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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심곡 바다부채길>모처럼의 여유, 그러나~~
    국내여행/강원도 2017. 10. 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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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또한 근 한달여전의 이야기~, 풍경은 즐거웠으나 감정의 마무리가 나빴던 나들이로 남게된 이야기이다.

    주중에 큰딸이 다니는 시골 분교같은 자그마한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도 끝나고, 모처럼 휴식을 취하는 주말을 가만히 있지못한다.

    가만히 있기보다는 어딘가를 떠돌듯 길을 거닐어야 즐거움이 있을 나를 너무나도 잘아는 옆지기는 모처럼 어딘가를 가보자고.......(싫으면 괜찮다는 이야기까지 했던걸로~ ^^)

    조금은 피곤모드이지만 거닐어야 행복한 보헤미안같은 나는 그걸 거절하지못하지만, 그런 피곤함이 작은 거슬림에도 욱~하고 표출이 된다.

    그래서 시원한 동해바다길을 거닐고 나서도 어딘가 꽉 막힌듯 답답한 나들이가 되고만다.

    초가을의 햇볕이 따사로운 어느주말, 그동안 거닐어보고팠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거닐기전에, 놀때는 그렇게 뛰어다니며 지칠줄 모르는 녀석들이지만 관심밖의 행동으로 따라다녀야 할때는 몇발자국만 움직여도 지쳐버리는 꼬맹이들에겐 뭔가 당근이 필요하다.

    심곡항 도로 바로옆에는 몇 안되는 건물들중에서도 간혹 눈에 띄는 펜션과 까페가 있으니 잠시 들러서 쉴만하다. 

    부채길 출발하며 만나게 되는 전망대, 파노라마로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바다를 한번 훑어보고 우리가족 모두의 인증샷 하나 남겨본다.

    강원 영북지역의 동해안 풍경에서 익숙한 철조망, 국방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많이 철거가 되었다지만 이곳은 여전히 해안길이 개방은 되었어도 흉물스럽게 탐방객들의 아쉬운 눈초리를 받고있다.

    이제 시작인데........ 꼬맹이는 벌써 얼마나 더가야 되냐며 온몸으로 지친듯한 발연기를 표출한다.

    아직까진 아빠도 웃으며 받아줄수 있다는~~ ^^;

    바다부채길 중간지점의 상징으로 부채바위와 투구바위가 있다.

    심곡에서 출발하여 먼저 만나게 되는 부채바위, 전설이 없으면 또 풍경이 아무리 좋아도 맛이 안난다.

    지금부터 약 200여년 전에 어느 노인의 꿈에 함경도 길주에서 왔다는 여인이 나타나서는 "내가 심곡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부채바위 근방에 떠내려가고 있으니 구해달라"고 하니, 이 노인이 가만히 있을수 있을까??

    이튿날 새벽 일찍 배를 타고 부채바위에 가보니, 그 바위 끝에 나무 궤짝이 떠내와 있지않은가!!

    그 궤짝을 열어보니 여자의 화상이 그려져있어 부채바위에 안치해두니, 그 후 노인의 모든 일은 만사형통이란다.

    그런데 그 여인이 어느날 또 꿈에 나타나서는 외롭다고........ 만사형통 복받은 노인네는 서낭당까지 짓고 화상을 모셔서 오늘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이후 이곳 사람들은 마을에 중대한 일이 있으면 꼭 가서 고한다고 전해진다. 

    여인의 화상을 모신 서낭당이 어디에 있든 우리 꼬맹이들과 화창한 날씨속의 푸른 바다와 바위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잠시나마 활짝 웃으며 한컷~!!

    꼬맹이들의 지치고 볼 멘 소리에 저기 앞에 배가 보이는 곳까지......... 엄마, 아빠에겐 그리 멀지않은듯한데 꼬맹이들은 저렇게 멀리~라는 투정이 흘러나온다는~ ㅜㅜ

    부채바위를 지나 조금더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위엄있는 얼굴 형상을 한 바위, 투구바위 구간이다.

    이곳 주민들은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투구바위라고 불러왔다고 한다.

    또한 고려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육발호랑이의 내기두기"라는 설화가 있는데, 육발호랑이가 밤재(강릉으로 넘어가는 유일한 길이었다고~)를 넘어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스님으로 변해 내기바둑을 두자고하여 호랑이가 이겨 사람들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마침 그 당시 고려시대 명장인 강감찬 장군이 강릉에 부임해와 주민들의 간청을 듣고 관리에게 이르기를 "밤재에 가면 스님이 있을테니 그 스님한테 이걸 갖다 주거라"하고 편지를 써주었는데, 내용인 즉슨 "이 편지를 받은 즉시 그 곳에서 떠나거라. 만약 떠나지 않으면 일족을 전멸시킬 것이다"라고~

    육발호랑이도 강감찬 장군의 용맹스러움을 알았는지 즉시 백두산으로 도망을 갔다는 전설따라 삼천리~~가 되겠다. 

    우리 어린 시절이었다면 이런 전설에 귀 쫑긋하고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했을텐데, 꼬맹이들은 지칠대로 지쳐서 옆지기가 어르고 달래며 앞서가니 나 홀로 한컷~~

    꼬맹이들의 지금 기분이 어떻든간에 초가을의 밝은 햇빛을 받은 동해바다는 옥빛처럼 맑고 투명하니 아빠는 지금 경치에 푹~ 빠졌다.

    바다부채길의 유일한 개방(?)구간, 몽돌바위들이 펼쳐진 조금은 넓은 곳에서는 탐방객들의 휴식 아닌 휴식처로 또 난리부르스~

    짧은 트레킹의 마지막 고지가 눈앞인데, 꼬맹이들에겐 험난한 가시밭길같은 계단이 펼쳐진 곳이다.

    결국, 콩새녀석은 투정~투정부리다가 눈물~, 아빠는 달래지못하고 욱~하고 마니........ ㅜㅜ

    우여곡절끝에 정동매표소까지 도착하여 셔틀버스로 차량회수를 위해 심곡항까지~, 그리고는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회로 점심을 해결한다.

    한번 욱~하고나면 그 여파가 줄줄이 알사탕 엮이듯 이어지니 옆지기도, 아이들도 눈치를 보느라 회가 맛없을 것은 뻔하고...... 나는 회를 한저름도 손을 대지않고~~ ㅜㅜ

    바다부채길은 부산에서 강원의 최북단 고성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인 해파랑길의 한구간으로 10구간중 8구간의 35코스에 해당하는 곳으로, 기상에 따라 개방여부가 갑자기 변경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후 탐방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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