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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20대명산챌린지>치악산, 빗속의 낯선 길을 걷고 싶었다.
    오르다~ 山!!/山 2024. 5. 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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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산을 도전하면서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진행하면서 자주 올랐던 산중에 한곳이 치악산(雉岳山)이다.

    자주 올랐다면 다양한 코스의 길을 거닐었을법 한데...... 아쉽게도 황골(입석사)코스와 구룡사코스를 대부분 반복해서 걷게되었다는 것은 실로 아이러니다. 그나마 구룡사코스는 세렴폭포의 계곡코스와 사다리병창코스로 나뉘어서 걸어볼 기회가 있었음이 다행이라 하겠다. ^^;

    그러다가 지난해 친구들과 치악종주를 하면서 상원사코스를 밟아봤으니 이제 남은 코스는 비탐이 아닌 부곡탐방코스...... 그길을 계속 탐내다가 탐방해제가 되었으니 억지로 시간을 내어본다.

    산행일시 : 2024. 5. 06(월)일, 산밑은 흐렸으나 산속은 비가 주룩주룩~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소초면과 횡성군 강림면 일대 치악산(飛盧峯, 1288m)

    부곡천(고든치계곡)

    누구와 : 친구들을 유혹했으나...... 나홀로~

    산행코스 : 부곡탐방센터 -(2.4km, 45분)- 천사봉 -(2.3km, 60분)- 정상 -(1.1km, 25분, 쥐너미재 경유)- 황골삼거리

                        -(3.8km, 55분, 원통재 경유)- 곧은치 -(4.3km, 50분)- 부곡폭포 -(0.9km, 10분)- 탐방센터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4.8km, 총 4:05분(휴식 및 인증 15분 포함) 소요

    출발전, 카페에서 바라본 하늘~
    동해고속도로는 송화가루로 뿌옇다.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빗방울~

    가끔은 빗길을 걷고싶은 동심이 발한다. 일기예보도 비소식이다.

    그러나, 옆지기를 카페에 출근시켜주고 산행을 위해 출발하는 길의 동해안은 살짝 흐리면서 하늘이 예술이야~라며 가지말라고 붙잡는듯하다. 그러나 마음 먹었으니 달려야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간따라 하늘은 달라지는데, 고속도로의 태백산맥을 올라서면서 이곳은 비가 안내렸을까? 송화가루가 날리는게 눈에 보일정도...... 이러면 산행하는데 난관이다. 그렇지않아도 봄철 알레르기로 고생하는데~ ㅠㅠ

    조금 더 달리자 송화가루가 왠말이냐며 영서지역은 빗방울이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 우중산행을 하려고 가는데 왜 기분이 꿀꿀해지냐? ㅋㅋ

    부곡탐방지원센터
    곧은치(재), 고개를 뜻하는 어휘는 지역마다 달리 쓰인다.

    예전에도 한번 부곡탐방센터 코스를 거닐려고 왔다가 코스에 대한 고민을 하다 차량회수가 안될것같아 늘 거닐던 코스로 갔던 기억이 있는데....... 아닌가? 부곡탐방센터가 낯설다.

    그러나 지금은 꼭 거닐고 말겠다는 각오로 낯설던 말던 일단 걸음을 옮긴다. 보이지않던 탐방센터 직원이 빛길을 거닐려는 나를 보며 측은했는지 조심히 다녀오라며 인상좋은 인사를 남긴다.

    탐방센터에서 기분좋은 인상을 받으며 걷는 비내리는 숲길은 완만한 경사로 편안함을 전해준다.

    "치가 떨리고 악을 쓰게 하는 산, 치악산"이 맞는가? 기존에 걸어본 치악산의 코스에서도 그리 힘들다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지만, 오늘 걷고 있는 부곡탐방코스는 산책하는 느낌이라고 할 정도의 편안함을 품고있다.

    큰무레골도 계곡이다.

    치악산 등로는 전체적으로 사초류가 많다.

    그 편안함은 국립공원이면서도 사람의 인위적인 등로조성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길을 유지하고 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느낄때쯤 첫 인공시설인 데크계단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거친 등로가 아니기에 이런 시설마저도 그리 거부낌없이 살짝 오르다보면 흔하디 흔한 정상을 알리는 안내도 없는 봉우리라는 이정목이 나온다. 천사봉, 하늘의 천사를 의미하는 봉우리일까? 아니면 해발 1004m의 봉우리라서 천사봉일까? GPS기록을 조회해보니 해발고도가 1004m라고 나온다. ^^

    봉우리라고 하기보다는 적당한 안부의 느낌, 그래서 쉼터도 마련되어있으니 편안하게 목을 축이며 빗줄기를 즐겨본다.

    고어쟈켓은 사용을 많이 안해서 발수력을 어느정도 발휘한다.

    유일한 산객의 발자취를 따라 오른다.

    가벼운 빗방울은 고도를 높여갈수록 치악산의 위용을 과시하듯 조금씩 굵어진다.

    그러나 등로는 익히 알고있는 치악산을 표현하는 수식어를 드러내지 못한다. 간혹 바위들이 심심하지않게 보이는 정도의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는 과연 어디쯤에서 나의 육체를 시험에 들게할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조금씩 굵어지는 빗방울에 몸은 만신창이가 되는 것 같아도, 발 아래의 사초류와 둥글레 잎에 맺힌 빗방울은 우중산행의 맛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아무리 비내리는 산이라고 하지만, 치악산의 유명세에 비해 이렇게도 등산객이 없을까라고 생각할때쯤 정상 아래쪽에서 움직임이 확인된다. 행색을 보아하니 등산객이 아니다.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치악산의 사찰을 찾아 기도를 올리기위한 고행의 걸음을 하시는 것일까?

    치악산에도 나름 유명한 사찰들이 있다. 황골탐방센터의 입석사(立石寺), 구룡탐방센터쪽의 구룡사(龜龍寺) 그리고 성남탐방센터쪽의 상원사(上院寺) 등의 사찰을 탐방하는 것도 치악산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싶다. 그 중에서도 상원사는 조만간 또 방문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찰에 비해 산행을 한다는 느낌을 주는 적당히 높은 숲속에 위치하여 풍경까지 만족스러운 사찰이다.

    아무튼 불심을 표현하지는 않지만, 치악산 자체가 봉우리 이름들까지 불교의 색채가 강한 산이기에 오늘의 우중산행 속에서 마음 편하게 걸음을 옮겨본다.

    날씨탓에 스마트폰 렌즈도 물기가 묻어서~ ^^;
    황장금표 - 정상부에 이렇게 소나무의 벌채를 금지하는 표식이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거친 산이 아니라고 봐야할듯~
    치악산 최후의 난코스가 이곳이다. 정상을 오르는 데크계단~ ^^

    은방울꽃 - 촛점은 어디로 간거냐? ㅠㅠ
    큰앵초꽃

    오버트라우져는 발수기능이 거의 없어진듯~ ^^;

    굵어지는 빗방울만큼이나 도착한 정상은 바람도 적당히 불어대니 인증사진 찍기도 쉽지않다. 자칫 잘못하면 스마트폰이 침수되는 불상사가 발생할까 조심스러워 대충 촛점이 맞지않더라도 한컷 남기고 서둘러 환주(還走)코스인 곧은치 방면으로 걸음을 옮긴다.

    익숙한 헬기장쉼터와 쥐너미재, 황골삼거리를 지나 친구들과 또다시 걷게될 치악산종주코스의 일부를 걷는다.

    빗물을 머금은 초록의 싱그러움 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한송이의 은방울꽃과 큰앵초가 눈을 정화시켜주는것만 같다.

    그러나 온몸은 고어텍스 의류로 하늘을 방어하지만 속으로 맺히는 땀과 열기의 습기까지 방출하지 못하니 찝찝함을 떨치지 못한다. 더군다나 몇해를 착용했던 오버트라우져는 발수기능도 상실한듯 걷으로 물기를 머금고 있으니 뽀송뽀송함과는 거리가 멀다. A/S를 한번 맡겨볼까?(귀가하여 일단 발수제를 뿌려보기는 했다. 다시 우중산행을 해야 발수제 성능을 시험해볼텐데~ ㅎㅎ)

    곧은치를 내려서면서 펼쳐지는 숲길과 또다른 식생의 나무들~
    이길이 왕의숲길이라고~
    스마트폰으로 장노출을 시도~ ^^;

    몇시간을 비내리는 숲길을 걷느라 몸은 습기를 머금어 불쾌한 느낌이지만, 치악산의 첫만남같은 낯선 부곡탐방코스는 싱그러움과 함께 편안함이 가득한 매력을 전한다.

    특히 곧은치에서 부곡폭포로 향하는 길의 식생하는 수목의 종류도 달라지면서 전혀 다른 숲길의 느낌을 전하고, 이 길이 "왕의 숲길"임을 알리듯 간간히 보이는 관중의 연두빛 초록의 숲길은 내가 왕이 된듯 착각을 하게 만든다.

    부곡탐방센터로 향하는 도로의 "태종로"라는 도로명부터 이곳이 부산의 태종대와 연관이 있나라는 어이없는 상상을 하며 숲길을 걷기 시작하며 확인하게 되는 "왕의 숲길"은 태종 이방원이 스승을 만나기 위해 걸었던 길이라는 내용은, 그래서 이곳의 코스가 또 편하게 다가왔을수도 있다.

    부곡폭포
    산행을 마치고 고속도로에 들기전 횡성을 들러 "안흥찐빵"을 구매..... 차안에서 몇개 시식~

    곧은치에서 내려서면서부터 등산로 옆으로 계곡은 계속 이어지고 그리 규모가 크지않은 부곡폭포 구간으로는 무장애탐방로를 조성한듯 데크길이 펼쳐진다.

    빗소리와 더불어 귓가를 자극하는 계곡 물소리는 한여름 이곳을 걷는다면 더없이 멋진 여름산행, 계곡산행이 되지않을까라는 기대와 함께 언젠가 또 편안한 걸음을 걷고싶을때 찾아올듯하다.

    다른 산객들이 거닐었던 코스의 소요시간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쉬엄쉬엄 걸으며 정상에서 조망과 바람을 즐기더라도 과연 6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될까싶지만, 나의 시간과 일정을 고려하여 서둘러 걸었음이 명백하다. 

    그렇게 왕의숲길을 걸었으니 고난의 길도 걸어야되지 않겠냐며, 친구들이 치악산종주를 계획하고 있다. 2년전 걸었던 그길을 다시 걷자고 한다. 아~ 갈등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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