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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12선녀와 놀다보니 서북능선이 발목을 잡는다.
    오르다~ 山!!/명산(강원) 2017. 8. 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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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동산 설악을 언제 가보았는지?

    블로그 이웃들은 멀리에서 설악을 잘도 찾아들 오시는데, 한달에 이정도만 산행을 하겠다는 나와 가족의 약속을 지키려다보니 행사 이외에는 감히 움직일 엄두가 나지않는다.

    그러다가 모처럼 설악의 숨결을 길게 느껴보자며 의기투합하게 되는 지인이 있으니 배낭이 터질듯 한짐 챙겨서 새벽 어둠을 뚫고 집을 나선다.

    설악의 숨결을 길게 느껴보자고 의기투합까지는 좋은데, 서로의 컨디션이 영 엉망인듯 설악해맞이공원에서 아침 여명이 틀때까지 시간과 놀고 있다.

    아~ 놔~ 잠이라도 더 자고 나왔으면 컨디션 회복 될텐데 이게 뭡니까?!! ㅋㅋㅋ

    기왕지사 늦은거 천천히 아침식사도 하고, 설악의 능선을 거닐다가 상황봐서 탈출하기로...... ^^;

    밝아오는 아침과 달리 미시령 옛길 휴게소에서 바라다보는 속초방면은 조용한 적막을 깨우기 싫은듯 짙게 드리운 운해로 인하여 도시인지 바다인지 분간이 안된다.

    산행일시 : 2017. 8. 05(토) ~

    산행장소 : 강원도 인제군, 양양군 일대 설악산 서북능선

    누구와 : 지인과 둘이서~

    산행코스 : 남교리 -(4.5km, 1:55분)- 복숭아탕 -(4.5km, 5:35분)- 대승령 -(3.2km, 분)- 1408봉 -(2.7km, 2:30분)- 귀때기청봉

                   -(1.7km, 1:30분)- 한계삼거리 -(2.3km, 1:50분)- 한계령휴게소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9.0km, 총 14:15분(휴식 및 식사 등 5시간 포함) 소요

                                 제대로 니나노 하며 걸었어야 할 시간, 그러나 더위에 지쳐서 헉~ 헉~ 거렸다는...... ㅜㅜ

    이른아침 들머리인 남교리로 이동하며 잠시 미시령 옛 휴게소에 들러본다.

    우리는 어둠속의 공기를 헤치고 아침을 맞이하고있지만, 휴게소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속초시내는 운해가 하늘을 뒤덮어 아직까지 동이 튼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우리는 일상에서도 같은 시간대에 다른 시간의 세상을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8월초 어느주말 우리는 여유있게 설악을 즐기자고 등로를 여유롭게 거니는것같지만, 햇볕은 따갑고 습도는 높으니 어쩔수 없이 여유로운척 설악의 숲길을 거닐다 길 한켠의 빗겨난 계곡에서 물소리와 물의 움직임을 즐기며 쉬어가기를 반복한다. 

    절대 비탐구간이 아니다.

    날이 덥고 습하여 어쩔수 없이 등로 옆의 계곡물이 흐르는 곳을 잠시 따라 거닐고 있을뿐이다. ㅎㅎ

    남교리에서 대승령까지의 중간지점(거리상으로만~)이라고 할수 있는 복숭아탕에 당도하니 당혹스럽다.

    12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즐기고 있어서 당혹스럽냐고? 그렇다면 즐거운 비명이라도 질러야겠지만.........

    날씨탓에 쉬어가기도 하겠지만, 뜨거운 태양볕이 내려쬐는 데크 한켠에 배낭이 열린채 스마트폰도 꺼내어져있는 한무리의 학생들쯤으로 보이는 흔적의 주인들이 좀처럼 나타나지않는다.

    주변에서 이런 많은 사람의 사고라도 있다면 충분히 소리라도 들릴텐데........ 별의 별 걱정을 다해본다.

    우리도 산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릴수는 없는 노릇, 별의 별 생각중에 하나로 배낭을 벗어놓고 가볍게 어디선가 또는 어디까지 다녀올지도 모를 일이라며 걸음을 옮겨본다.

    한무리의 일행을 만난다.

    담당 선생님까지 포함하여 10명 남짓되는 일행들은 "자기도전성취포상제(큰딸도 프로그램에 참여한적이 있어서 익숙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 학생들중 일부라며 그늘속의 설악의 계곡을 즐기다가 내려가려는 참이란다.

    아무 일 없었으니 다행이라며, 괜한 걱정을 하였지만 안전을 당부하며 우리의 걸음은 이어진다.

    등로 한켠의 싱그러운 이끼, 떨어지는 땀방울만큼 걸음을 옮기는것 같은 정말 힘겨운 설악의 12선녀탕 계곡의 걸음은 별의 별 핑계를 대면서 쉬어가게된다.

    드디어 능선길, 이젠 덜 힘들겠지싶지만 습도가 90%를 넘는 무지막지하게 더운 날씨는 바람이라도 살랑 살랑 불어주면 좀 좋을까만은 풀잎 한자락도 전혀 미동이 없는듯한 이곳이 설악이 맞나 싶을정도로 뜨거운 공기가 주변을 휘감고 있다.

    설악의 운해가 아무리 장관을 연출해도 이런 무더운 날씨속에서 토끼야~ 너도 뛰어다니기 귀찮지않니?!!

     

     

    쉴만큼 쉬어줬으니 앞으로 가야할 걸음은 편하겠거니싶지만 여전히 발걸음은 무겁고, 등에 짊어진 배낭은 어깨를 짓누르니 이게 왠 고생인가싶다.

    그래도 별일 없이 세속의 주변인들처럼 더위에 짓눌려 가만히 있기에는 나의 정신이 온전하지않을듯하니 산길을 거닐며 나를 이겨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무서운 더위가 기승을 부리든 말든 가부좌틀고 가만히 있는 세속의 너희들이 강한것인지, 그것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 산속으로 피신을 와서는 이렇게 더위와 싸우는 우리가 강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그저 너희들 세상에선 너희가 강한 것이고, 지금 걷고있는 이 세상에선 우리가 강한 것이다. ^^;

    중요한것은 더위와 같은 날씨가 더 강했다는 사실이다.

    설악의 품속에서 이런 저런 계획은 그저 계획일뿐, 현실은 그것을 실천하지못하였으니~ ㅎㅎ

    내가 늘 외치는 한마디 "설악은 설악이다"

    어떤 기후속에서도 눈으로 보여주든, 마음속으로 그리게 해주든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설악은 설악이다.

    때로는 풍경에 빠져 힘든줄 모르고 걷게도 하지만, 언제나처럼 그자리에선 나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하는 설악은 설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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