기를 담아본다.

    화려한 런웨이(Run Way)에서의 모델놀이를 뒤로하고 내려서는 정령치(휴게소)에서는 지금 대간길보다 더 고난의 걸음을 했었던것같은 바래봉 원점회귀 산행을 살짝 떠올리게하고, 그때는 또 가늠하지 못하였던 지리산 주능선의 봉우리들을 먼 허공에 눈을 드리우듯 감상하며 쉬어가는 여유를 가져본다.

    개인적으로는 대간 인증지점중 상징성이 있더라도 이동수단을 통하여 접할수있는 구간은 제외하는 것이 어떨가싶다.

    작은고리봉(남고리봉)이 인증지점이듯, 더높고 큰놈인 큰고리봉이 인증지점이 되었어야 산이라는 길을 걷는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을까?!! ^^

    다들 모범적으로 직진 본능을 보일때 후미의 몇몇 일행은 옆길로 잠시 빠져본다.

    언제 또 이길을 걸을것인가?

    그것을 알수 없으니, 정령치 습지지역으로 들어가본다.

    이 습지지역에는 자연암석에 마애불상군(磨崖佛像群)을 양각한 모습을 발견하게된다.

    모두 여러구의 부처상이라는데, 세월의 흔적 앞에서 불력(佛力)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일까? 눈을 가까이 들이대도 쉽게 확인되지는 않는다. 

    그렇게 짧은 불량학생 놀이를 마치고, 큰고리봉을 향하여 오지탐방을 하듯 길을 만들어간다.

    거리상, 방향상 그리 힘들지않으니 감행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눈쌓인 겨울철에는 섯불리 거닐다가 사고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전혀 힘들것 없는 (큰)고리봉의 바위구간에서도 괜한 오버엑션을 연출하며 편한 걸음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몸이 기억하는 길을 그냥 지나치게 되면 바래봉을 어게인 인증산행으로 만족해야할 고리봉에서도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주변 지리를 탐색하는데.........

    낯선듯 익숙한 마을이름, 달궁(達宮)이라는 마을이 눈보다는 귀에 들어온다.

    지리산 주능선과 바래봉까지 이어지는 북부능선에 둘러싸여 있는 계곡마을과 달리 책이라고는 교과서도 지겨워하던 고교시절을 벗어나 대학시절에 교과목을 이수하기위해 교수님의 반강제에 의해 친구의 눈과 손으로 읽었던 소설책의 제목~, 그것도 총 3권중 1권만 접했던 소설을 문득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순간이다.

    그냥 순간으로 끝날지도........ ㅎㅎㅎ

    고리봉에서 고기리로 향하는 하산길은 지금까지의 편안함보다 그늘지고 가파른 내리막길이기에 낙엽밑으로 물기먹은 바위로 인하여 걸음을 옮기는데 신경을 살짝 써야할 구간이다.

    누군가는 하산길에 다치진 않았을까 걱정반, 억지스런 행동인듯 웃음반을 전해주었다고~~ ^^

    임진왜란 당시 피난온 이들에 의해 정착 형성된 내기마을과 고촌마을이 행정개편되면서 고기리라는 새로운 마을이 되었다는 곳에서 대간길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구간, 거리상 여원재까지 거닐었으면 좋았을것같은 하루의 짧고 편안한 대간걸음을 마친다.

    연 이틀 수고해준 나의 등산화는 다음에도 함께 고생해줄것을 애원하며 나보다 호강하듯 크림과 왁스로 목욕재개를 시켜준다.

    겨울철, 환절기 우리의 피부도 쉽게 상하듯이 가죽제품의 등산화도 깔끔하게 오래도록 함께 하려면 관리해줘야한다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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