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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육백마지기>백패킹이라는 이름은 허세다~오르다~ 山!!/山 2019. 8. 29. 10:33728x90
태백산 멘토산행 그리고 새로운 자연친화적 놀거리를 찾는다.
1차 섭외(셰르파들끼리~)는 반응이 미온적이어서 다시 지인들과의 조우를 기대하며 반응을 본다.
다행히 함께 하겠다는 지인들(여기까지만~)이 있기에, 하산과 함께 서둘러 박지로 이동을 한다.
이번에 선택한 박지는 산행도 했기에 편하게 자연을 즐기자는 심산으로 아침가리골 이후 박달고치에서 그러했듯이 온전히 정상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도 도착하는 순간(먼저 도착한 아우님의 전통을 통하여 예감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이야?!!
차박의 성지, 그래도 백패킹을 어느정도는 즐길수 있을줄 알았는데....... 발 디딜틈 없을정도로 밤의 공기를 즐기려는 캠퍼들로 초만원이다.
그러니 마을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여 급기야 이달 말일 이후에는 취사와 야영금지라는 플랜카드까지 게시되고, 지금 이순간도 서로 눈치를 보며 사이트 구축해도 될까를 곁눈질하게 된다.
백패킹 일시 : 2019. 8. 24(토) ~ 8. 25(일) 1박 2일
백패킹 장소 :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및 정선군 일대 청옥산(1,256m) 육백마지기
해발 1,256m의 청옥산은 곤드레 나물 등 각종 산나물이 많이 나는 산이다. 능선이 비교적 평탄한 지형으로
그 면적이 볍씨 6백 두락이나 된다는 뜻에서 지어진 "육백 마지기"가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랭지 채소를
주로 재배하고 있다.
이 곳에서 재배되는 중갈이무는 그 맛이 배맛같이 달다고 하며 고등채소 작황이 대관령보다 우위에 있으나
교통편이 나쁘기 때문에 주민 소득에 많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참조 -
누구와 : 경상도 아우와 함께
스파크 사륜구동(^^)으로 오르는 평창군 미탄면 육백마지기길은 오프로드에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한다.
조금만 속도가 빠르다싶으면 차량 하부가 그륵~~~ ㅜㅜ
그래도 정상부 도착즈음 풍력발전용 풍차를 휘감아대기 시작하는 구름띠는 내가 오는 시간을 기다렸구나싶게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기 시작한다.
구름속에서 숨바꼭질을 하듯 육백마지기의 풍경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그 속에서 버스킹 비슷한 공연도 이루어지고, 차박의 성지답게 화장실과 부대시설도 제법 갖추어져있다.
차박의 성지라고 차박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캠, 바이크캠핑과 함께 우리처럼 백패킹 흉내를 내는 이들도 곳곳에 자리를 잡으려고 눈치를 살핀다.
조금은 이른 시간,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사이트를 구축한 뒤(우리의 행동을 보고는 뒤따라 설치하는 이들을 보며 왜 자연을 즐기는데 눈치를 봐야하나싶은게 씁쓸하다) 몰골이 그나마 멀쩡할때 인증샷 남겨주시고 백패킹의 기분을 만끽한다.
분위기 있게 커피드립도 좋지만 역시 달달한 커피믹스가 최고~~ ㅋㅋ
서서히 건강관리에 신경써야할 나이? 아우님도 건강검진 결과때문에 살짝 몸을 사리는 느낌~~ ^^;
하필이면 함께 하기로 한 평창 산우님의 가정에 일이 생기는 바람에 그 분위기 이어갈 동지를 잃은 느낌이다.
혼자 계속 들이키기엔 나도 한계가 있는지라 더 취기가 오르기 전에 가볍게 산책을 나선다.
육백마지기에서 청옥산 정상까지는 불과 5~10분, 이게 등산이라고 포장을 해도 되려나?!! ㅋㅋ
산책후 되돌아온 육백마지기의 임도는 여전히 밤공기를 즐기기 위해 진입하는 차량들로 난리 법석이다.
차박의 성지, 최근 들어 유난히 자주 SNS에 노출되는 곳이었기에 어느정도 감안은 했지만 이정도까지일줄이야~~!!
TV를 잘 안보니 몰랐지만, 모 채널의 "캠핑클럽"이라는 곳에서도 다녀간 곳이었다는~ 그러니 이 난리지~!! ^^;
피곤은 마음과 달리 몸을 일찍 텐트속으로 이끌고, 자연을 즐긴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야외에서의 취침이 불편한 것인지 새벽 어둠속에 눈이 떠진다.
이런 취침 습관은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니 야외에 노출되어서라는 핑계는 아닌것같다.(나이 탓인가? ㅠㅠ)
한참을 텐트안에서 지퍼만 내리고는 야경을 담아본다고 찍고 지우고를 반복하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밖으로 나온다.
그나마 삼각대 같은 것이라도 있었다면 조금더 선명한 사진을 담았을까??
낮의 운해가 춤추는 육백마지기 풍경도 그렇고, 밤의 풍력발전 위로 흐르는 별도 그렇고 마음처럼 담기지 않음에 사진 실력에 대한 후회가득한 욕심만 생긴다.
자연을 즐기면서 부처는 아니더라도 욕심을 덜어내는 연습을 해야되는데 오히려 욕심만 늘어나고 있으니 어찌할꼬?!! ^^;
스마트한 시대에 그래도 스마트기기가 좋아져서 이나마 어둠속의 풍경도 편하게 담아본다.
실제 육백마지기의 풍경은 새벽의 어둠이 아직까지 짙은 시간이었다.
기왕지사 잠도 깨었고, 육백마지기 임도길을 이리저리 거닐다보니 어느정도 길도 눈에 선명할 정도로 날이 밝았기에 어둠속의 청옥산을 지난밤 거닐었던 것이 아쉬워 반대편으로 돌아서 걸어본다.
경상도 아우님은 어제 오후에 청옥산 정상을 다녀가면서도 지척의 정상석을 확인 못하고 나에게 정상석이 없던데요~라고 전했는데, 이른 아침시간에 다시 오지 않았다면 나도 정상석 없는 산으로 착각할뻔 했다. ㅎㅎ
경상도 아우와 마찬가지로 지난밤 왔던 정상, 몇발자국만 더 전진하면 정상석이 있는 실제 정상인데 말이다~~ ㅋㅋ
아침의 일출 광경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여 담지 못하였지만, 서서히 밝아오는 빛의 손길 속에서 운해가 춤을 추는 육백마지기의 풍경에 눈내리는 아침의 강아지마냥 이리저리 다니면서 풍경을 담으려고 애도 참 많이 썼다.
결과야 뻔하지만~~ ㅎㅎㅎ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담다가 이젠 빛의 노출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싶어 카메라까지 꺼내어 비스므리한 풍경을 또 담아보는데 역시 기계에 의존해야할듯 싶은 사진 실력이다.
나는 백패킹의 재미를 즐기겠다고 이너텐트와 침낭만으로 육백마지기의 공기를 즐기고, 아우님은 온전히 차박을 즐기겠다면 떨어진 공간속에서 같은 공기를 즐겼다.
결과는 하산의 속도가 다르다는 점, 아우님은 민둥산도 즐기고 아래지방으로 내려갈 계획이기에 나는 밤새 이슬에 노출된 텐트와 침낭을 정리하느라 지체되어 천천히 하산을 한다.(차량으로~~ ^^)
너무 늦게 알게된 육백마지기, 언젠가 다시 찾아와 밤의 공기를 즐겨보겠다는 약속은 차마 못하겠다.
자연을 즐기는 이들이 자연을 아껴야 함은 당연하겠지만, 편의시설까지 갖춰진 이런 멋진 곳을 마을 사람들의 불편때문에 캠핑행위를 금지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애석하다.
마을사람들의 불편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이 자연을 모두가 즐길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수는 없는 것일까?
무슨 문제만 생기면 "금지"라는 말로 그런 행위를 영위하려는 누군가를 범법자로 만들어버리는 행정과 제도에 대해서는 욕지거리라도 하고싶다.(속으로 하고 있다)
아무튼, '19년 9월 1일은 육백마지기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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