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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사도북 - 2탄>여름종주산행...... 수락산에서 일찌감치 포기다.오르다~ 山!!/종주산행 2023. 8. 17. 19:58728x90
그리 길게 거닐 산행은 아닐지언데, 시작부터 종주에 대한 의지가 없었는지 중간중간 쉬어갈만한 곳에서는 산행의 의지를 다독이기라도 하듯 멈춰서며 땀을 말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기록자체도 무의미해짐에 어디서 중탈을 할까를 고민한다. 아마도 불암산만 오르고 하산해서 빨리 씻고 일찍 귀가를 할까라는 생각도 있었으나, 불암산 정상에서 만난 낯선 산우님과 함께 잠시라도 서로에게 의지하자는 듯이 수락산으로 향한다.
산행일시 : 2023. 8. 11(금) ~ 8. 12(토), 흐리고 빗방울 간혹~
산행장소 : 서울 노원구, 경기도 남양주 일대 불암산(佛巖山, 508m)과 수락산(637m)
내원암 일대 계곡에 바위가 벽을 둘러치고 있어 물이 굴러 떨어지므로(水落) 이름 하였다는 설과 산봉우리 형상이 마치 목이 떨어져 나간 모습(首落)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한자 표기는 달라도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골짜기 물이 맑아 금류(金流) · 은류(銀流) · 옥류(玉流)라 하는 폭포를 이루어 떨어지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산의 자태에서 이름이 유래된 것이다. - 한국지명유래집 참조 -
누구와 : 혼자는 엄두가 나질않아 일행을 섭외했으나...... 미친짓이라고~ ㅋㅋ
산행코스 : 백세문 -(3.4km, 60분)- 전망데크 -(1.4km, 40분)- 불암산 -(1.9km, 80분)- 덕릉고개 -(3.5km, 1:45분)-
수락산(잠을 이기지 못하고) -(2.1km, 2:20분, 석림사계곡 경유)- 석림사 -(1.4km, 20분)- 정암역(석림사)입구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3.7km, 총 7:55분(휴식 2:05분 포함) 소요
덕릉고개 기점의 도로로 내려서서 무언가를 구매할수 있을까도 생각했는데, 산우님과의 걸음에 조금 박차를 가하면서 바로 수락산의 숲길로 들어선다.
수락산을 처음 올랐던 때가 언제였더라? 기억도 없는 가물가물함은 하얀 눈이 쌓였던, 셰르파 송년회가 있었던 어느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도 밟지않은 낯선 길을 헤매이다 겨우 인증을 남기고 행사장으로 향하였던 그길은 딱히 감흥으로 남지않았다.
야등으로 오르는 수락산의 숲길도 초입에서 불암산의 암릉과 평탄한 등로의 그것과 비교할때 과연 명산 반열의 산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접경지역의 강원도 산보다 군철책은 또 왜그리 많은지~ ^^
야등이 처음이라는 산우님은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빠르게 따라오지 못한다. 덕분에 나도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걷다가 기다릴겸 쉬어가는 시간이 잦아진다.
자정이 넘어가면서 살짝 졸음이 몰려온다. 지난 서산의 팔봉산을 걷는 길에도 졸음때문에 힘든 산행이었는데, 이날의 걸음도 쉽지않음을 예감한다.
어둠속에서도 산행의 묘미는 암릉이라는 생각...... 졸리고 힘들때는 편안한 육산의 숲길을 거니는게 좋다는 생각으로 육체의 피로감이 정신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숲길을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암릉의 길, 짙은 운무속에서 간간히 발하는 수도권의 야경도 화려함을 드러내지 못하는 야등이다.
불암산의 산장(매장)을 판박이 한듯, 수락산의 정상 기점에서도 매점이 먼저 정상을 가기전 우리를 맞이한다.
정상까지의 걸음은 내가 먼저 앞서가지만, 하산은 야등산행 초행인 산우님께 양해를 구해야겠다.
이미 매점 기점에서 길을 안내하듯 앞서던 나는 잠시 길을 잘못들었다. 정상과 정반대의 바위로프구간을 내려서다 아니다싶은 마음에 산우님을 대기시키고 GPS지도를 들여다보며 다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정상~ 아무런 감흥없이 졸림을 못이기고, 정상에서 쉬다가 일출이나 볼까? 라는 생각....... 조심히 내려가라며 산우님을 보내고, 얼려왔던 맥주 한캔을 비우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그리 오랜 시간을 정상에서 버티지 못하고 움직이기로 한다.
적당히 선선함이 전해지는 산정의 공기, 피곤함에 드러눕고 싶었는데...... 장비도 없이 버티려는 환경은 예민한 나의 잠자리를 쉽게 허락하지않는다.
캔맥주 하나 비우고 잠시 쉬면서 얼굴을 비비고...... 산우님이 어디까지 갔을지? 안전하게 하산했을지? 라는 생각과 함께 한시간여 차이를 두고, 그나마 역이 가까운 코스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어둠속의 등로, 석림사계곡길은 의외로 까칠한 느낌이 전해진다. 잘 정비되지않은 길....... 괜히 이리로 내려섰나 싶은 마음에 더 조심히 걸음을 옮기는데, 잠을 깨우는 것인지? 자장가를 불러대는 것인지 알수 없는 계곡의 소리가 전해진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였다면 깜빡 잠이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은 보이지않고 소리만 전해지는 계곡의 풍경을 상상하며, 정신도 차릴겸 빨리 머리를 담그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거닐다보면 드디어 만나게 되는 하얀 포말...... 얼굴을 묻고, 머리를 담그며 기운을 차려보려한다.
산정의 공기는 간간히 시원함을 전했는데, 계곡의 물은 그러하지않다.
미지근하다. 나의 산행에 대한 감흥이 미지근함때문일까?
그런 느낌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미 새벽녘이라고 나와는 반대의 걸음을 옮기는 젊은 산우들의 단체 걸음이 지나간다.
나는 지친 몸을 계곡의 물소리와 함께 흘려보내려는듯 한참을 머물며 휴식을 갖는다.
빨리 가봐야 전철도 없을테고...... 칼로리 보충할 곳은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계곡과 잠시 하나가 된다.
석림사 사찰도 철문을 굳게 닫고 있는 시간...... 사찰의 문이 닫혀있는 또다른 경험의 산행, 다행히 불빛을 밝히는 식당의 넓은 주차장이 보인다.
24시간 국밥집 그리고 카페가 함께 있는 곳, 뽀얀 국물의 국밥을 생각하고 주문했다가 속이 쓰려 반도 못먹고 남긴 해장국같은 국밥집을 나서 또 걷는다. 지친 마음만큼 땀에 쩔은 몸을 씻어야겠다고 도로를 또 걷는다.
미친짓이지만 언젠가 다시 제대로 걸어보자고 도전을 하게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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