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교동도 화개산>모처럼 서해의 낙조를 즐기는 시간~
    오르다~ 山!!/그 섬에 가고싶다. 2019. 9. 26. 10:08
    728x90

    유난히 올해의 섬백패킹은 조금 부족한 면이 없지않다.

    섬백패킹은 일단 배를 타고 들어가는 여행을 우선 순위에 놓고 계획을 짠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일정, 바다의 영향은 핑계고 배편 예약에 순발력이 없어서 배가 아닌 연도교 또는 연륙교를 통하여 찾아가는 섬여행이 되어버린다. ^^;

    편안함이 있는 섬여행이기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지만, 강원도 동해안의 시골아저씨가 서해와 남해까지 왔을때는 색다른 경험이 주체가 되어야 조금더 기억에 남지않겠냐는 생각으로 섬백패킹을 다니는 것이다.

    그래도 교동도에서의 백패킹은 나름 설램 또는 긴장감이 있기에 기대가 된다.

    북녘땅이 바라다 보이는 섬의 꼭대기에서 별을 벗삼아 하룻밤을 보낸다는 설램과 함께 우리나라의 현실이 주는 분단의 긴장감이 주는 기대감이다.

    산행일시 : 2019. 9. 21 ~ 9. 22(1박 2일) 백패킹

    산행장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도 화개산(260m)

              교동도는 『삼국사기』에 따르면 달을참(), 고목근(), 교동()으로 바뀌었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달을참이란 ‘크고 높은 산이 있는 고을’이라는 의미를 가진 지명이라고 전한다.

              육지와 격리된 섬(지금은 아니다~)인 까닭에 고려 중엽부터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유배지로 이용되었고, 지리적

              위치상 외세의 침범이 빈번했던 관계로 섬에는 많은 고적이 남아 있다고~.

              그러한 유래와는 달리 섬마을 특성 그대로 100m도 안되는 낮은 봉우리들이 몇개 모여있는 작은 섬의 유일하게 높은

              고도를 자랑하는 봉우리가 화개산으로,

              정상 인근에는 고려시대때부터 사용되었던 봉수지가 있었음을 알려주듯 봉수대의 하부 석축들이 잘 보존되어있다.

    누구와 : 서정필 셰르파 외 도전단 3명과 함께

    산행코스 : 교동제비집 -(0.9km, 15분)- 영산 기점 -(0.8km, 10분)- 연산군유배지 -(0.8km, 45분)- 정상(백패킹)

              -(0.8km, 30분, 정상에서 노닌 거리가 포함)- 봉수대 -(0.9km, 35분)- 화개사 -(2.9km, 45분)- 교동제비집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7.0km, 총 3:00(휴식 등 백패킹 시간 제외) 소요

    잠시 방향감각 상실하여 엉뚱하게 대룡시장 골목을 또다시 거닐며 큰 도로로 접근한다.

    뭐 덕분에 라이딩 전에 보지 못하였던 시장 골목의 또다른 풍경도 접한걸로 나는 만족하자.

    다들 박배낭 매고 왜 이렇게 돌아~라고 추궁할지언정~~ ㅎㅎ

    도로에서 연산군유배지 이정표를 따라 우측의 골목으로 들어서면서 돌담이 예쁜 주택(?)도 만나고, 옛정취 물씬 풍기듯이 굴뚝 연기가 솟아나는 풍경도 정겹기만하다.

    연산군유배지로 추정되는 곳에 옛 유배생활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위리안치(圍離安置)에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되니 단체사진 한컷 남기고 걸음을 옮길 준비를 한다.

    유배지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위리안치, 절도안치, 천극안치 그리고 본향안치 등의 생소한 어휘는 유배생활만큼이나 낯설기만하다.

    사전을 뒤져보니 유배생활을 하는 죄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유배지 가옥 주변을 가시철망 등으로 울타리를 쳐놓아 가두는 것을 위리안치라고 하는데, 전라도 지역이 가시와 같은 탱자나무가 많았기에 대부분의 죄인들을 유배를 보낼때 전라도 지역의 섬으로 보냈다고 한다.

    이외에도 여러 형태의 유배생활(그러나 비슷한 형벌)이 있는데, 그나마 본향안치(本鄕安置)는 고향에 유배를 보내는 것이었으니 인간적인 형벌이 아니었을까싶다. 

    아~ 카메라 자동으로 찍을것을...... 귀찮아서 더이상 카메라는 열지않기로~ ^^;

    연산군유배지에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쉴새없이 이어지는데 라이딩 몇시간 한것보다 더 땀이 흐르는 걸음, 역시 등산이 힘든 운동이구나싶다. ㅎㅎ

    잠시 쉴겸 물맛을 보는데 그냥 물이다.

    시원한 느낌 없다.

    결정적으로 물 한모금 마시고 걸음을 옮겨 뒤쪽으로 올라서니 무슨 묘지의 흔적이다.

    내가 원효대사도 아니고....... ^^;

    물맛도 찜찜한데, 혹시나 정상부에 사이트 구축할 장소가 없을까봐 앞서간 일행으로부터 예상한 전통이 날라온다.

    결국 다시 되돌아와 묘지터 부근에서 하룻밤??

    아니다~ 일단 올라가서 다른 대안을 찾아보자.(연약한 몸으로 왔다갔다 고생했어유~~ ㅎㅎ)

    묘지터에서 정상부까지 약 200m의 짧은 거리,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넘이의 붉은 기운이 등로 주변을 활홀하게 만들어버리니 마음이 급하다.

    내가 서해에 와 있음을 새삼 깨닫고 낙조의 황홀함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걸음을 서두른다.

    짧은 시간일지언정 서해의 낙조를 모처럼 만끽하며 정상에서의 한컷을 담아본다.

    하룻밤 걱정따윈 이순간만큼은 잊자.

    나도 한컷 인증을 남기고 섬의 앞뒤를 배경으로 셀카도 담아본다.

    붉게 물든 방향이 북녘땅, 아직은 푸른 기운이 있는 방향이 예전 모기에 피를 헌납한 석모도와 그 뒤로 강화본섬이 되겠다.

    낙조의 붉은 기운에 흠뻑 취해 북녘땅의 모습을 흐릿하게라도 눈에 더 담았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을 간직하고 밤을 맞이한다.

    정상부는 한낮부터 자리를 잡은 백패커(등산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면 불가능했을 즐거움~)와 우리와 비슷한, 그러나 조금 빠른 시간대에 오른 백패커들이 점령하였으니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니 더이상 올라올 이들은 없을것이라며 등로의 한켠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리를 잡는다.

    우리는 이렇게 청정(淸淨)백패커다.

    치킨 그리고 지역의 새우를 구워서 따뜻한 온기가 빠질까 노심초사하며 산위로 가져와 즐거움을 누리는 백패커~~ ^^

    조금더 많은 일행이었다면 조금더 성대한 산정파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날의 상황처럼 어느 한팀이 장소를 전세내듯이 몰려다니는 진행은 지양(止揚)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단촐하게 밤을 즐기니 꿈의 나라도 조금더 빨리 찾아온다.

    그냥 빨리 찾아오는 꿈의 나라일뿐이다.

    태풍 타파(TAPAH)의 영향으로 비가 오지는 않을까(이미 비는 우리가 머무는 시간에는 영향이 없으리라 예견하였으니~), 바람이 불어대지는 않을까(정상에서 즐기는 순간까지도 너무 고요했으니 괜찮겠지~)라는 걱정따위는 없었지만 살랑이는 바람과 어떤 발자국소리에 예민해진다.

    설마 산짐승? 그러기엔 발자국이 너무 가볍다.

    발자국 소리와 함께 쓰레기를 담아둔 봉투가 펄럭이는(?) 소리에 본격적인 바람이 시작되는 것일까 걱정과 함께 텐트의 지퍼를 조용히 내려본다.

    누군가 나의 텐트를 조심스레 쳐다보며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있다.(지금 이순간 호러 분위기........)

    고양이 녀석이 산정까지~(너무 낮은 섬산이니까......), 덕분에 잠이 달아나 이른 새벽에 등로 주변을 조용히 서성인다.

    나만 예민한 것이 아닌것같은 느낌, 이른 새벽시간이지만 아주 조용히~ 톡을 남긴다.(똑~ 똑~ 모두들 주무실까요?)

    다들 텐트안에서 누군가의 말을 기다리고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덕분에 새벽 섬산행을 감행하며 하산을 한다.

    봉수대를 지나 어둠속의 목탁소리 간간히 울려퍼지는 화개사를 지나면서 안도감이 살짝 밀려온다.

    결국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라고 할 수 있는 교동도 교동향교를 만나보지 못하고 도로구간을 지루하게 거닌다.(대간 일시종주를 하는 모 셰르파의 걸음을 생각하면 지루한게 아니지만~ ㅎㅎ)

    정상부는 우려스럽게 바람이 시작되는 것같더니 섬마을의 새벽은 너무 조용하기만 하다.

    자연, 산은 늘 본연의 모습을 지키고 있으니 그들의 생김새와 성격을 탓하지 말자.

    내가 자연과 산을 즐기면서 그들에게 맞추어가야 하는 것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