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악산>시흥도전단과의 짧은 만남~오르다~ 山!!/명산(충청) 2019. 5. 21. 09:32728x90
1박2일의 산행일정이 어떠한 사정으로 취소된다.
이미 이 일정에 맞추어 산행을 푹 쉬어줬다.
더이상 쉰다면 산행의 열정마저 쉬게 될듯싶어 어디라도 떠나야겠다고 두리번거린다.
그렇게 급히 조회해본 산행지, 그럼에도 또 같은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걸으며 만남을 기다린다.
만남의 시간은 짧으나, 거닐었던 등로에서의 시간과 거리는 무척이나 뻥튀기 된 하루의 월악산은 힘든 기억으로 남는다.
그렇게 힘들어도 즐거웠다는 착각과 함께 또 찾아가는게 산이다.
산행일시 : 2019. 5. 12(일)
산행장소 : 충북 제천, 단양군, 충주시와 경북 문경시 일대 월악산(1,097m)
정상에 서면 충주호 물결을 시야 가득히 관망할 수 있고 사방으로 펼쳐진 장엄한 산맥의 파노라마가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하고 가슴 가득히 품게 되는 월악산은 신라의 마지막 태자 김일과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품고
은거하여 이들 남매에 얽힌 전설이 곳곳에 남아있다. - 한국의 산하 참조 -
누구와 : 나홀로 그리고 시흥도전단과의 합류~
산행코스 : 금곡리 -(2.1km, 20분)- 덕산분소 -(1.6km, 20분)- 신륵사 -(1.6km, 25분)- 국사당 -(2.7km, 110분)-
정상(휴식 및 식사) -(2.9km, 165분)- 보덕암 -(2.3km, 30분)- 수산교 -(4.0km, 50분)- 금곡리
정상코스(덕산분소 ~ 보덕암)는 약 8.7km의 거리에 5:20분(먹고 쉰 시간 포함) 소요,
보덕암에서 금곡리(또는 덕산분소)까지 콜택시를 이용하려다가 또 걷는 욕심에 약 8.4km의 거리에 빠른 걸음으로
1:40분정도 소요됨. - 해당 추가코스는 도로를 지루하게 걸어야하지만 개인산행시 참고하면 될듯.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7.1km, 총 7:05분(휴식 및 식사 1:15분 포함) 소요
택시를 이용하든 어찌 되었든 적당한 회차를 기대하며 금곡리 마을회관 앞에 차를 주차하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부처님오신날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급조된 걸음을 하였지만, 들머리 기점의 사찰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잠시 경내에 들어서서는 약식의 삼배를 올린다.(기도는 늘 사심 가득히~~)
사찰은 유형문화제, 그 앞의 3층석탑은 불국사의 석가탑을 방불케 할만큼 정교하고 장중한 미를 지녔다고 보물로 지정되었단다.
어찌되었든 신륵사는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모신 사찰로, 이 부처를 염(念)하면 죽은 뒤에 극락세계로 간다니 앞으로 사심 가득한 기도를 하더라도 부처를 미리 알아보고 기도해야 기도발 먹힐듯싶다. ^^;
급조된 시흥도전단과의 만남일지라도 시간을 못맞추면 낭패다는 생각에 걸음을 서두르며 오르지만 쉴때는 쉬어줘야한다.
시건장치로 잠그어진 국사당(國師堂)이라는 옛스럽지않은 현판(건물도 옛스럽지 않다)이 있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본격적인 오름은 이제부터~ ㅎㅎ
그렇게 오르다가 또 마의태자와 덕주공주 남매의 애틋한 전설이 환생하듯 두그루의 소나무가 영봉을 향하여 가는 길목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으니, 나는 잠시 쉬어주며 내가 전설을 써가듯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조금은 나의 걸음이 빨랐다.
바로 정상에 올라 땡볕을 온전히 받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에 신륵사삼거리 기점에서 송계삼거리 기점으로 마중을 나간다.
다행히 선두그룹을 삼거리 중간기점에서 만나게 되니 후미는 모르겠다는 듯이 다시 걸음을 되돌려 정상을 향하여 함께 이동한다.
이미 경험한 바 있는 영봉으로 향하는 끝없는 철계단, 행여나 송계삼거리까지 거닐었다면 중간에 지쳐서 드러누웠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계곡 아래서 올라와주는 바람이 힘을 북돋워준다.
철계단 올려다보며 아찔함에 주저앉고 싶다가도 참고 참으며 올라서면,
나와 같은 마음으로 오르는 이들이 있으니 속으로 안타까워하며 위안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맞는다. ^^
홀로 거닐었지만, 일행들과 합류하며 뒷배경이 되어주며 거니는 재미와 함께 오른 월악산은 예전의 탐방때와는 또다른 힘겨움을 전해주니 그냥 원점회귀 할까?? 라는 잠시의 나약함을 보인다.
그러나 도전단들과 또다른 산우님들의 정상에서의 희열을 바라보며 칼로리 보충하는 시간을 가진후에는 내가 언제 그런 나약함을 보였냐는 듯이 아니 걸어본 길을 향해 걷겠다는 오기는 이어진다.
오기를 발동할땐 발동하더라도 우리의 의무감같은 인증 퍼레이드는 펼쳐야한다며 살짝 부자연스러운 브로멘스도 연출해보고,
이날 산행의 목적중 하나였던 "국립공원 환경정화 자원봉사"도 인증사진을 남겨본다.
평소같았으면 탐방센터에 들러 그린포인트도 적립하고, 현장에서 환경정화 인증을 받았어야 하는데 이날의 탐방코스는 부득이 개인의 욕심을 채우느라 유선상으로 탐방센터와 통화하며 사진 전송으로 마무리~~ ^^;
뭐니 뭐니해도 인증의 마무리는~~ ㅋㅋ
무려 한시간여의 정상에서의 넋두리같은 휴식과 인증을 마치고 또다시 이별의 악수, 그뒤엔 언제 그랬냐는듯이 월악의 풍경에 빠지며 걸음을 거닐게 된다.
정상에서의 봄날같지않은 뜨거운 햇살은 하산의 걸음을 시작하자마자 시원한 계곡바람과 함께 멈추고 잠시 조망을 즐기게 된다.
헬기장 뒤로 마애봉(시흥도전단들이 얼마뒤 이 기점을 통과하겠지~), 그 뒤로 산그리메와 함께 뾰족하게 튀어나온 봉우리는 주흘산, 조령산 방면이겠지??
저 녀석들은 또 언제 가야할런지~~ ^^
월악산 영봉으로의 산행은 어찌보면 충주호와 어우러진 풍경을 즐기기위한 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다리에 전해지는 고통은 어찌되었든 충주호에 담긴 월악산 영봉의 잔상을 즐기기 가장 좋은 코스는 지금 내가 거니는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보덕암 코스이다.
절대 하봉에서 중봉(역순~)으로 이어지는 통천문은 아닌 하늘문이 떡하니 서있으니 잠시 드려다본다.
그냥 드려다볼뿐~ 모양새만 봐도 천길 아래로 이어질듯하니 줄행랑~!!
중봉을 거쳐 하봉을 거닐면서도 쉽사리 편안한 내리막 길을 선사하지않는 심술쟁이 같은 월악의 탐방로에 화가 날듯하지만, 멋드러진 풍경 앞에서 마음을 삭힌다.
여기만 지나면 마지막 봉우리겠지? 라는 기대감을 몇차례~!!
양치기 소년같은 탐방로를 품은 월악산의 자연 앞에선 무상무념의 즐거움따윈 없다. ㅎㅎㅎ
그렇게 힘겨운 걸음과 함께 하봉기점인 전망데크에서 숨고르기, 그리고 조금의 여유와 함께 셀카 한장 남기고~!!
또 걸음을 옮기다 설악의 주전골 주전바위, 또는 시루떡바위 등과 같이 주상절리 형태의 퇴적층을 보이는 독특한 지질층 앞에서 잠시 핑계삼아 눈길을 주며 쉬어간다.
그러다가는 울릉도 성인봉에서 나리분지로 향하는 데크 계단길 마냥 지루함을 선사하는 탐방로에서 풀썩 주저앉아 또 쉬어가고~
신륵사에서 보덕암코스의 마지막 기점인 보덕암에서 조금 길게 쉬어줄까 했더니,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 무엇인지 알수 없는 섹스폰을 연주하는 풍경앞에서 내가 익히 느끼는 사찰의 분위기가 아니라며 서둘러 자리를 피하게 된다.
되먹지않은 고정관념은 그렇게 육체를 인내와의 싸움속으로 더 깊게 떨어트린다. ^^;
수산교를 지나 월악교를 거쳐 금곡리 마을회관 앞까지는 또 지루한 아스팔트 포장길을 거닐며 나는 카풀 단체산객이 아닌 개인 산행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코스 답사중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ㅎㅎㅎ
그렇게 예정된 산행계획의 취소(여기저기 산행 SNS에 가입을 하지않다보니 정보도 느리다~ ^^;)로 급조된 월악산 탐방은 약간의 힘겨움은 있었지만 내가 거닐고 싶었던 코스를 홀로 만끽하는 시간이 되어준다.
다음에는 어디서 나만의 즐거움을 누려볼까??
'오르다~ 山!! > 명산(충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천 학봉>박배낭 짊어지고 암릉에서 3시간 사투를~ (0) 2020.03.24 <소백산>멘토산행 With 김미곤대장~ (0) 2019.05.28 <희양산>클린도전단과의 조우 (0) 2018.06.20 <오서산>이른 억새와의 만남, 그리고 사람과의 만남 (0) 2017.10.13 <희양산>낯선 명산, 그 곳에서 길을 잃다. (0) 201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