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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여행 중간 경유지로 들러본 대통령 별장과 맛집국내여행/충청도 2018. 1. 11. 15:22728x90
흑백 필름 지나가듯 역사의 자그마한 순간들이 떠오르는 현장이 있다.
제1공화국, 제2공화국.....과 같이 지금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도 아닌 그런때가 있었나하던 정권을 표현하는 단어들과 함께 문민정부, 참여정부식의 최근의 집권세력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함께 공존해있는 청남대는 옛시절 대통령들의 별장이자 휴양지였던 곳이다.
옆지기는 대학친구들과 모처럼 뱅기타고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큰딸은 방학이다.
작은 딸은 방학이어도 어린이집이 맛벌이 부부를 위해 순번제로 선생님들이 출근해서 아이들을 돌봐주신다.
맛벌이 부부라면 누구나 고민해보는 아이들의 교육, 우리는 그래도 조금 자유롭게 방임을 하는것같다.
이런 행동이 부모로써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줄수도 있으나, 아이도 편하게(후에 머리가 아플정도로 싫어도 해야하기에~) 어린시절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 크게 시간표를 짜서 기계처럼 움직이게 하려 하지않는다.
그러다가도 아이들이 너무 나태해지는게 아닌가싶기도 걱정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그런 걱정을 떨쳐버리려 계획한 것이 아닌, 나의 일상에도 충동적인 휴식의 시간(길어지면 안되는데.....)이 생겼기에 옆지기도 며칠 떠난 시간을 아이들과 여행이라도 떠나자며 계획한다.
그런데 너무나 먼 장거리 운전이 나도 피곤하고, 아이들도 힘들겠다는 생각에 중간에 쉬어간다는 느낌으로 경유지를 하나 만들어놓는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대청댐 준공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주변 풍경이 너무 좋았다고 대통령 별장을 지어 20년간 역대 대통령들이 이용하였던 청남대이다.
대통령들의 쉼터이자 복잡한 정국을 편하게 구상하였던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로 긴 시간동안 지역민과 일반인에게 철저히 통제되어 오다가 노무현 대통령시절에서야 충청북도로 시설을 이관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하게 된다.
굳게 닫혀있었던 철재 정문을 통과하면서 "청남대 가로수길"이 방문객들을 안내한다.
차를 주차하고 오늘 이렇게 걸으며 옛날 대통령들이 어떻게 지냈었는지 둘러보자며 두딸의 손을 잡고 거닐어 처음 접하는 곳은 하늘정원이 있는 대통령 기념별관이다.
망원경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디가 어딘지?? 그냥 흐릿하더라도 눈으로 훑어보는게 편하다. ^^;
기념별관은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는 코너와 지금의 싸인(Sign)에 해당하는 수결(手決, 수례, 화압, 착명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고~)과 역대 대통령의 철학 또는 그시대의 시대상을 나타내는 휘호(揮毫) 등의 물품이 전시되어있다.
요즘시대에 가장 기억에 남는 휘호 "사람사는 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팍팍한 삶으로 서로 어울리기는 하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삶의 가치라 할 수 있는 정(情)이 없는 세상으로 힘든 시대였지않았나싶다.
또한 역대 대통령들이 청남대에서 사용하였던 물품(운동기구와 외교선물 등)의 전시와 함께 직무체험장에 기념촬영도 할 수 있다.
언제 이런 자리 앉아보겠니?? 라며 쑥스러워하는 꼬맹이들을 억지로 앉히고는 한컷~
권력을 상징하는 금장선물이 많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은제품의 외교선물이 즐비하다.
외교선물에도 국가별, 지역별로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고 설명되어있는데 일반인들도 해외여행 또는 외국의 지인들에게 선물할때 참고하면 좋을듯하지만 나에겐 그리 적용될 일은 없을듯하니 씁쓸하기만하다. ㅎㅎㅎ
그렇게 별관을 구경한후 청남대 역사의 시작과 끝을 만들어낸 두 대통령길을 산책겸 걸어보자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꼬맹이들 싫든좋든 엄마도 없는 여행길에 아빠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녀야 한다. ^^
산책의 시작점이 될 돌탑은 철저히 통제되었던 청남대의 끝을 만들어낸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개방을 기념하여 지역민들의 정성(청원군 문의면 주민의 수인 5,800개의 돌)을 모아 쌓았으며, 문의면의 32개 마을의 이름이 탑의 돌들에 새겨져있다고~
돌탑에서 우측의 길로 들어서면 기념관 본관이 위치하고 있지만, 직진 본능을 발휘하여 "전두환 대통령길"로 향한다.
청남대를 조성한 당사자인 전두환 대통령의 길이 있는 곳이니 당연히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가 먼저 반긴다.
1983. 12월 준공당시에는 봄을 맞이하듯 손님을 맞는다는 의미의 "영춘재(迎春齋)"였으나 86년 7월에 현재의 청남대로 변경되었다.
이곳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실내화로 바꿔 신어야 한다는 사실, 관람객이 많은 성수기에는 비닐 등으로 실내화를 대신하는듯하다.
2층의 청남대는 당시 대통령들이 여름 또는 명절에 별장으로 이용하였던 시설로 친지 또는 손님들을 위한 침실 및 식당 등의 일상생활을 위한 별장이었지만, 국정운영의 중요한 고비가 있을때에도 이곳에서 정국을 구상하고 중대결단을 내렸던 "청남대 구상"을 통한 역사의 변화가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청남대의 달력은 현재가 아닌, 충청도에 관리가 이관되어 일반인에게 개방이 된 시점(2003. 4. 18일) 당시에 멈춰서 기념하며 기억을 남기고 있다.
아이들은 재미가 있든 없든 실내의 전시물이 편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좋을텐데....... 그래도 산책겸 대통령길을 걸어본다.
전두환 대통령길을 시작으로 노무현 대통령길까지만(김영삼 대통령길은 경유지여서 필히 통과할 수 밖에~) 걷자고 했지만, 이미 경유지인 이곳에서 관람의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었다.
그래도 좋은 풍경에 감탄하여 조성된 청남대까지 와서 기념관만 볼 수는 없는법, 그렇게 걸으며 만나게 되는 오각정은 청남대 준공시 함께 건립된 시설로 무궁화꽃을 형상화한 청남대 제1경으로 통하는 구조물이다.
콩새녀석은 슬슬 걷기싫어지는 표정을 애써 썬글속에 숨기고 있는듯~~ ㅋㅋㅋ
조경관리를 위한 방안인듯, 어린 가시나무류의 줄기를 친후 약품처리하여 은박호일로 감싸놓은 풍경을 이 길에서 많이 목격하게 된다.
가시나무~ 한번 자라기 시작하면 겁없이 확산되는, 조경에 있어서는 나쁜 녀석이기도 하다.
약 1.5km의 산책길을 걷는 동안 산책길에 명명된 주인공인 전두환 대통령을 비롯한 이전 대통령 동상을 만나게 된다.
최근의 대통령 동상도 접하면서 걸었어야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본래의 목적지로 가기위한 여정을 생각해서라도 참는다.
아마도 기회가 된다면 옆지기도 함께하는 가족여행겸 캠핑으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밖의 쌀쌀한 기온을 피해 들어온 기념관(본관)에도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기록화들이 다양한 색채감으로 눈길을 끈다.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고, 2002월드컵의 열기가 아아직도 전해지는듯한 김대중대통령 기록화와 정부종합청사의 세종시 이전과 이라크파병이라는 결단을 내렸던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당시는 물론 현재도 말많고 탈많은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이명박대통령 기록화를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의 기록화가 전시되어있다.
별관 기념관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대통령을 꿈꾸는 많은 아이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준다.
나는 대통령을 꿈꾸기엔 너무 놀았다. ^^;
대통령 아니면 대변인, 뭐가 되었든 목표와 꿈을 설정하고 노력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
그런데 언니와는 달리 개구쟁이인 이녀석은 무슨 꿈을 꿀지 상상이 안된다는~~~ ㅋㅋㅋ
참 좋은 세상이다.
대통령이라는 꿈을 꾸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시대를 초월한 역대 외국의 대통령들과 독대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
계획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 청남대 탐방으로 허기짐을 달래야할텐데, 아이들에게 먹일만한 마땅한 맛집이 확인되지않는다.
그렇다고 늘상 먹는 음식을 여행에서 접하기엔 아쉽고.......
큰딸은 그리 걱정되지않지만 작은 딸애가 과연 잘 소화를 시킬수 있을까싶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모두가 만족하는 점심을 해결한다.
2박 3일의 여행중 가성비는 물론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식당으로 남을듯~!!
일단 두어시간의 청남대 탐방으로 지친 몸을 따뜻한 실내에 맡길수 있음에 아이들은 세상 다가진듯 늘어져 편안함을 즐기고, 나는 난로 위의 주전자에서 내어오는 따뜻한 엽차(돼지감자, 대추와 생강이 어우러진)에 몸이 사르르 녹는다.
그리고 나오는 돌솥밥과 우렁쌈장과 투박한 불고기에 "오~ 맛있네"를 딸과 교감하듯 주고받으며,
하나의 음식을 다양하게 즐겨보니 그 재미 또한 빼놓을수 없다.
청남대 탐방시 자동차를 이용하는 관람객은 "청남대"에서 "승용차입장예약"을 사전에 하여야 편하게 탐방이 가능하다는데, 내가 슬슬 시대를 못따라가는건지 예약이 되질않는다.
어쩔것이냐? 전화를 해야지~!!
스마트폰에서 전해오는 이야기, 비수기에는 그냥 오셔도 매표소에서 결재후 입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은 인근의 식당을 이용하면서 간단히 해결될 듯하다.
우리가 이용한 식당에도 안내문이 붙어있듯이 해당업소에서 일정금액 이상을 이용하면 승용차입장(가)예약권이 지급된다는 사실이다.
중간경유지였지만, 쌩쌩한 첫날의 탐방과 식사는 나와 두아이에겐 기억에 남을 장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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