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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봉화산>운해가 아니어도 최고의 백패킹 성지라 할 만하다.(2편)오르다~ 山!!/山 2024. 10. 25. 12:40728x90
챙겨간 주류도 많지 않았으나, 그마저도 다 비우지 못하고 피곤함에 이른 잠자리에 든 봉화산 헬기장은 고요하다.최근의 백패커들도 서로간의 배려를 위해 예전처럼 음악을 틀고, 고주망태가 되도록 밤을 지새우는 일은 지양하는듯 싶다. 술이 약한, 음주가무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나에게는 다행이다 싶다.이른 시간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하는 것인가? 짙은 어둠이 주변을 둘러싼 산정일텐데 새벽을 서성이는 시간이 반복된다.
산행(백패킹)일시 : 2024. 10. 19(토) ~ 10. 20(일), 살짝 흐린 새벽 그리고 맑음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봉화산(875m)
누구와 : 지인 2명과 함께~
산행코스 : 수림펜션 -(1.6km, 60분)- 구암삼거리(이정표) -(0.6km, 35분)- 정상 -(0.5km, 20분)- 헬기장(백패킹)
-(2.5km, 1:45분)- 원점회귀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5.2km, 총 17:45분(비박 및 조망시간 14:00분 포함) 소요.
새벽이라 하기에도 어색한 자정을 넘긴 이른 시간 텐트의 지퍼를 조심히 열어젖히고 밖을 내다본다.이미 잠이 깨었지만 조금 서성이다보면 또 눈에 졸음이 쏟아지리라 여기며, 하늘과 산정 밑의 풍경을 탐색한다.과연 운해를 만날수 있을까?이시간까지 시골마을의 야경이 선명하게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구름이나, 봉화산의 남과 북으로 흐르는 소양호와 파로호의 물이 뿜어내는 안개가 드리우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운해를 만나기 쉽지않겠다는 불길한 예상을 하게된다.
밤이 깊을수록 하늘은 밝아진다. 보름인가?
새벽을 지나 이젠 아침이 밝아오듯 시골마을의 야경도 조금씩 옅어지고~
더이상 뒤척이며 잠을 억지로 청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한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 피곤함은 없다. 운해가 없을것을 예견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전날의 무리하지 않은 밤의 유희는 평소의 백패킹과 달리 상쾌함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졸음이 몰려오겠지만~ ^^;
나도 더이상의 잠을 청하려하지 않지만, 동이 트는 시간 주변의 백패커들도 하나둘 아침의 풍경을 기대하듯 밖으로 나오는 시간, 이미 운해는 꽝이라는듯 서두르는 기색없이 조용히 텐트 속으로...... 그러나 우리는 텐트속의 조용함보다 산경의 아침풍경을 즐겨야겠다는 욕구가 더강하다. 너무 오랜만의 산정에서 백패킹이니 즐길 풍경은 최대한 즐겨야겠다는 마음이 아닐까. 간단히 모닝커피 한잔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흐르는데, 그리 시끄러운것도 아닌데 조용히 해줬으면 싶은 불편한 표정의 옆텐트 여성의 항변...... 그렇게 조용히 즐기고 싶으면 사람들이 찾지않는 숲길에서 백패킹을 하던가, 우리가 고성방가를 한것도 아닌데 너무하는거 아니냐는 우리끼리의 푸념을 늘어놓는 시간과 함께 서서히 일출이 구름을 뚫고 떠오른다.
운해가 없다면 아쉬운대로 일출이라도 봉화산 정상에서 즐겼어야하는데, 운해의 욕구가 너무 강했음일까? 일행들도 일출이라도 떴으니 즐기고픈데 정상으로 걸음을 옮길 열정을 보이지않는다.
일출을 보는둥 마는둥, 그러나 담을 것은 담아가며 사이트를 정리한다. 오늘은 양구오일장이니 장구경이나 하면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자며~
하산의 걸음까지 적당한 구름낀 하늘과 중턱까지 떠오른 태양을 벗삼아 아쉽지만 오랜만의 추억을 남기듯 인증사진을 남기며 걸음을 정상으로 향한다.
밤새 정상이 조금 바뀌었다.
하산하는 길에 만난 등로정비를 하는 공사업자 분들의 이야기로는 정상석이 없는 상징물 양구백자를 큰것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또한 어제는 쓰러졌지만 있었던 소지섭손 조형물이 하산길에 봤을때는 손만 사라지고 없어진 상황...... 다들 누가 기념품으로 가져간건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공사업자들 말로는 해당 시설도 철거(다시 조성되는지는 모르겠다)했다고 한다.
아무튼 운해를 조망하는 정상부의 기암들을 아쉬움에 다시 눈과 스마트폰에 담으며 봉화산의 가을을 즐긴다.
지인분들 무슨 할말이 그리 많은지 좀체 하산의 걸음이 나를 따라오질 못한다.
봉화산은 다른 길을 접해봐야겠지만, 짧은 코스임에도 정상부로 향하는 숲길은 약간의 오르막이 있더라도 편안한 숲길의 정취를 느낄수 있고, 그 오름의 끝에는 소설의 클라이막스처럼 정상부의 뷰는 결코 여타의 산에 뒤지지않는 명산의 클라스라 하겠다. 이제는 양구오일장으로 가서 아침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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