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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양산>낯선 명산, 그 곳에서 길을 잃다.
    오르다~ 山!!/명산(충청) 2017. 10. 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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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나긴 명절연휴, 그러나 마음을 아프게하는 누군가를 보내고 지친다.

    몸과 마음이 지친 그 시간을, 누군가를 보내는 그 시간동안을 술과 함께 하다보니 가만히 있으면 자연스레 술잔에 손이 닿을듯하다.

    억지로라도 떨치고자 긴 명절 연휴의 시작과 함께 거닐기로 한 대간길의 걸음의 취소가 못내 아쉬워 홀로 거닐어볼까 무작정 길을 나서보지만, 이런 저런 여건상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결국, 다시 운전대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낯선 명산을 들러보기로 한다.

    낯선 명산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검색되는대로 가속패달을 밟아 도착한 곳에서 대충 현황표지판 한번 올려다보고는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자는 심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그러다 눈에 띄는 누군가의 흔적을 따라 거닐다보니 막다른 길인듯하다.

    그렇게 시작된 희양산 자락에서의 알바는 이후에도 일부러 알바를 자청하게된다.

    산행일시 : 2017. 10. 07(토)

    산행장소 : 충북 괴산군 일대 희양산(999m)

    누구와 : 홀로~

    산행코스 : 은티마을 주차장 -(3.6km, 120분, 알바구간)- 수리봉 -(1.5km, 55분, 알바)- 이정표(구왕봉) -(3.6km, 105분, 사선봉방면 알바)-

                   성터갈림길 -(0.9km, 35분)- 희양산 -(2.8km, 90분, 성터 갈림길 경유)- 대간석 이정표 -(1.6km, 25분)-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4.0km구간, 총 7:10분(휴식 30분 포함) 소요

    은티마을에서 출발하여 얼마되지않은 지점부터 이 길이 등로인지 아닌지 가늠하기 어려울정도로 애매한 사면을 올라간다.

    현황판의 지도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거닐었으면 조금덜 고생했으려나??

    어찌되었든 등로인지 가늠되지않는 오름길을 기어가듯 오르면서 만나는 바위구간은 전날의 빗물을 머금어 미끄럽기까지 하니 아슬아슬한 구간의 긴장감에 온몸이 경직되는듯하다.

    구왕봉 또는 희양산을 먼저 거닐고 시루봉(915m)을 오른다면 이런 알바는 하지않을듯하지만, 시루봉에서도 은티마을 방면으로의 등로가 이어지는듯하기에 혹여라도 바로 하산을 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무작정 검색, 도착한 은티마을 주차장은 사유지로 주차비를 받는다.

    그냥 마을길로 직진을 할 수도 있으나, 이것 저것 생각하기 귀찮아 소형차 주차료 3천냥(중형 이상은 5천냥)을 지불하고 발걸음을 옮겨본다.

    역시 명산답게 약 1km남짓 포장 마을길을 지나면서 만나는 본격적인 등로는 각종 산악회의 시그널이 고생길로 오신것을 환영한다는듯 정렬하여 반겨준다.

    일단, 출발부터 이곳이 잘 관리되는 명산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명산임을 암시하듯 등로는 곳곳이 파여있다.

    아무래도 많은 등산객이 거니는 구간이 아닌듯하지만 한번 내딛는 걸음을 되돌리는게 싫기에 직진이다.

    아직은 제대로된 등로를 거닐고 있는듯한 육산과 같은 편안한 길, 그러나...........

    현황판은 표시대로라면 우측의 골짜기 너덜바위구간으로 갔어야 할 것같지만, 왼편으로 시그널 하나 보이니 그것만 믿고 오르면서 본격적인 알바가 시작되는 듯하다.

    자동모드에선 오지의 산속을 거니는듯, 그러나 스맛폰도 이런저런 장난을 치면 한없이 포근한 느낌의 숲길이다.

    그러나, 아직은 꽉 막힌듯한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듯 오지의 숲길은 허리를 숙이면 곳곳이 거미줄로 얽히고 설켜있으니, 그 타래를 벗어나고자 이리 저리 갈피를 못잡는 망아지마냥 걸음을 옮겨보지만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는듯하다.

    그러다 만나는 바위구간, 헉~ 하고 신음한번 뱉어보고는 어디로 가야하나 두리번 두리번......

    그나마 조금 안전할 것 같은 코스로 엉금엉금 기어가듯 오르다 만나는 야생식물들, 그 앞에서 일부러 긴장감이라도 풀듯 녀석들과 대화를 해본다.

    역시 자동모드일때는 평범해보여도 감도, 화이트 등을 조작해가며 담아보는 억지스러운 여유를 부려본다.

    희양산은 말그대로 산부추 재배지인듯한 느낌으로 걸음을 내딛는 곳곳에서 빗물을 머금은 산부추꽃을 만나게 된다.

    그러다 바위에 쌓인 얕은 흙먼지를 고향삼아 뿌리를 내린 자그마한 와송녀석들도 만나고, 그외 가을 야생화들도 만나지만 조작된 사진과 같이 그리 평온한 걸음은 아니기에 긴장감은 계속 이어진다.

    힘겹게 알바를 끝내라는듯 어느덧 산등성이 뒤로 햇볕이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이젠 얽힌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어가라는듯 거미줄 속에도 밝은 빛이 자리잡는다.

    여기만 올라가면 이젠 능선길로 고생은 없겠지~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어보지만.........

    갑자기 맛닥드리는 작은 바위구간, 그렇게 어렵사리 릿지산행을 마쳤나싶은데 또다시 네발로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다 갑자기 따끔~~~, 그러면서 웅~웅~ 거리는 작은 소리에 크지도 않은 눈을 부릅뜨고 보니 바위틈속에 말벌집이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 크지않은 바위지만 떨어지면 낭패다싶어 재빨리 다시 올라서서 혹여라도 벌들이 달려들까봐 경계를 하며 되돌아 우회한다.

    시루봉에서 약 500m정도 지점에 위치한 바위틈, 산행하시는 분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개인적으로 알바구간이긴하지만 이쪽 방면의 산행은 권장하고싶지않다.

    시루봉을 오르며 우측으로 힐끗, 희양산이 구름에 갇히려한다.

    시루봉에서 제대로 주변을 조망할 수 있을까??

    구름속에 갇혀 머리카락 보일라~라며 숨바꼭질하듯 조령산, 그 뒤로 월악의 정수리가 살짝 보이는듯하니 내친김에 더 걸어볼까라는 되지도않는 허세를 부려본다.

    그러다 심해지는 가려움과 통증, 바위구간에서 말벌의 onE PUNCH에 장딴지가 부어오른다.

    이거 계속 거닐수는 있는건가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모르는게 약이라고 모른척하자.(검색하면 증상이나 응급조치는 다 나오니 모른척하는게 맞다. ^^;)

    그러다가 또 이만봉 방면의 이정표를 만나며 이건 아니다싶은 생각에 발걸음을 되돌려 왔다갔다 또 알바를 가볍게 한다.

    되돌아가도 희양산 방면의 등로는 보이질 않는다.

    그러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더 거닐다보니 구왕봉 방면의 이정표, 반갑게 맞이하며 거닐어보지만.........

    희양산 자락을 잘 아시는 듯한 산객분께서 이 방향이 희양산 방향이라며 빠른 걸음으로 앞서가니, 알바로 조금은 지쳤지만 모처럼 편하게 그러나 애써 힘들지 않은척하며 뒤쫓아간다.

    그러다 보이지않는 그 흔적과 함께 갑자기 나타나는 산객님의 짧은 한마디, "잘못왔네요~" ㅜㅜ

    이후에는 그분은 그분의 길로 가고, 나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알바로 시작하여 본의 아닌 알바도 하였으니 계속 알바나 하자며 다른 길을 거닌다.

    물론, 온전히 감각에 의존한 걸음이었지만 당연지사 알바로 이어지는 우둔한 행동인것이다.

    그래도 수확이라면 등산어플의 봉우리(희양산 사선봉) 인증 하나는 공짜로 얻었다는 느낌이다. ^^;

    우연히 만난 산객을 제빨리 뒤쫓았다면 편하게 능선길 거닐었겠으나, 사선봉에서 되돌아서며 만나는 골짜기 방면의 예전의 등로는 아니었을까싶은 숲을 헤치고 다니다보니 또 진이 빠진다.

    그래도 GPS어플의 지도로 방향을 가늠하며 만나는 성터 인근의 능선안부, 일단 쉬어가고 보자~!!

    그 옛날 사람들은 왜 이리 험한 곳에서 전투를 하려고 한건가싶게 오지 숲속에 자연스레 남아있는 희양산성의 흔적을 담아본다.

    이런 곳을 공격하겠다고 쳐들어오는 적군들은 성터까지 오기전에 지쳐서 되돌아갈듯싶은 그런 곳이다.

    아군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천연의 요새이며 손쉬운 방어기지가 되겠지만, 성터를 조성하는 이들에겐 고역(苦役)이 아닐수 없었을터이니 아이러니(irony)다. 

    성터를 조금 지나며 만나는 희양산방면의 암반, 이곳에서의 조망이 최고의 하이라이트인듯하다.

    아직은 미답의 땅인 대야산, 그 뒤로 속리산의 산군들의 능선이 구름과 조화를 이루니, 셀카 하나 남기고~

    구왕봉에서 고개를 좌로 돌려 바라다보니 가을의 들녁과 함께 그 앞 골짜기로 작은 건물들이 보이는데, 사월 초파일이 아니면 일반인에게 문을 열지않는다는 그래서 찾기 어렵다는 봉암사가 자리하고 있다.

    희양산을 찾아 볼 생각이 있는 이들이라면 사월초파일을 전후해서 산행을 계획하는 것도 나름 또다른 여행의 의미가 있지않을까싶다.

    멋진 조망앞에서 가만히 눈에만 담아가면 산객의 예의가 아님은 이젠 자연스런 행동이다.

    이곳에서야 그리 많은 이들이 줄을 서거나 하지않으니 다행이지만, 간혹 서로 고성이 오가는 불미스런 행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수없다.

    서로 즐기는 산, 자연스런 인증을 남기면 좋을 일이다.

    아~ 나중에 대간길 걸을 기회에 그냥 흔적을 남겨도 될 것을 힘겹게~ 힘겹게~ 거닐어 한장 남긴다. ㅎㅎ

    알바가 없었다면 구왕봉까지 발걸음을 옮겨볼수도 있었겠지만,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허비하였기에 왔던길로 되돌아 성터갈림길에서 바로 하산을 결심한다.

    물론, 희양폭포 지점이 GPS지도상에서 눈에 띄니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하여........

    그러나 계곡방면으로 하산을 하면서 폭포스러운 모습은 커녕, 물줄기도 제대로 못보았다는....... ㅜㅜ

    시루봉을 오르며 쏘인 말벌의 후유증이 심해진다.

    온몸이 간지럽고 가벼운 열이 오르는듯, 혹여나 그 무섭다는 살인진드기는 아니겠지하는 걱정과 함께 살짝 옷을 들쳐보니 알레르기 증세가 심하다.

    아직은 추석연휴의 기간인지라 병원을 갈 생각은 못하고, 약국에서 해독제를 처방받았으나 이후에도 며칠 신경에 거슬린다.

    결국 알레르기 증세가 어느정도 호전될즈음 병원에서 어이없다는듯한 의사의 비스므리한 약 처방을 받아들고 쓴 웃음만 짓게된다.

    이 약들은 향후 비상약으로 산행시 배낭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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