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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경봉, 제왕산>한달에 한번, 딸아이와의 산행이 이렇게 어렵다.
    오르다~ 山!!/山 2015. 7. 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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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카풀팀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 딸아이와 못해도 한달에 한번은 아빠와 등산하기라는 무언의 압력을 가해보았다.

    그러나, 온전히 나만의 욕심이다.

    의외로 체력이 약한 큰 딸에겐 그런 계획은 애시당초 지켜질 확률이 희박하다.

    나름 시골에서 뛰어놀며 요즘은 자전거로 학교도 등하교를 하면서 어느정도 잘 걷겠지싶은데,

    산을 오를때에는 조금만 걸어도 얼굴에서 힘들다고 투쟁을 하고있음을 감지하게된다.

    아빠인 나는 또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 이정도인가싶은 마음에 달래며 응원을 하지는 못할지언정

    오히려 타박하기 급급하니 서로가 지쳐버리는 형상이다.

    이번 산행도 반강제적으로 함께 걸어본다.

    이번 산행에서도 아빠의 욕심에 딸아이는 또 눈물을 보였단다.(함께 있지않는 시간이었기에 못보았다. ㅜㅜ)

    함께하는 시간을 즐겨보자면서도 또 서로에게, 아니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시간이었다.

    이런 산행이라면 함께하지말아야되는데,

    아빠의 마음은 아수라백작처럼 두얼굴의 모습을 가지고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고, 아빠와 딸의 즐거운 시간이라고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다.

    이번 산행지도 나의 모습처럼 두얼굴의 모습을 보여준 산행이다.

    산행일시 : 2015. 6. 21(일)

    산행장소 : 강원도 강릉시(왕산, 성산), 평창군(횡계) 일대의 능경봉(1,123m)과 제왕산(841m)

                     능경봉은 고루포기산과 함께 백두대간이 인기를 끌면서 찾는 이의 발걸음이 잦아진 산으로, 선자령(1,168m)과 함께 겨울산행지로 인기를 끌고있는 대표 산행지이다.

                     제왕산(帝王山)은 대관령과 능경봉을 잇는 중앙지점에서 동쪽으로 뻗어나온 산줄기의 하나로, 산세가 완만하여 참나무 숲과 낙엽송이 우거진 수풀이 곳곳에 있다.

                     고려말 우왕(1364~1389)이 피난을 와서 성을 쌓았다는 유래가 전하며, 주변에 기왓장, 성곽돌 무지와 노거송 여러그루가 발견된다.

    누구와 : 큰딸과 함께~

    산행코스 : 구 대관령휴게소 -(20분)- 인풍비 약수터 -(25분)- 산성터 -(15분)- 능경봉 정상 -(55분)- 제1전망대(인풍비약수터 경유) -(15분)-

                    쉼터 -(15분)- 제왕산 정상 -(25분)- 제왕산 임도 -(40분)- 원점회귀(고속도로 준공비)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8.5km, 3:30분 소요(휴식 30분 포함)

    하조대IC를 타고 영동고속도로에서 횡계로 내려선다.

    횡계에서 다시 옛 고속도로쪽으로 되돌아가면, 구름이 잔뜩 끼어있지만 희미하게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구 대관령휴게소의 풍력발전장치가 보인다.

    처음에는 가족과 함께 가벼운 산행, 그리고 나는 커피힐링로드를 걷고 싶었으나, 옆지기의 컨디션 난조로 큰딸아이와 둘이서 가능한 코스만 걷기로 한다.

    시작은 늘 흐뭇~~

    능경, 고루포기 그리고 제왕산중 어디로 갈것인가?? 일단은 가볍게 능경봉으로 향한다.

    주변에 펼쳐진 야생화가 편안한 걸음을 이끌어준다.

    산행시작 20분만에 도착한 인풍비 약수터, 용천수가 흐르는지 지점안내도에는 "용천"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곳에서 능경봉과 제왕산이 분기된다.

    짧은 시간, 그리고 시원한 물도 마셨건만 얼마 지나지않아 딸아이는 지친듯한 자세가 연출된다. ㅜㅜ

    달래야지~, 얼마가지 않아 벤치가 있는 쉼터에서 또 목을 축인다.

    성터인듯 석축이 쌓여있는 흔적의 지점을 지나치고,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않은 지점에서 또 쉼터를 발견한다.

    딸아이보다 훨씬 어린듯한 아이들을 데리고 산을 찾으신 가족이 쉬고있어 작은 격려겸 딸아이의 신경을 살짝 자극 시켜줄겸 몇마디 건네고 또 걸음을 옮긴다.

    능경봉까지는 전체적으로 완만한 코스로 누구나 쉽게 찾을만한 산행지라고 여겨진다.

    아이는 지쳐서 얼굴이 발그레해졌는데, 아빠인 나는 산에서는 그냥 즐거워 희희낙락이다.

    그런 즐거움과는 별개로 능경봉에서의 조망은 구름이 잔뜩 끼어 볼게 없다.

    아이와 잠시 협상, "기다려라~ 아빠는 고루포기 방면으로 조금만 더 걷다가 되돌아오겠다."

    딸아이의 단호한 한마디, "싫어~!!"

    고루포기 방면에서 능경봉으로 오신 산객께서 한마디, "고루포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립니다."

    아쉽지만 걸음을 되돌린다. ^^

    길지않은 코스의 원점회귀이기에 되돌아오는 걸음에는 사진을 찍지않았다.

    그러나, 다시 인풍비 약수터 지점(제왕산 분기점)에서 아이와 협상이 이어진다.

    "아빠가 제왕산까지 빨리 뛰어서 다녀올게~, 약 1:30분정도 걸릴것같은데 이곳에서 물도 마시면서 산책좀 하고 있어라~"

    딸아이는 산 정상부가 아니기에, 또 산책 또는 산행을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공간이기에 두려움이 덜한지 마지못해 기다리겠다며 응해준다.

    그렇게 임도차단기를 지나면 바로 등산로와 임도 갈림길이 나온다.

    그렇지만 등산로의 코스도 얼마 가지않아 다시 임도와 합류, 다시 등산로로 분기된다.

    산행시작 약 2시간, 제왕산으로 향하는 길목의 쉼터에서 숨고르기를 하며 주변을 조망해본다.

    제왕산 봉우리, 구 영동고속도로와 현재의 고속도로 등이 조망된다.

    능경봉에서의 구름이 어느정도 걷히고나서인지, 제왕산 코스에서는 강릉방면의 시내권과 동해바다도 어렴풋이 조망된다.

    쉼터를 지나 다시 임도를 만나고, 짧은 걸음뒤에 데크계단을 통하여 다시 등산로에 접어든다.

    제왕산 방면으로 두번째 만나는 쉼터, 이곳에서는 능경봉 방면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전체적으로 육산의 느낌이 있는 능경봉과는 달리 제왕산 방면의 코스는 바위구간이 적당히 있어 걷는 재미가 틀리다.

    소원돌탑 뒤로 제왕산 봉우리가 보이고~, 딸아이를 생각하면 서둘러야된다.

    제왕산 정상은 고목과 소나무가 인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고목뒤로 능경봉 봉우리, 대관령 고개와 선자령 방면 능선이 조망된다.

    제왕산 정상 아래쪽 공터에서 중년의 커플이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으니 인증샷을 부탁하기도 미안하다.

    셀카로 인증을 남기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누군가 오기를 기다린다.(소원돌탑 부근에서 중년 커플을 지나쳤기에 오리라 예상하며~ ^^)

    약간의 구름낀 풍경이지만 원경을 감상하고, 가까이에서는 소나무의 자태를 감상하며 기다려 인증샷을 예상한대로 남긴다.

    페쇄된 구간은 임도로 걸음을 옮긴다.

    물론, 제왕산으로 향하며 코스를 밟았기에, 되돌아가는 걸음은 임도를 이용하여 서둘러 간다.

    그럼에도 딸아이와의 합류지점인 용천에 거의 다다를 즈음, 음악이 흘러나오던 나의 폰에 벨소리와 함께 낯선 번호가 떠오른다.

    그리고 울먹이는 딸아이의 목소리~!!  ㅜㅜ

    일부러 폰의 음악소리를 더 키워 아이가 혹시 듣고 마음을 안정시키길 바라며 서두른다.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녀석~!!

    아빠의 욕심이 또 아이와의 즐거워야할 시간을 빼앗아간듯한 느낌이다.(결국 집에서는 옆지기에게 작은 핀잔을 듣는다.)

    그래도 언제 그랬냐는듯 얼굴에 웃음을 피우며 아빠와 함께 걸어내려간다.(물론, 당근작전이 있었기에.....)

    아이와의 함께 한 걸음, 그리고 아빠의 욕심이 담긴 걸음과 아이의 두려움이 있었던 시간은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이번 산행에서 만난 - 요즘 강원지역 산을 거닐면서 쉽게 만나게되는 - 야생화를 정리하려다보면 또 언제나 산행기가 정리될까싶어 사진만 올린다.

    인풍비 약수터에서 두려움에 울먹이고, 아빠에게 심드렁해진 딸아이를 달래어주었던 당근 - 횡계방면에서 현수막을 보며 딸아이와의 걸음을 즐겁게 해주겠다는 생각에 먹으려했던 평창한우에 들러 소모한 칼로리를 보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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