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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천상의 화원,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오르다~ 山!!/山 2021. 9. 17. 17:06728x90
산림청 또는 국립공원공단의 예약사이트를 통하여 탐방이 가능한 곰배령, 오래전에는 옆지기의 연줄을 이용해 셰르파 지역모임으로 탐방을 한적이 있다. 예약자 기준 동반1인, 한계가 있으니 귀찮음을 포기하고 연줄을 이용해 탐방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옆지기와 단둘이 탐방을 하기에 예약, 한창 탐방객이 몰릴때면 예약도 쉽지않지만 일요일을 이용한 탐방이기에 약간의 여유가 있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 계절적으로 그런 화려한 정원을 구경할수 있을까? 꽃의 축제에 대한 기대반 그리고 오랜만의 곰배령 탐방 자체에 대한 즐거움 반으로 찾아가본다.
산행일시 : 2021. 09. 12(일)
산행장소 : 강원도 인제군 귀둔리 곰배령(1,164m)
곰배령은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벌떡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지명으로, 경사가
완만하여 할머니들도 콩자루를 이고 장보러 넘어다니던 길이다. 가족단위의 탐방코스로 훌륭할뿐
아니라 죽기전에 가보아야할 아름다운 산으로 소개되고 있다.
가깝게는 작은점봉산(1295m)과 호랑이코빼기(1219m), 멀리로는 설악산의 대청 중청 소청봉이
아스라히 눈앞에 펼쳐지는 곳으로 백두대간의 등뼈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한국의 산하 참조 -
누구와 : 옆지기와 오랜만에~
산행코스 : 주차장 -(2.1km, 35분)- 강선마을 -(2.9km, 55분)- 곰배령 -(0.4km, 15분)- 쉼터 -(5.1km, 120분)-
주차장(탐방센터 원점회귀)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0.5km, 총 3:45분(휴식 10분 포함) 소요
산행은 늘 즐겁다. 옆지기의 새로운 출발도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준비하는 과정에 비교를 통해서 실익(가성비)을 판단해야되는데 이과정의 쓴소리(조언)를 싫어한다. 좋은 말만 들으면서 준비한 많은 창업자들의 실패를 봐왔으면서 본인은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이게 빌미가 되어 산행이 즐겁지 않다.
탐방센터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말한마디 섞지않고, 자연의 품속에선 조금 풀릴까싶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거리도 적당히 떨어진다. 동행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계곡에서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에도 감흥이 없고,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되는 강선마을의 주점부리에도 눈길 한번 주지않고 거리를 두며 옆지기를 뒤따른다.
예약이 된 산행이니 함께 나서긴 했지만, 진짜 싸움이라도 했으면 옆지기는 따라나서지도 않았을까? 그게 아니라면 풀린척이라도 해야되는데...... 결론은 또 누군가가 먼저 화해의 제스쳐를 보였어야 된다는 것이겠지만, 화해는 누가 해야되는 것일까라며 나는 또 실랑이를 벌일지도 모를 일이다.
평소같았으면 천상의 화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지않은 야생화(초롱꽃, 투구꽃, 쑥부쟁이 등)일지라도 함께 바라보며 미주알고주알 수다(?)를 떨며 즐거웠을 시간, 옆지기와의 거리보다 감흥없이 바라보는 야생화와의 거리만 가까워진다.
산행을 하다보면 체력의 소모로 인하여 정신까지 나약해지기도 하지만, 난이도 높지않은 곰배령에서의 묵언수행하듯이 거니는 걸음이 너무도 힘겹다. 스님들이 벽을 바라보며 한마디 말없이 또는 깊은 산사를 향하면서도 입과 코는 숨을 쉬기위한 신체의 일부라며 묵언수행을 하는 것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느껴진다.
어찌되었든 곰배령의 드넓은 평야에 도착한다. 드디어 사진을 찍어주려는듯 옆지기의 한마디가 전해지는데 이미 나의 심리상태도 쳐질대로 쳐졌기에 그 한마디를 들어주지 못한다. 그냥 걸터앉아 있는 모습이라도 억지로 담아주려는듯 한컷을 담아내는 옆지기, 차라리 말한마디 편하게 건네면 좋으련만......
나도 그렇고 옆지기도 그렇지만, 성격상 감정의 해소를 쉽게 못한다. 때론 이런 상황에서는 시간이 약이다라며 어느순간 해소되기도 하지만, 함께 몇시간을 한 공간에서 존재하면서 감정의 동행이 되지못할때는 답답하기도 하다. 확트인 곰배령 평야에서 답답하게 풀어내지 못하는 두사람의 감정은 더 자연의 평화로움과 대비되며 이율배반적인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
쉽게 들어서지 못하는 천상의 화원 곰배령에서 우리는 각자의 눈으로 곰배령을 담고 있다. 무의미한 감성을 담느라 고생이다. 그 감성을 서로에게 전하면 좋을 것을...... 쉼터에서 설악을 담으면서도 남인듯 전하는 음료 하나도 거절하고, 그러면서 자신은 배풀듯 과자부스러기를 꺼내놓는다.
하산하는 길에도 곰배령 숲길의 편안함은 없다.
살아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는 주목나무도 어울리지않는 교태를 부린다. 세상은 온전히 정해진 관념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고 전한다. 그런 가르침도 들어오지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지금은 시간이 해결해준듯, 오히려 큰딸과의 대화로 옆지기는 감정의 변화를 보인다.
같은 맥락의 이야기일텐데 나의 이야기에는 감정의 아픔을 표출하고...... 이또한 나의 표현력의 부족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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