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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곰봉과 닭이봉 숲길조사오르다~ 山!!/山 2021. 11. 1. 19:30728x90
드디어 산림청 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지역별 숲길조사의 마지막이다.
산을 즐기지만, 숲길조사라는 의무감은 산을 즐기는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한다.
산 자체의 재미는 반감되기도 하지만, 그동안 명산 위주의 트레킹을 탈피한 오지와도 같은 산을 알게되고 작은 산이 주는 소소한 비경도 접하는 것은 또다른 재미라 하겠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찌할지는 아직 내면의 갈등중이다. ㅎㅎ
어찌되었든 올해의 마지막 조사라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얼마전 가리왕산에 이어 또다시 정선을 찾는다.
산행(조사)일시 : 2021. 10. 22(금) 날씨 맑음
산행(조사)장소 : 강원도 정선군 남면과 신동면의 곰봉(1,016m)과 닭이봉(1,028m)
곰봉은 소나무가 우거진 암릉이 발달되어 있으며, 정상에 곰 모양의 바위가 있어 지명유래되었다. 마대산(馬岱山)과 마주보고 있는 산으로 『정선읍지』에 따르면 두위봉의 연맥이다.
닭이봉은 산 정상부가 닭 벼슬을 빼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계봉은 일제강점기에 한자로 표기되면서 불린 이름이고, 근처 주민들은 지금도 닭이봉이라 부른다. 이 산의 특징은 강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높은 단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상에 이르면 동강 건너편으로 백운산 · 만지산, 그 너머로 청옥산과 가리왕산이 펼쳐진다. - 한국지명유래집 참조 -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가탄아랫말길(버스정류장) -(1.3km, 45분)- 너덜암릉구간 -(2.9km, 100분)- 곰봉 -(0.7km, 25분,
곰봉로 방면 잠시 이동)- 닭이봉 분기점(옛 임도) -(1.8km, 60분)- 닭이봉 -(0.6km, 40분)- 이정표
(밴치) -(1.0km, 30분)- 암릉 -(2.2km, 60분)- 버스정류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0.5km, 총 6:00(휴식 25분 포함) 소요
올봄에도 정선 백운산(883.5m)을 오르기위해 달리다가 수해로 유실된 마을길을 되돌아섰던, 정선초등학교 가수분교 인근의 길을 달려 가탄아랫말길에 도착하니 한낮이다. 새벽에 산행을 위해 출발하던 정성은 없어진지 오래라는듯이 들머리에 도착하면 점심시간, 늘 습관처럼 점심은 패스하고 산행코스를 다시한번 검토하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출발부터 애매하다. 농경지 한가운데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휘둘러진 그물휀스를 넘어서야 한다. 이러면 사유지 침범~~ ^^;
그러고도 등로를 찾기위해 수풀을 헤쳐나가다가 겨우 발걸음의 흔적을 찾는다.
가리왕산의 너덜길, 백운산의 뼝대 위의 암릉길처럼 숲길의 곳곳에 암반덩어리들이 즐비하다.
그러니 정선을 비롯한 태백, 영월 등의 지역에 광물채취와 석탄채굴을 위한 탄광산업이 형성될수밖에 없었겠다라고 짐작을 하게된다.
한여름의 산행이라면 까칠한 경사와 등로를 확인하기 어려워 고생 꽤나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을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고 낙엽이 떨어져 시야가 트이는 곰봉 가는길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경사진 사면을 지나 능선길에 들어서며, 그래도 산객들이 지나갔다는 시그널이 위안을 주고, 잠시 바위를 넘어서니 송신탑이 있는 곰봉 정상이다.
곰봉을 소개하는 자료와는 달리 송신탑과 삼각점 외에는 조망이 트이는 것도 아니고, 곰 모양의 바위도 어느 곳에 있는지 알수가 없다. 설마 방금 넘어온 바위가 그 바위?
곰바위는 알수 없지만, 올라온 반대편으로 쉽게 곰봉을 올라설수 있다는 듯이 태양광발전시설이 꽉 들어찬 모습을 발견한다. 역시나 나의 눈에는 흉물이다.
친환경에너지라고 태양광, 풍력 등의 시설이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있다. 그러면서 국립공원 등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누구나 자연을 즐길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하면 난리다.
아무튼 별 감흥이 없는 곰봉의 걸음을 잠시 나무사이로 보이던 봉우리의 모습이 기대감을 주던 닭이봉으로 향한다.
길인듯 아닌듯한 흔적을 따라가다 아주 오래전 흔적으로만 남은것같은 임도구간에서 어디가 닭이봉 가는 길일지 가늠하다 등산표지기를 마주한다.
반가우면서도 지금의 길 형태와 앞으로 펼쳐질 길은 얼마나 힘든 고행을 선사할지 긴장감이 돈다.
평범한 숲에서도 색다른 느낌, 그리고 야생동물이 얼마나 많길래? 아니면 보호해야할 그 어떤 야생동물이 있는 것인지 조사하기 위한 시설이 눈에 띈다.
그래도 역시 인상적인것은 정선 특유의 암릉구간이라 하겠다.
아직은 까칠함이 덜한 암릉구간을 지나 닭이봉에 도착한다.
닭이봉 정상에서 암릉구간 조금 이동하면 곰봉보다는 몇배는 뛰어난 조망, 그리고 동강을 끼고 발달한 주변 산들의 절벽이 옅은 단풍과 어울린 풍경을 한동안 넋을 놓고 즐긴다. 그러나 충분히 발을 디딜 공간임에도 높이감을 더해주는 뼝대의 풍경은 스릴감도 살짝 더해준다.
이런 스릴감은 올라섰을때보다 암릉구간을 오르는 과정에서 더욱 고조된다. 주의가 필요하다.
등로 상태로만 봤을때는 사람의 발길이 그리 많지 않을것같은 닭이봉 구간도, 사람들이 찾아오라고 노력을 했다는듯이 오래된 이정표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을것같은 밴치가 있다. 그러나 쉴만한 여건은 안된다.
지나온 암봉이 닭이봉이라고 부르지만, 소개글처럼 일제강점기에는 계봉이라고 불렀음을 상기시키듯 이정표는 계봉과 반대편으로 또다른 정상이 있다고 가리킨다. 일제강점기의 표현이라면 등로를 정비하면서 이정표도 우리의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걸음을 옮겨도 정상이라고 내세울만한 모양새는 보이지않고 오히려 멧돼지가 진흙목욕을 즐겼을것같은 웅덩이가 살짝 긴장감을 주고, 이내 자칫하면 알바를 하게될것만 같은 암릉을 마주하게된다.
모양새만 보면 우회해야할 것같은데, 시그널이 암릉을 넘으라는듯이 안내를 하니 마법에 이끌리듯 다가간다. 그러나 암릉의 모양은 어디있느냐며 육산의 등로와 같은 언덕배기 타고 넘는 수준의 안전한 길이다.
이후는 곰봉을 오를때처럼 가파른 경사를 내려서야한다. 다만 너덜구간이 많기에 걸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던 말던 절벽구간에 우뚝선 소나무는 인상적이다. 그러던 말던 체력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으니 또 적당한 구간에서 쉬어줘야한다. ^^;
가파른 내리막길 끝으로 조금씩 시야가 트인다. 거의 산행이 끝나간다고 알리는 듯하더니 갑자기 임야출입금지라는듯이 철망휀스가 버티고 있다. 잠시 탈출장소를 찾다가 다행스럽게 시건장치가 아닌 철사로 고정되어있는 문을 개방하여 마을길로 들어선다.
무사히 탈출후 인상적이었던 닭이봉 정상의 능선구간을 바라보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어찌보면 산을 즐기기위해 참여했던 숲길조사에서, 산행의 즐거움보다는 의무감에 대한 부담을 더 가지기도 했던 계륵같은 걸음을 홀가분하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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