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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등축하산행>가리왕산에서 두분의 완등자와 함께~오르다~ 山!!/명산(강원) 2017. 5. 19. 17:03728x90
무엇인가 목표를 세우고, 하나 하나 채워나가며 이루었을때의 기쁨은 산행에서만 느낄수 있는것이 아니다.
그러나, 결코 짧지않은 시간의 장기적인 목표를 바라다보며 힘겨운 걸음과 주변 환경의 투자를 통한 완등의 기쁨은 주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게되면서 나도 꼭 저 기쁨을 누려보고자 하게 된다.
모처럼 다른 셰르파의 사정으로 나에게 의뢰가 들어오게된 기쁨의 순간을 함께 할 시간이 찾아왔다.
그 시간을 시기해서일까?
강원 영동지역의 불미스러운 산불피해로 인하여 봄철 산불방지기간 입산통제가 5월말까지 연장된다는 공지와 함께 완등산행의 시간을 미루어야 할 상황이 된다.
그러나, 해당기관의 배려인지는 알수 없으나 통제 연장이 취소된다.
이미 해당일에 걸음을 옮기기로 한 완등의 주인공도 산불피해에 따른 공지와 함께 카풀일정을 취소했다가 다시 잡았다고 한다.
그런만큼 산과 자연속에서 기쁨의 시간을 만끽하여야하는데.........
산행일시 : 2017. 5. 18(목)
산행장소 :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1,561m)
해발 1,561m로 태백산맥의 중앙부를 이루며, 상봉 외에 주위에 중봉(1,433m)·하봉(1,380m)·청옥산(1,256m)·중왕산(1,371m) 등
높은 산들이 있다.
청옥산이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같은 산으로 보기도 한다.
옛날 맥국(貊國)의 갈왕(葛王 또는 加里王)이 이곳에 피난하여 성을 쌓고 머물렀다고 하여 갈왕산이라고 부르다가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가리왕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갈왕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북쪽 골짜기에는 갈왕이 지었다는 대궐터가 남아 있다. - 두산백과 참조 -
누구와 : 완등의 주인공 이진용, 박승동 도전자 외 지인분들과 함께~
산행코스(1코스) : 휴양림주차장 -(0.5km, 5분)- 심마니교 -(1.6km, 40분)- 이정표 -(1.2km, 30분)- 임도 갈림길 -(0.8km, 45분)- 이정표2
-(0.8km, 25분)- 마항치 삼거리 -(0.7km, 15분)- 정상 -(5.6km, 125분)-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1.2km, 총 4:45분(휴식 및 인증 25분 포함) 소요
산불발생에 따른 일정변경의 우려가 있었지만 이날의 산행은 예기치못한 상황의 속출이 아니었을까?
첫번째는 산행시간에 대한 충분한 여유를 예감하였으나 한여름을 느낄만큼 무더운 날씨에 정상에서의 조우시간이 초과되었던 점,
두번째는 완등자분의 산행코스가 전날까지 확인한 결과와 달리 현지에서 바뀌었음에 그토록 싫어하는 직선형 원점회귀 산행이 되었다는 점,
세번째는 충분히 산과 자연을 즐기는 완등축하가 아니라 체력테스트를 방불케하는 속도전의 산행이었다는 점,
네번째는 완등의 주인공이 한분 늘었기에 작은 선물 하나 못챙겼다는 점이다. ㅎㅎㅎ
주차비를 지불하고 들어선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앞은 "얼음동굴"이라는 직벽아래 공간이 보이는데 출입금지로 제대로 확인할 수가 없다.
제1주차장까지 차량을 가지고 이동하여 심마니교를 지나면서 만나게 되는 숲속의 집은 그 옛날 심마니들이 산막을 짓고 기거하였던 터가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심마니들의 당시 생활상을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할 수 있는 휴양림의 배려를 느낄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싶다.
숲속의 집을 지나며 만나게되는 천일굴(千日窟)은 굴이라고 하기엔 낯 간지러운 작은 기도의 터였음을 알린다.
1,000일 동안 말을 삼가고, 좌선(坐禪)기도하면 득도(得道)할 수 있다는 수행길지(修行吉地)로서 옛날에는 많은 구도자(求道者)가 찾아 왔다하며, 90년대 초에도 30대의 젊은 여인이 이곳에서 3년 수도후 떠났는데 지금은 그 행방이 묘연(渺然)하다고 한다.
이런 내용이 널리 알려지다보면 지금은 중장년이 되었을 그 여인이 "내가 그 사람이요~"라며 나타나지않을까?? ^^
산행 시작후 얼마되지않아 만나게 되는 정감있는 흔들다리(^^)를 지나며 어은골(魚隱谷)계곡을 만나는데, 역시 계곡과 함께하는 산행이 제대로 힐링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이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어은골은 6.25사변 이전까지 10여호의 화전민이 살고 있었으며, 골 입구에 있는 큰 바위는 수면을 가르며 헤엄치는 이무기 모양을 하고 있어, 이무기때문에 "물고기가 숨어 사는 골"이 아닌가 생각을 들게 한다고 한다.
가리왕산 등산코스의 대표코스는 3~4코스로의 걸음이다.
그럼에도 몇차례 걸어봤던 곳을 포기하고 1~2코스를 선택하였으니, 아쉬운데로 어은골 계곡의 소박한 이끼를 탐하며 걸어본다.
봄철 산행에서는 동면을 끝내고 나온 뱀을 조심해야한다.
늘 생각을 하며 걷지만 눈앞에 나타나는 비~~얌 녀석은 언제나 소름을 돋게 한다.
놀래서 녀석이 가는 방향을 주시하다가 줌으로 당겨 카메라에 담는다고 했는데도 긴장했는지 위치를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다 렌즈를 들이민다.
숨바꼭질~~~, 비~얌은 어디있을까?!! ^^
뱀을 만난 긴장감과 더위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걷는 걸음에 아직은 계곡의 물소리가 더위를 잊게 해주는 벗이고, 살랑이는 바람이 녹음을 뚫고 들어오는 느낌이 좋은 시간이다.
처음엔 산행의 벗이 되어준 계곡도 어느순간 계곡의 길이에 감사함따위는 잊게 만든다.
계곡이 길면 긴만큼 나중에 정상을 향하는 길이 얼마나 가파를까 걱정이기때문이다.
이런 걱정은 틀리지않으니 발이 천근만근~~ ^^;
힘들땐 다른 친구를 벗하며 걸어도 좋겠으나, 봄을 알리는 꽃도 지쳤다며 바닥에 처참히 나뒹굴고 있으니 그 길을 걷는 이 몸도 쓰러지고 싶어진다.
완등축하산행의 즐거움만을 생각하고 나선 걸음은 한여름 무더위와 같은 폭염과 예감했던 정상부로 향하는 가파른 오름길의 무참히 파헤쳐진 묘지와 같이 내가 왜 이곳으로 걸음을 했을까 후회막심이다. ^^;
그래도 힘을 내라는듯 고목의 가지 사이에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모습은 희망과 싱그러움을 전해준다.
초봄의 산벚꽃이 어우러진 연녹색의 산하도 싱그럽고, 늦봄의 초록으로 다가가는 녹음도 싱그럽지만 때로는 회색빛 건물같은 고목에서의 작은 생명이 더 큰 싱그러움으로 갈증을 해소해주는듯하다.
싱그러운 새싹과 함께 잠시후 산행에서의 희열을 느낄수 있는 또다른 클라이막스처럼 하늘이 열리지만, 이미 늦어버린 나의 걸음엔 그런 기쁨을 누릴 여유가 없다.
완등 주인공분과 그 일행분들이 정상에서 무료하게 기다렸을 것을 생각하니 그분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나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그런데 완등의 주인공이 한분이 아니다.
축하산행하면서 빈손으로 올수는 없기에 늘 작은 스카프라도 하나씩은 챙겨드렸었는데, 본의 아니게 오늘 주인공 한분에겐 마음만 담을수 밖에 없다. ^^;
늦은 걸음에 얼떨결에 지금껏 펼쳐오던 현수막을 펼쳤는데 주인공 한분이 옆에서 쭈그리고, 내가 주인공인냥 가운데 떡하니 서있으니......... ㅜㅜ
다시 모양새 잡고 한컷 담았더니 이번에 여성 두분이 현수막을 펼치는 모습이라니~~~ ㅎㅎㅎ
정상에서의 축하 이벤트도 정신없이 진행되고, 이분들 나보고 쉬라는 말씀도 없이 그냥 후다닥 하산의 걸음을 옮기시려고......... ^^;
그래도 남길 것은 남겨야 하니 적의 그 포즈 한번 잡아본다.
한걸음 앞서 내려가시는 완등자분들과 일행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잠시라도 정상부의 조망을 담아본다.
숨좀 돌려야겠거든~~~ ㅎㅎ
올라올때 뱀도 봤으니 조심히, 쉬어가면서 하산하자고 말씀을 드려도 우리는 체력산행이라는 듯이 한번의 쉼도 없이 원점회귀 지점인 심마니교까지 내려선다.
간만에 온몸에 묵직함을 느끼는 축하산행을 하며 아~~ 체력운동 더해야겠어라는.........보다는 음주를 줄여야겠어라고 잠시 정신줄 놓아본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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